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룽성중공의 조선 기지
중국 최대 민영조선소인 룽성(熔盛)중공이 파산 직전의 위기에 몰림에 따라 중국 정부의 현 경제정책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로 태양열, 풍력, 금속제련 등 업계가 공장 가동 중지 및 파산의 위협을 받고 있는 가운데 룽성중공(이하 룽성)이 사업 확장 과정에서 대규모 자금을 차입한 데 따른 부담과 경기 하강에 따른 수주량 감소로 파산 위험에 직면했다.
지난 2005년 설립된 룽성은 지난해 수주 톤수를 기준으로 세계 최대 조선소에 올랐다. 룽성은 현재 250억위안(4조5천8백억원)에 달하는 부채 중 연말까지 150억위안(2조7천5백억원)을 갚아야 하는데 올해 수주 선박이 한 척도 없어 수입이 나올 곳이 막혀 있는 상태이다.
회사는 인원 감축, 무급휴가 등을 통해 자생하기 위한 노력을 했으나 임금 체불로 직원들의 시위가 잇따르는 등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자, 결국 지난주 정부 측에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과거와 달리 자금 지원을 망설이고 있다. 존 위드햄 바클레이즈 애널리스트는 "중국 정부는 망할 기업은 망하게 하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룽성에 자금을 지원하지 않고 파산을 지켜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중국 정부가 룽성이 파산하도록 내버려둘지, 룽성에 자금을 지원할지에 대해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며 "룽성의 사례는 (현 중국경제에)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현재 중국에는 1천6백개에 달하는 조선소가 있으며 이 곳에 일하는 근로자는 수십만명"이라며 "특히 중국 조선소의 절반 이상이 몰려 있는 장쑤성(江苏省)에서 근로자 6천5백명이 일하고 있는 룽성이 파산한다면 대량의 실업자가 발생할 것이고 사회적 안정을 중시하는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이를 외면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중국조선업협회 왕진롄(王锦连) 회장은 "중국 정부에서 자금을 지원하지 않으면 현재 운영 중인 조선업체 중 3분의 2가 파산하게 될 것"이라며 "조선소의 3분의 1은 이미 문을 닫았으며 3분의 1은 곧 도산할 것"이라 전망했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