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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수기]첫눈의 추억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6.12.06일 09:48
(흑룡강신문=하얼빈) 가을이 지나고 첫눈이 내릴 때마다 저도모르게 동년의 추억속에 잠기군 한다. 그때는 꿈도 많이 키웠다. 설계사, 의사, 교사… 나의 꿈은 동그라미속에서 점점 둥글어졌다. 그토록 갈망해오던 교육사업에 몸을 담근지 어느덧 25년이란 세월을잡았다.

  청춘의 열정으로 민족의 교육사업에 헌신하려는 마음가짐으로 사업터에 나섰다. 실로 범상치 않던 25년이였다. 90년대에 동년배들이 하나, 둘 교단을 떠날 때마다 내마음도 평온하지 않았고 들먹이였다.

  그러나 오늘까지 내가 드팀없이 교단에 오를수 있는 리유는 오직 하나이다. 우리의 글, 우리의 문화를 전수하는 자부심때문이다. 소학교 1학년생이 되여 "ㄱ,ㄴ,ㄷ,ㄹ…."로부터 완전한 우리글을 읽고쓰는 모습을 보면 정말로 대견스럽다. 연해도시, 해외진출의 바람으로 교원들 하나, 둘 하해할때마다 애들의 깨끗한 동심의 눈에 눈물이 글썽하여 "선생님만은 꼭 가지마세요…"하는 애원에 가까운 그 부탁은 오늘도 내 귀에 쟁쟁하다. 이런 제자들이 이젠 제법 잘 커서 사회에서 활약하고 있다. 고향땅을 밟을때마다 찾아주군 한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애들의 진정어린 축복의 인사말은 내 페부에까지 스며든다. 정녕 그때 나의 선택이 옳았구나 하는 생각도 오늘에 와서야 신심가득히 느껴진다. 교원으로서 자신의 존재의미를 깨닫게 하는 제자들을 만났다는건 커다란 행운이라고 생각된다.

  잊을수 없던 지난날은 울고웃던 25년이였다. 영예를 안을때마다 기쁨보다 부끄러움이 앞서군 한다. 꼬맹이 보국이는 어문시간에 감쪽같이 실종되여 네발걸음으로 교탁밑에서 벌벌 기여 나를 초풍같이 놀래우던 일, 색동저고리를 입고 우리민족의 큰절을 제법 잘하는 꼬마들, 다음주엔 꼭 반장이 돼보겠다고 열심히 노력을 경주하는 애들…… 희로애락으로 반죽된 수많은 나날들이 끝내 고맙게 내려주는 단비를 맞아 달콤함을 맛보게 된다. 일찍 부모의 사랑을 잃은 문주에게 왜 사랑을 더 주지 않았는지, 사춘기에 들어선 명위에게 왜 인생의 도리를 더 깨쳐주지 못했는지….. 반성할 일들이 많고도 많다. 그로부터 울고웃을줄 아는 교원으로서의 인간성과 매력의 향기로 학생들을 감화시키지 못한 자책감에 모대기군 하였다. 하여 지난일을 교훈으로 삼고 오늘의 교육생애에는 멍든 자국이 없도록 노력에 노력을 가하고있다.

  25년의 교원생애에서 나는 많은 반짝이는 별들을 보았다. 그별들은 하나로 크게 뭉쳐 내 마음속에 깊숙이 자리잡고있다. 이젠 연해도시, 해외진출이 부럽지 않다. 새별같이 빛나는 티없이 깨끗하고 맑은 애들의 눈빛을 떠올리면서 나도 조금씩 커가고 점점 반짝이고 있음을 기쁘게 발견한다.

  /김혜영(라북현조선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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