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
오늘 5차회담, 재발방지 조치 놓고 대립 예상 … 전날 동아시안컵 여자축구 경기선 '남북화합'
동아시안컵 여자 축구에서 멋진 경기를 펼쳤던 남북이 22일 개성공단 정상화 논의를 위해 다시 마주앉았다. 남북 여자축구 대표팀이 가슴 찡한 장면을 만들어냈듯 회담 대표단도 극적인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모인 관중들과 남북한 선수들은 축구경기로 하나가 됐다.
8년 만에 남한을 찾은 북한 여자축구선수들은 경기 전 몸을 풀러 나와서는 경기장 양쪽으로 달려가 한국 응원단에게 먼저 인사를 건넸다. 응원단은 환호성과 박수로 북한 대표팀을 반겼다. 구선수 격려 차 참석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류길재 통일부 장관, 박종길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과 오길남 북한 선수단장도 서로 인사를 나눴다. 오 단장은 남측 벤치로 찾아가 관계자들과 인사를 했고, 정 회장과 류 장관, 박 차관도 북측 벤치로 가 악수했다.
경기 중에는 지소연 선수가 다리에 쥐가 나 쓰러지자 북한 김남희 선수가 다가가 다리를 풀어주기도 했다. 경기 내내 응원단은 남북 구분 없이 좋은 경기 내용에 환호하며 남북 대표팀을 응원했다.
경기가 끝난 뒤 윤덕여 감독은 북측 벤치로 다가가 김광민 북측 감독과 어깨동무하며 서로 격려했다. 두 감독은 1990년 열린 통일축구에서 선수로 함께 뛴 경험이 있다.
이 경기에서 두 골을 기록한 북한 허은별 선수는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남조선팀과의 경기에서 오늘 많은 것들을 경험했다고 교환했다고 생각한다. 서로가 앞으로도 이렇게 서로의 경험을 교환하면서 세계 월드컵을 향해서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허 선수는 "우리 민족의 단합된 힘을 봤다. 이렇게 남쪽에 와서 동포들과 청년 동지들이 응원해주는 것을 보니 힘이 솟았다"고 밝혔다.
축구장에서는 남북이 화합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개성공단 정상화 회담은 여전히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실무회담이 4차까지 진행된 가운데 남북은 재발방지 보장 조치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그동안의 회담에서 우리측은 선 재발방지 보장과 국제화 등을 요구해 왔고 북한 측은 공단의 조속한 재가동을 강조해 왔다.
회담이 공전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5차회담이 개성공단 재가동으로 갈지, 폐쇄 수순을 밟게 될지를 결정할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22일 남북회담본부에서 개성공단으로 출발하기 전 우리측 수석대표인 김기웅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은 "우리 국민들께서 납득하실 수 있는 그런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첫 전체회의는 30분만에 종료됐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