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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일곱개의 현에서 벗어나 하나의 현만을 치리라

[인터넷료녕신문] | 발행시간: 2024.05.20일 02:57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하프라는 악기가 있다. 일명 수금으로, 사전에서는 우쪽이 굽은 세모꼴의 틀에 47개의 현을 세로로 평행하게 걸어 손으로 줄을 튕겨 연주하는 현악기라 설명한다. 나는 본시 음악에는 문외한이라 지금껏 하프라는 악기가 어떤 것인지 전혀 몰랐었고, 당연하게 하프연주는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하여도, 아주 묘하게 나와 하프 사이에는 퍼그나 오래 전부터 한줄기 연이 이어져있었다. 그 연은 곧바로 료녕성교육학원에 몸담고 있는 백송죽 교수였다.

나는 백송죽 교수를 만나기전, 먼저 그녀의 신상을 소개받았었다. 십수년 전이다. 료녕성조선족문학회 권춘철 회장이 문학회 신입회원 추천명단을 회장단 심의에 올렸었는데, 그 중에 백송죽 교수가 들어있었던 것이다. 당시 그녀는 료녕문화예술종업원대학 교수로 학위가 문학 학사라 회원가입이 회장단 만장일치로 통과되였었다. 그리고 그해 년말 문학회 송년모임에서 백송죽 교수를 만났었다.

백송죽 교수는 말수가 적었다. 사실은 말이 없다는 표현이 더욱 적절할 것이다. 언제나 그러하듯, 문학회 모임에 참석할 적마다 처음 앉은 자리를 끝까지 다소곳이 지키며 주위의 이야기를 귀담아 경청하군 했는데, 어쩌다 주위에서 한 말씀 부탁해도 자신은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으며 배우는 것으로 충분하다며 말을 극력 아꼈다. 지금 생각하면 아주 미안한 일은 그렇게 해마다 한두번씩 만나면서도 나는 그녀가 음악인인줄을 모르고 지낸 것이다. 십수년이 훌쩍 지나 일전 우연하게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그녀가 우리 성 음악계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유수의 조선족 하프연주가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자연히, 하프라는 악기를 백송죽 교수로부터 소상하게 소개받으며 늦게나마 진상을 파악할 수 있었다.

백송죽 교수의 음악계 입문은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그가 철이 들기 시작한 70년대와 자신의 인생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던 80년대 아버지 백종철은 연변화극단의 유명짜한 배우이자 극작가, 무대감독으로 다재다능한 예술가였던 것이다. 한창 젊은 나이에 어느 한번 농촌 순회공연을 마치고 연길로 돌아오는 도중 교통사고로 세연을 접는 변을 당하며 예술인생에 종지부를 찍어야 했으나 후날 그가 창작한 소품 “3로인”이 국가급 무형문화재에 등록되며 그의 예술창작성과가 후세에 널리 전해지게 되였다.

백송죽 교수는 자신의 음악인생은 아버지 예술인생의 연속이라고 말한다. 어렸을 때 기회가 생길 때마다 아버지의 공연을 보러 다닌 것이 그의 가슴에 예술에 대한 동경심이 싹트게 했고 알게 모르게 예술적 접수력과 잠재력을 키운 계기가 되였다. 아버지가 인생의 고봉기에 명을 달리한 후 아버지가 걷던 길을 계속 걸으리라 마음먹고 심양음악학원을 거쳐 료녕성문화청 직속 예술단위인 료녕아동예술극장과 료녕문화예술종업원대학에서 각기 악대 하프연주와 피아노교수로 예술인생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기회는 항상 준비된 사람에게 찾아오는 법이다. 백송죽 교수는 1987년을 잊지 못한다. 20대 초반에 하프연주실력이 업계의 주목을 받아 당시 료녕악단의 하이라이트 절목이였던 “신대륙교향곡” 하프연주로 선정되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번의 경력은 업계에서 그의 립지를 굳히는 계기가 되였다.

1989년 연극 “대전의 꼬리”(大栓的尾巴)에서 하프연주로 료녕성문화예술축제 집체우수상을 획득한데 이어2년 뒤인1991년에는 가무극 “은은한 메아리”(悠远的回声)로, 1992년에는 연극 “이쁜 녀자애”(潇洒女孩)로 련속 2년 문화부 문화상(文华奖)을 수상하며 업계를 놀래웠다.

1995년 국내에서도 이름있는 심양군구전진가무단에서 악단 하프연주를 제안해왔다. 더 큰 무대를 갈망해오던 그녀는 주저없이 초청에 응했다. 2006년까지 11년간 심양군구전진가무단에 있는 기간 가무극 “눈꽃이여, 눈꽃”으로 전국제6기문화신절목상(文华新节目奖)을 수상하고 대형음악극 “우낭”(羽娘)으로 제3기전국가극(음악극)공연에서 대회 유일한 대상을 거머쥐였다.

백송죽 교수는 2008년 한국에서 진행된 중한량국예술교류심포지엄에서 발표한 “중국조선족 민간음악의 특성”이란 론문을 비롯하여 “조선족 민간무용 특성”, “무용교수에서 피아노반주의 작용”, “피아노교수에서의 음색 훈련” 등 론문을 국가급 전문간행물에 발표하고 론문 “우아한 운치, 미묘한 률동”으로 제2기동북삼성음악론문 평선활동에서 1등상을 수상하였다. 동시에 제6기세계화인청소년예술절, 제13기향항세계청소년음악무용예술시합에 참가한 학생이 금상을 따내여 우수지도교사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하여 선후로 받아안은 우수지도교상이 10여차에 달한다.

일전 퇴직을 3개월간 앞둔 백송죽 교수는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며 다소 아쉬움을 있으되 전혀 후회없는 보람있는 삶이였다고 일축하고 지금까지의 삶은 하프의 47개 현인양 조화로운 떨림이였다면 이제 퇴직후의 삶은 즐기는 하나의 현만의 무아경의 경지를 지향한다고 속마음을 토했다. 그리고 그녀는 하나의 현만의 무아경의 경지로 가는 길에 촬영이라는 매개물을 선택했다. 인간세상의 모든 번뇌에서 벗어나 자연의 아름다움을 렌즈에 담으며 자연으로의 귀화를 그녀는 퇴직과 함께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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