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CBS 강민정 기자]
부산지역 일부 성형외과가 돈이 되는 미용 시술에만 매달리면서 일반 외상환자의 응급치료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살 된 딸아이를 둔 부산진구의 김미영(34) 주부.
지난달 13일 놀이터에서 넘어져 이마가 찢어진 딸아이를 안고 7군데의 성형외과를 돌아다녔지만 그냥 발길을 돌려야 했다.
딸인데 얼굴에 상처가 남으면 어쩌나하는 생각에 성형외과를 찾았지만, 하나같이 대학병원에 가라는 대답만 돌아왔기 때문이다.
결국 인근 개인 성형외과가 아닌 대학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았다.
김 씨는 "5분도 채 안 걸리는 간단한 상처 봉합수술을 왜 개인병원에서는 할 수 없는지 의아하다"고 말했다.
실제 취재진이 성형외과가 즐비하게 들어선 부산진구 일대 병원 15곳에 전화나 방문을 통해 문의한 결과 응급치료가 가능한 곳은 단 2곳 밖에 없었다.
그 두 곳도 상처부위 1cm당 15~20만 원을 받고 수술을 해주겠다고 해 사실상 치료를 거부한 것과 다름없었다.
응급치료는 보험 적용이 되는데도 이를 숨기고 수십 배가 넘는 비용을 요구한 셈이다.
성형외과의 한 간호조무사는 "대부분 개인의원에서 의료수가가 낮은 일반 봉합수술은 기피하고 있다"며 "예약환자가 많다고 속이거나, 응급환자를 한 없이 기다리게 해 스스로 돌아가게 만드는 수법이 주로 동원된다"고 털어놨다.
현행 의료법은 '의료인이 진료요청을 받으면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진료 거부가 수시로 이뤄지는 실정인 것이다.
부산YMCA 한 관계자는 "본연의 환자 진료는 뒤로한 채 돈벌이에 급급한 일부 성형외과의 행태로 정작 시급한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갈 곳을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kmj@cbs.co.kr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412)
CBS 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