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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2/Life]조미오징어, 이걸로 만들었어? 재밌는 진실들

[기타] | 발행시간: 2012.03.03일 03:05

수입 수산물에 관한 재미있는 사실들

[동아일보]

수산물 수입이 갈수록 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에 수입된 수산물은 104만6000t. 통관 기준 금액으로 치면 32억7780만 달러(약 3조6600억 원)에 이른다. 수입 수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소비량의 40% 정도로 추정되지만 우리 어선이 원양에서 잡아온 물량까지 합치면 해외에서 들여오는 수산물의 비중은 훨씬 높아진다. 그러나 국내산 수산물이 점점 줄어드는 마당에 수입 수산물을 먹지 않을 수도 없는 법. ‘O₂’가 수입 수산물에 관련한 여러 가지 재미있는 사실을 정리해 봤다.

○ 조미오징어 재료가 1m 넘는 대왕오징어?

길이 1.2m에 무게 50kg. 미끼를 문 녀석을 수면으로 끌어올리면 ‘꿰엑∼’ 하는 괴성까지 지른다. 흡사 전설 속의 바다괴물 크라켄을 떠올리게 하는 이 생물은 동태평양에 사는 대왕오징어. 이 녀석 자체도 신기하지만 우리가 많이 먹고 있으면서도 그 존재를 잘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 더 신기할 수도 있다.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조미오징어의 상당량(사람에 따라 60∼70%로 보기도 함)이 대왕오징어를 원료로 한다.

최고 2m까지 자란다는 대왕오징어는 현재 페루와 칠레에서 많이 잡힌다. 우리나라와 일본에선 알게 모르게 인기가 높지만 현지에선 ‘천대받는’ 어종이다. 가격도 매우 싸다. 물량이 많을 때의 현지 가격은 kg당 1000원을 밑돌기도 한다.

대왕오징어가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 이유는 현지 주민들이 오징어 같은 연체동물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다는 데 있다. 게다가 녀석들은 고급 어종의 씨를 말리는 ‘원흉’으로 지탄받는다.

칠레 탈카우아노에서 수산물 무역을 하는 이학갑 한스트레이딩 사장은 “대왕오징어가 물고기는 물론이고 조개류까지 씨를 말린다. 한국의 해파리보다 더 악명이 높다”고 설명했다. 대왕오징어는 원래 공격성이 높은 데다 수명이 짧아 단기간에 크게 성장하다 보니 먹성이 워낙 좋다. 페루와 칠레 정부에서는 고급 어종 보호를 위해 대왕오징어 어획을 장려하고 있다.

대왕오징어는 덩치가 워낙 크다 보니 쓰임새가 부위별로 다르며 판매도 부위별로 따로 한다. 살의 두께가 4∼5cm나 되는 몸통은 조미오징어 원료로, 지느러미는 젓갈 재료로, 다리는 튀김용이나 문어 다리 대용(‘가문어’란 명칭으로 통용됨)으로 팔린다. 극장 앞에서 흔히 파는 ‘말린 문어 다리’도 사실은 대왕오징어 다리다.

○ 한국 사람들은 먹던 물고기만 먹는다

대왕오징어는 그 엄청난 ‘정체’가 드러나도 변함없이 잘 팔리지 않을까 싶다. 한국인의 오징어 사랑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사실 수산물업계에서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입맛이 보수적이기로 유명하다. 수입 수산물 검역을 담당하는 이심종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사무관은 “한국 사람들은 아무리 맛있는 어종이라도 예전부터 먹어온 것이 아니면 쉽사리 젓가락을 대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스페인 라스팔마스산 돗돔이나 스테이크용으로 미국, 유럽에서 인기가 높은 팡가시우스 같은 어종들도 한국 시장 진입에 성공하지 못했다. 현재 수산물 수입량 상위를 차지하는 어종들은 갈치 명태 고등어 새우 주꾸미 등 이미 선조 때부터 먹어오던 것들이다.

소위 ‘대중적 어종’이라도 한국인의 식성에 따라 약간씩 다른 대접을 받는다.

갈치는 전 세계 해역에 서식하지만 한국산과 비슷한 맛을 가진 갈치가 잡히는 지역은 일부로 한정된다. 아프리카의 세네갈과 모리타니, 남아프리카공화국, 남아시아의 인도와 파키스탄 등이다. 그런데 수입 갈치는 국산과 약간 다르다는 점 때문에 국산만큼 대접을 받지 못한다. 바로 살에 섞여 나오는 둥근 뼈 모양의 이석이 문제. 게다가 이른바 남방산 갈치는 눈이 노란색이고 앞니가 사납게 돌출한 경우가 많다는 점이 원형 그대로(업계에서는 ‘라운드’라고 함)의 소매 판매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금은 주로 식당이나 급식용으로 납품돼 일반 소비자들이 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보기가 어렵기는 하다.

반면에 수입 고등어는 꽤 괜찮은 대접을 받는 경우에 속한다. 생김새가 국산과 비슷하면서도 크기와 맛, 가격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에서 수산물 구매를 담당하는 박장대 바이어는 “고등어는 크기가 클수록 기름기가 많아 맛이 좋아진다”며 “유럽이나 캐나다산 고등어는 국내산보다 대형 개체의 비율이 높아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한국 소비자의 까다로움은 미국 메릴랜드산 블루크랩의 예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지난해 초 판매됐던 블루크랩은 국내산 꽃게와 크기 및 형태가 비슷하며, 현지의 한인 교포들이 찜과 탕, 게장 등의 재료로 애용한다는 점에서 바이어의 ‘낙점’을 받았다. 그러나 등딱지가 파란색이란 이유로 시장에서 고전을 했다.

○ 수산물 바이어들 수시로 해외 출장

수산물 값이 수시로 널뛰기를 하고 물량 수급도 불규칙하다 보니 수산물 바이어들의 업무 강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씨푸드몰(수산물 정보전문 커뮤니티 사이트)의 장태호 사장은 “수산물 수입은 상품에 대한 고도의 전문성과 기획 능력이 필요한 일”이라며 “최소한 4∼5년치 통계와 계절별, 월별 소비량 추세선 정도는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어가 극복해야 하는 과제는 여러 가지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인기 품목에 재빠르게 뛰어드는 경쟁사들의 공세를 뚫고 필요한 물량을 확보하는 일이다. 최근에는 우리와 식성이 비슷한 일본 및 고급 어종에 맛을 들이기 시작한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도 치열해졌다.

현재 일반 소비자들은 국내에 수입되는 고등어는 중국산이나 노르웨이산만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실제로 한국에 고등어를 수출하는 나라는 21개나 된다. 영국, 아이슬란드, 독일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캐나다산 고등어도 한국에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는 대부분 새로운 구매처를 확보하려는 바이어들의 노력이 낳은 결과다. 따라서 수산물 바이어들은 틈만 나면 해외 출장을 떠난다. 기자가 지난달 29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이마트 본점에서 만난 김석 수산부문 바이어도 “내일 해외 출장을 가는데 목적지와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며 양해를 부탁했다.

개별 바이어가 통제할 수 없는 부분도 많다. 가장 대표적이면서도 심각한 것은 지구 환경의 변화. 해류와 수온 등 바다 환경이 바뀌면 물고기가 이동해 어장이 순식간에 바뀐다. 대왕오징어는 20여 년 전엔 멕시코 근해에서 많이 잡혔으나 갑자기 대형 어군들이 사라져 2, 3년 동안 아무도 그 위치를 몰랐다. 그러다 페루 북부에 어군이 나타났다는 소식이 알려졌고 4, 5년 전부터는 엘니뇨 현상의 영향으로 어군의 일부가 칠레 인근으로 옮겨간 사실이 밝혀졌다.

장태호 사장은 “최근에는 수산물 수급의 변화가 특정 어종을 파는 전문식당 수까지 좌우할 정도로 커졌다”며 “현재 국내에선 주꾸미 물량 수급이 원활하지 못하며, 치어 수가 급격하게 줄어든 장어 공급에 조만간 빨간불이 들어올 듯하다”고 전망했다.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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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의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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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펀지에 대왕오징어 튀김이 나왔는데, 두툼하니 정말 맛나 보였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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