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직장인 A씨는 여자친구와 함께 크리스마스를 맞아 레스토랑을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메뉴판에 1~2만원대 단품 메뉴는 없고 10만원대를 코스 요리만 주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평소 자주 찾던 레스토랑을 갔던 대학생 B씨도 파스타 요리가 3~4만원에 달하는 것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
크리스마스·연말 연시 대목에 소비자를 우롱하는 바가지 상술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호텔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모텔은 빈 방을 찾을 수가 없고, 음식점은 특별 메뉴로 지갑을 압박하고 있다. 유명 제과업체들의 케이크 가격도 일제히 올랐다.
24일 밤 서울 종로와 신촌 등 모텔 골목은 빈 방을 찾지 못해 발걸음을 되돌리는 커플로 북적거렸다. 숙박료는 평소 2~3배 인상이 기본이었다. 평일 8만원을 받던 일반 객실이 20만원을 넘었고, 무려 50만원을 호가하는 VIP 객실도 있었다. 모텔 업주들은 손님이 몰리니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즉석 만남’을 노린 나이트클럽도 몰려든 손님들로 쾌재를 불렀다. 평소에 비해 1.5배 비쌌지만 룸과 부스는 동이 났다.
크리스마스 이브를 노리고 새 메뉴판을 내놓은 주점들도 있었다. 소주와 맥주 등 주류 가격이 평소 보다 1000원 가량 비쌌고, 안주는 양이 적어졌지만 가격이 일시적으로 올랐다. 금연석과 흡연석 경계도 무너졌고, 그마저도 테이블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 술자리 분위기가 정리될 시점이면 퇴장하라는 눈치가 왔다.
유명 제과업체들은 대목을 맞아 케이크 가격을 올렸다. 기존 2만원 안팎이었던 케이크가 장식만 달라졌을 뿐인데 2000~3000원씩 비쌌다. 크리스마스 케이크만 진열하거나 기존 케이크 제품을 아예 만들지 않은 곳도 많았다.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와 트위터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에선 네티즌들의 원성이 쏟아졌다. ‘크리스마스 데이트 비용만 50만원을 넘겼다’, ‘아무리 대목이라지만 너무하는 것 아니냐’, ‘가격은 최고, 서비스는 최악’ 등의 반응들이 많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