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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빼곤 모두 허수아비…'신뢰의 박근혜' 금갔다

[기타] | 발행시간: 2013.02.22일 04:43
소통·존재감·허니문 없는 '3無 인수위', 무얼 남겼나?

선명수 기자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22일 해단식을 열고 48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점령군 행세를 하지 않는 조용한 인수위'를 표방했지만, '조용함'을 넘어선 '불통' 논란으로 역대 어느 인수위보다 거센 비판을 사기도 했다.

박근혜 당선인은 이날 오후 서울 삼청동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해단식에서 "역대 어느 인수위보다 조용하고 헌신적으로 일해주신 덕분에 앞으로 새 정부가 정책을 만들어가는데 기반 구축이 잘 다져졌다고 생각한다"며 "밤낮없이 노력해준 인수위원을 비롯한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낮은 인수위' 표방…정권 인수 잡음 줄어

18대 인수위원회의 출범은 이명박 정부 인수위보다 열흘가량 늦어진 지난달 6일. '늦장 출범'이란 부담을 안고 시작한 만큼, 한 달 보름여 남짓의 시간 동안 정부조직 개편안과 내각 및 청와대 인선, 국정 로드맵을 연이어 발표하며 쉴 틈 없는 일정을 보냈다.

이번 인수위는 '낮은 인수위'를 표방하며 새 정부의 정권 인수 작업에 집중하는 실무적인 기능에 방점을 뒀다. 5년 전 이명박 대통령의 인수위가 200여 개의 설익은 정책을 쏟아내며 '어륀지 발언', '전봇대 논란' 등으로 잦은 구설수에 휘말린 것을 반면교사로 삼은 것이다.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48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22일 해단식을 열었다. '낮은 인수위'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도 넘은 '불통'으로 비판을 사기도 했다. ⓒ뉴시스

인수위원 인선도 이런 기조에 따라 이뤄졌다. 측근 정치인을 최대한 배제하고, 관련 분야 전문가 및 관료 위주로 위원을 선임했다. 국가미래연구원 등 박 당선인의 외곽 조언그룹 출신들이 다수 포진됐지만, 역대 정권 교체기에서 볼 수 있었던 '공무원 군기 잡기' 등의 구태나 차기 정권의 요직을 둘러싼 인사 로비 등이 줄어든 것엔 긍정적인 평이 나왔다.

도 넘은 '불통'…박근혜 함구령에 '침묵의 50일'

그러나 '낮은 인수위'라는 선전이 무색할 정도로 '오만에 가까운 불통'은 이번 인수위의 최대 오점으로 꼽힌다. 대선 기간부터 박근혜 당선인을 따라다닌 불통 논란이 이번 인수위에서 정점을 찍었다는 것이다.

우선 인사에 있어서 보안을 최우선시하는 박근혜 당선인 특유의 스타일은 '밀봉 인사'라는 신조어를 낳았다. 박 당선인은 인수위 출범 후 첫 전체회의에서 '함구령'부터 내렸고, 이에 인수위원들은 하나같이 입에 자물쇠를 채운 채 취재진들의 기본적인 '팩트 확인'조차 거부했다. 최대석 전 인수위원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위원직을 중도 사퇴했지만, 인수위는 사퇴 이유조차 공개하지 않아 영원한 '최대석 미스터리'로 남았다.

이런 '보안 제일주의'는 국민과 언론을 상대해야 할 대변인에게도 적용돼, 인수위의 유일한 대외 공보 창구인 윤창중 대변인은 "불필요한 정책 혼선을 막는다"는 이유로 번번이 브리핑을 거부해 거센 항의를 샀다. 이 과정에서 윤 대변인은 "내가 인수위의 단독 기자", "기삿거리가 되는지 여부는 대변인이 판단한다"는 등의 수많은 '어록'을 남기기도 했다.

'조용한 인수위'에 추락한 지지율…"허니문이 사라졌다"

문제는 이런 도 넘은 불통이 박 당선인의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다. 역대 대통령 당선인들이 인수위 기간 80%에 가까운 지지율을 보인 것에 반해, 박 당선인은 '과반수 득표를 한 최초의 대통령'이란 강점에도 불구하고 인수위 기간 내내 60% 안팎의 지지율에 머물렀다. 이후에도 박 당선인의 지지율은 지속적으로 떨어져, 인수위 활동이 종료된 22일엔 44%로 추락한 여론조사 결과(한국갤럽 18~21일 조사)도 나왔다.

한 새누리당 재선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조용한 것도 좋지만 역대 정권 교체기 중에 이렇게까지 활력이 없는 것은 처음"이라며 "허니문 자체가 사라졌다"고 탄식했다.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을 지낸 인명진 갈릴리교회 목사 역시 "너무 조용한 인수위다 보니 존재감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할 정도였다.

이런 지지율 하락은 박 당선인 특유의 '나홀로 리더십'의 필연적인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박 당선인은 인수위 초반 한 달 동안 인수위 사무실이나 집무실에도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자택에 주로 머무는 '칩거 정치'를 이어갔다. 역대 정권보다 늦어진 내각 인선에 집중한다는 이유였지만, 인수위에 매일같이 출근하며 '노 홀리데이, 얼리버드(No Holiday, Early Bird)'를 표방했던 이명박 대통령과는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언론 노출도 극도로 꺼려, 당선 이후 단 한 차례의 기자회견이나 언론 인터뷰도 갖지 않았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내외신 기자회견과 신년 기자회견, 언론 인터뷰 및 방송 출연에 적극적이었고 이명박 대통령 역시 3차례의 기자회견을 연 것과 대조적이다. 박 당선인은 당선 직후 한 차례 '대국민 담화'를 열긴 했지만,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시간조차 갖지 않았다.

박근혜 '나홀로 리더십'에 인수위 존재감조차 사려져

조각 작업도 철저히 '나홀로 인선'으로 진행됐다. 극소수의 측근들에게만 의존해 철저하게 홀로 인선 작업을 벌였고, 때문에 인수위원장을 비롯한 인수위 핵심 인사들은 주요 인선 발표 때마다 "1분 전에 누군지 알았다", "아예 몰랐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인수위원장이나 부위원장은 박 당선인이 건네준 인선 내용을 말 그대로 '낭독'하는 역할만 맡을 뿐, 인선 배경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

때문에 공조직인 인수위는 '허수아비 조직'으로 전락하고, 새누리당 내부에서조차 중요한 의사 결정이 어떤 과정을 거쳐 이뤄지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됐다. 출입 기자들 사이에선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 아는 것이 없다"는 비아냥이 나왔고, 박 당선인의 보좌진 3인방을 비롯한 '비선 조직설'도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밀봉 인사'를 하다보니 검증도 부실했다. 첫 총리 후보자였던 김용준 인수위원장은 청문회도 못해보고 낙마했고,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와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벌써부터 '낙마 장관 1순위'라는 말이 돌 정도다.

약속 지키는 인수위? 공약 수정에 '원대 복귀 약속'도 뒤엎어

인수위를 거치면서 박근혜 당선인의 대선 공약이 대폭 수정된 것을 두고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당초 박 당선인은 새누리당 내에서 공약 수정론이 일 때마다 "(공약 수정은) 국민께 도리가 아니다"라고 일축했지만, 막상 전날 발표된 새 정부의 국정 과제엔 대선 공약의 핵심이었던 경제민주화와 각종 복지정책이 폐기되거나 수정됐다.

일단 총선과 대선에서 박 당선인의 승리에 결정적으로 일조했던 경제민주화는 용어 자체부터 폐기됐고, 국민연금 20만 원 지급·4대 중증질환 100% 국가 보장 등의 핵심적인 복지 공약도 인수위를 거치며 줄줄이 수정됐다.

인수위원들의 내각 및 청와대행(行)이 이어진 것을 두고서도 뒷말이 나온다. 당초 김용준 인수위원장은 "인수위원은 법에 정해진 임무가 끝나면 각자 원래의 상태로 복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며 인수위원들의 '원대 복귀'를 약속했지만, 초대 내각과 청와대로 직행한 인수위원만 13명에 이른다. '낮은 인수위'란 공언과 달리, '인수위=출세코스'임을 다시 한 번 재확인한 셈이다. 사실 '인수위원 원대 복귀' 약속은 진작부터 깨져, 김용준 위원장 자신조차 비록 중도 사퇴하긴 했지만 첫 총리 후보자로 지명되기도 했다.

새누리당은 인수위 해단식 직후 논평을 통해 "겸손하게 낮은 자세로 차분하게 국정 로드맵을 만든 인수위의 노고를 치하한다"면서도 "그러나 국민과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까닭을 새 정부는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평했다. 소통과 존재감, 허니문이 없었던 '3무(無) 인수위'. '조용함'과 '불통'이라는 엇갈린 평가 속에서 바통은 오는 25일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에게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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