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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수기] 봄은 아름다운 계절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2.02.29일 08:53
립춘도 지나고 우수도 지났건만 꽃샘추위를 하는지 요즘따라 바람이 몹시 차다. 뼈속까지 싸늘하게 파고드는 추위에 온몸이 오그라드는것만 같았다. 정말이지 봄바람에 여우가 눈물을 흘린다는 말이 하나도 그른데 없다.

하지만 교정에 들어서니 삼삼오오 떼를 지어 등교하는 학생들의 얼굴에서는 하나같이 생기가 발랄하다. 봄을 맞아 울긋불긋 새옷 단장한 학생들의 모습에서 봄기운이 완연하게 안겨왔다. 이래서 아마도 새봄을 맞는 계절은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라고 하는가 보다.

《안녕하세요?》

밝고 명랑한 학생들의 인사소리와 함께 고개를 끄덕이며 흥겨운 답례를 보내주는 내 마음은 소녀같이 설레인다. 오십여일만에 들어보는 친절하고 감미로운 학생들의 목소리였다. 학생들의 건네오는 다정한 인사에 내 마음도 어느새 따뜻한 봄기운이 감돌아 저도모르게 훈훈해진다. 봄과 함께 학생들의 온 몸에서는 생기가 넘쳐흘렀다.

교편을 잡은지 어느덧 27년 매일매일 똑같이 되풀이되는 고된 일상이지만 성스러운 인민교원이라는 사명감과 책임감에 힘든 줄을 모르고 뛰여왔다.

나도 아마 봄기운을 느껴서일가? 교원생애에서 스물일곱번째 봄을 맞이하는 올봄은 여느해보다 감개가 무량하다.

새 학기를 맞는 봄은 아름다운 계절이다.

봄이 오는 문턱에서 봄이 오는 소리를 들으면서 봄사색에 젖어든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과 함께 올해에도 알찬 새 희망을 가져본다.

교실문에 들어서니 학급 학생들이 하나같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선생님 건강하셨습니까? 잘 지내셨습니까?》

《선생님 오래간만입니다. 너무 보고싶었습니다.》

《그래 동무들도 잘 지냈어요?학습도 열심히 했겠지요?》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는 화기애애한 인사소리에 서먹서먹하던 교실의 분위기는 대뜸 활발해졌다. 훈훈한 사생의 정이 감로수가 되여 내 마음을 촉촉히 적셔준다. 교단에 서서 아직 소학생티를 벗지 못한 사랑스런 아이들의 애된 얼굴을 내려다보노라니 내가 하는 사업이 얼마나 성스럽고 중요한가를 다시 한번 새삼스레 느껴본다. 그러면서 초롱초롱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는 30여명 학생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내려다보노라니 기대에 찬 학생들의 눈길은 그토록 맑고 순진하고 다정해보였고 아이들의 얼굴마다에는 새 봄과 함께 새 희망을 가지고 새 출발을 다짐하는 모습들이 력력하다. 그 모습 하나하나에 우리 학생들이 아름다운 꿈이 살아숨쉬고있는것만 같았다.

아니 어쩌면 생기와 활력으로 차넘치는 봄과 함께 우리 학생들의 소중한 꿈나무가 심어져있어 이 봄은 이토록 아름다운 계절이 아닌가 싶다.

그 하나하나의 꿈나무가 우리 교원들의 정성과 사랑의 단비를 맞아 싹이 트고 새움이 돋고 잎이 자라고 가지가 치고 무성해져 주렁주렁 휘황한 열매가 달릴 때면 우리 학생들가운에서 유명한 의사가 나올것이고 사람들에게 화려한 옷을 선사하는 유명디자이너가 나올것이며 오묘한 우주의 비밀을 탐색하는 위대한 천문학자가 나올것이고 전 중국의 상업계를 주름잡는 뛰여난 기업가도 나올것이다…

그러자면 나의 정성과 사랑으로 꿈나무를 정성껏 가꾸어가야 하지 않을가? 그 꿈나무가 가지가 비뚫게 나가면 제때에 잘못된 가지를 쳐주고 갈증이 나하면 사랑의 단비를 뿌려주고 방향을 잡지 못해 갈팡질팡할 때면 옳바른 방향판이 되여주고…

나의 사랑과 정성과 열정이 비옥한 밑거름으로 되여준다면 꿈나무는 모진 비바람속에서도 쓰러지지 않을것이고 그 어떠한 역경도 이겨내고 우썩우썩 자라날것이다.

그래 이 봄과 함께 그 꿈나무를 열심히 키워가는것이 나의 소망이였구나, 그래서 나의 마음도 이 봄과 함께 그렇듯 감개가 무량했었구나.

애들아, 고맙다! 너희들의 꿈나무가 있기에 선생님의 하루하루는 그렇듯 충실하고 즐거웠었구나. 선생님은 너희들이 꼭 잘 자라주리라 믿는다. 너희들에게는 꿈이 있고 미래에 대한 아름다운 동경이 있으니깐!너희들은 나의 자랑이고 나의 희망이다.

마음속으로 속삭이노라니 저도모르게 나의 온 몸에서는 새 힘이 솟구치는것 같았다.

《선생님...》

학생들의 웨침소리에 나는 사색에서 깨여났다.

《동무들, 우리 학급에는 지금 30여그루의 꿈나무가 있습니다. 겨울의 긴긴 고독과 아픔을 이겨내고 그 꿈나무는 이 봄과 함께 새로운 움이 트고있습니다. 탱글탱글 알찬 희망을 가진 꿈나무가 있어 새 봄은 이렇듯 아름다운 계절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 함께 꿈나무를 열심히 까꾸어갑시다.

아름다운 계절—봄은 영원히 자신의 꿈을 열심히 가꾸어가는 사람에게 속할것입니다.》

학생들의 우렁찬 박수소리를 등뒤에 남기고 교실문을 나선 나의 발걸음은 날개라도 돋힌듯 하였다.

어느덧 나의 눈앞에는 30여그루의 꿈나무에 탐스런 열매가 주렁주렁 가득 열린것 같았다.

/ 류서연(길림성 연길시실험중학교)

편집/기자: [ 신정자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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