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며칠 전 카리브 해에서 침몰한 낚싯배에 타고 있던 미국인 남매가 14시간 사투 끝에 극적으로 구조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휴가차 카리브 해의 섬나라 세인트루시아를 찾은 미국인 댄(20)과 케이트(39) 서스키 남매는 지난 21일(현지시간) 현지 여행사를 통해 바다낚시 체험에 나섰다.
이들은 출항 4시간 만에 90㎏가 넘는 청새치를 낚는 데 성공했지만, 청새치를 배로 옮기는 사이 한쪽에서는 기관실과 선실에 물이 차기 시작했다.
급기야 선장은 서스키 남매와 일등 항해사에게 구명조끼를 나눠주면서 구조 요청을 했으니 당장 뛰어내리라고 지시했다.
케이트는 25일 전화 통화에서 "선장이 '뛰어내리세요! 뛰어내리세요!'라고 소리쳤다"면서 자신들이 뛰어내린 지 5분 만에 배가 침몰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문제는 그다음부터였다.
육지에서 13㎞가량 떨어진 지점에 뛰어내린 이들은 한 시간가량 바다에서 표류했지만, 구조팀은 오지 않았다.
결국, 이들 일행은 육지 쪽으로 헤엄치기 시작했지만, 서스키 남매는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일행들을 놓쳤다.
댄은 비까지 내리면서 육지도 보이지 않았다면서 "그저 바다 너울과 어둠뿐이었다"고 회상했다.
서스키 남매는 12~14시간 가량 바다에 표류하면서 저체온증보다도 상어 공격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가장 컸다고 말했다.
마침내 육지에 도착한 댄과 케이트는 하루 동안을 이곳에서 보낸 이후 날이 밝고 나서 지나가던 농부의 도움으로 경찰에 구조됐다.
함께 바다로 뛰어들었던 선장과 일등 항해사 역시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현재 세인트루시아에서 치료받고 있으며 27일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한편, 배가 침몰한 이유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현지 경찰은 선장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선장의 실수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원인 규명에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