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금연정책으로 담뱃값 인상이 본격 논의되고 있다. 비흡연자들과 애연가들의 찬반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니코틴 등의 물질이 뇌 속 신경전달물질 수용체에 얼마나 강하게 달라붙는지 연구를 통해 발표됐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황동수 포항공대 교수팀은 '표면 힘 측정기(Surface force apparatus, SFA)'를 이용, 물속에서 '양이온(Cation)-π 결합'의 강도를 세계 최초로 증명했다.
이전까지는 Cation-π 결합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의해서만 예측되었지만, 연구진은 인간의 학습과 기억에 매우 중요한 신경 전달 물질(neurotransmitter, 뉴로트랜스미터)인 '아세틸콜린'이 뇌의 아세틸콜린 수용체에 Cation-π로 강하게 결합하는지를 실험으로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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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틸콜린은 담배에 포함된 '니코틴'과 비슷한 구조로 사람의 뇌 여러 부분에서 분비되며, 사람의 기억과 수면, 각성의 조절과 학습과도 연관되어 알츠하이머 같은 질병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또한, Cation-π 결합은 양이온과 전자가 풍부한 방향족 화합물이 전자를 공유하지 않고 결합하는 형태를 일컫는데 다른 결합력과 달리 수중에서도 강한 결합을 유지할 수 있다. 인간의 중요한 생리 작용 중 하나인 이온 채널(ion channel), 담배 같은 물질의 신경 물질 전달 기작 중 하나인 니코틴 아세틸클로린 수용체(nicotinic acetylcholine receptor), 홍합의 강한 수중접착력 등에 중요한 작용을 한다.
Cation-π 결합은 70% 이상이 수분으로 이뤄진 인체의 생리 작용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며, 흡연의 욕구는 니코틴이 Cation-π 방식으로 결합해 아드레날린과 같은 흥분 호르몬을 유도함으로써 지속적인 욕구를 불러일으키게 된다.
황 교수는 "본 연구 결과를 통해 앞으로 신의약품, 수중접착제 및 해양 방오제 등 다양한 고분자소재 개발 등에 필요한 중요한 원리를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했으며, "아세틸콜린과 유사한 구조를 갖는 니코틴은 우리 뇌에서 Cation-π 결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흡연 중독성 메커니즘 연구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 연구 성과는 지난달 28일 화학분야 세계적 권위지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최유진 건강의학전문기자 cyj82@hi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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