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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제2회「연변 시향만리 문학상」시상식 연길서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3.12.31일 15:45

▲ 왼쪽부터 김응준 연변시인협회 회장과「시향만리 문학상」수상자 조선족 강효삼시인, 한국 서지월시인, 중앙민족대학생 유려. [서울=동북아신문]중국 조선족 시문학을 만방에 퍼뜨린다는 연변시총서 “시향만리(詩香萬里)”가 2013년 10집을 출간한 연변시인협회(회장 김응준시인)가 주최한 제2회「연변 시향만리 문학상」시상식이 지난 28일 오전 9시, 연길시 백산호텔 신라월드에서 성대히 개최되었다.

올해 연변시인협회(회장 김응준)가 주최로 열린 제2회「연변 시향만리 문학상」(국제부문)에서는 11차례나 만주기행을 감행하며 고구려의 웅혼한 민족기상을 불굴의 투지로 시로 승화시켜 오며 중국 조선족문단에서는 가장 널리 알려진 대표적인 한국 민족서정시인으로 통하는 서지월시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아 주목을 받았다.

이번 시상식에서 흑룡강성 조선족 강효삼시인이 제2회「연변 시향만리 문학상」조선족 수상자로 선정됐고 중앙민족대학 연구생으로 재학중인 유려씨가 신인상 수상자로 선정됐으며, 특히 짙은 민족서정시를 써오며 한국에서 활동해 온 중견서정시인이자 민족시인인 서지월씨가 해외 국제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것이다.

연변시인협회 발간 연변시총서인 “시향만리” 6집~9집에 실린 800여 편의 시작품 가운데 엄선된 세 편의 시를 수상작으로 선정, 해당 시인에게 상패와 상금을 수여했는데 한국 서지월시인 시 <소월의 산새는 지금도 우는가>와 흑룡강성 조선족 강효삼시인 시 <민들레>, 그리고 조선족 민족대학 대학생 유려양의 시 <가을나무> 등이 뽑혀 3명이 수상했다.

연변대학 우상렬교수는 심사평에서 강효삼시인의 《민들레》는 수수해도 아름다우며 어질어도 강했던 우리 겨레 삶의 한 얼굴로 민들레와 우리들의 고향, 우리 겨레를 클로즈업시킨데서, 류려의 《가을나무》는 가을나무에 기탁하여 인생 본연의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는데서, 서지월의 《소월의 산새는 지금도 우는가》는 현시점에서 민족적인 것에 대해 한번 되돌아보게 하는 아리랑과 같은 고유정서를 담아 내놓은 빼어난 가락의 뛰어난 서정시라는데서 긍정을 받아 수상하게 되었다고 선정이유를 밝혔다.

시상식에서 김병민 전 연변대학 총장은 축사를 통해, 물질지상주의가 팽배하는 요즘 세상에 문학 특히 문학의 진수인 시가 소외 당하고 있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표하며 우리의 문인들이 민족의 시향을 만방에 풍김으로써 시를 알고 시를 읽는 민족으로 거듭나기 위해 소명을 다해 나가자고 호소했다.

수상소감에서 서지월시인은, '10여차례에 걸친 만주기행을 하다 보니 이 모두가 내 시의 정서 아닌 것 없고 내 시의 소재 아닌 것이 없었습니다. 꼭 예언이나 예시처럼 나도 아주 놀라울 정도였습니다. 길가의 간판 하나, 담밑의 꽃들의 얼굴 하나, 강변의 돌멩이, 여인들의 쪽진 머리, 네거리의 마차, 식당의 숟가락 젓가락 그 하나하나가 내가 추구해 온 시의 무대였으며 작품세계였으니까 말입니다. 조선족예술공연을 보았을 때의 여인들의 몰동이춤, 도라지꽃이 그려져 있는 남색치마에 이르기까지 아주아주 감동적이었습니다. 우리 민족의 피가 흐르는 시를 써야 진정한 그 나라 그 민족의 시인이라고. 진정한 시인은 그 시대를 잘 반영하며 그 시대의 민족혼이 스며들어 있는 정신의 시를 쓰는 일이라 봅니다.'라고 의미있게 피력했다.

시상식에 이어 한국 서지월시인의 수상시 <소월의 산새는 지금도 우는가>는 연변방송국 서태문 아나운서가 낭독했으며 연변대학교 《종소리문학사》 리광원군은 중앙민족대학 유려양의 시 <가을나무>를, 한국시낭송가 고안나씨는 조선족 강효삼시인 시 <민들레>를 낭송해 화제를 모았다.

서지월시인은 지난 2002년 중국「장백산문학상(長白山文學賞)」(세계문학부문)을 수상해 수상시집『백도라지꽃의 노래(<白桔梗花之歌>』가 료녕민족출판사에 의해 출간된 바 있으며, 2012년에는 연변과기대학교 및 평양과기대학교 총장으로부터 중국 연변「민족시문학상」수상하기도 했다.

「연변 시향만리 문학상」은 2년에 한번씩 시상하며 한국시인으로는 서지월시인이(국제부문) 첫 수상자이다. 이 자리에 서지월시인 외에 대구시인학교 회장 김삼경시인, 한민족작가회 전문시낭송가인 고안나시인, 포항 호미문화예술제 제전위원장 서상은시인 등이 함께 했다

“시향만리”는 지난 2006년에 발족한 연변시인협회에서 2007년부터 발간해 온 시문학총서로서 지금까지 10집이 출간되었다. 흑룡강성 길림성 요녕성은 물론 전중국에 흩어져 있는 조선족 시인들 300여명의 시작품을 매년 수록해 왔으며, 특히 연변대학과 중앙민족대학의 젊은 대학생들의 우수한 시작품과 한국시 특집도 마련해 매년 2회씩 출간 도합 2000여편의 시를 수록했다.

연변시인협회는 지난 2011년 제1회「연변 시향만리 문학상」시상식에 이어 2년에 한번씩 시상식을 마련하고 있는데 올해가 그 두번째다. 제1회「연변 시향만리 문학상」은 조선족 김동진시인의 시 <오월이네는 아니 오고>로 본상을 대학생문학상은 연변대학 전은주양이 시 <밤비>로 수상했다.

▲ 제2회 ‘시향만리’문학상 시상식후 수상자들과의 기념촬영.

■연변시인협회「시향만리문학상」수상시

<수상시>

素月의 산새는 지금도 우는가

서 지 월

하이네도 좋고 릴케도 좋고

바이런도 좋고 구르몽도 좋지만

우리의 산에서 우리와 같은 밥을 먹고

우리와 같이 눈물 흘리며 핍박 받아오던 시대의

素月의 산새는 지금도 우는가



붉은 목젖의 피어 헝클어진 진달래꽃 다발 안고

북녘 어느 소년은 南으로 南으로

내려오고 있는가



흰옷 입고 자라고 흰 창호지빛 문틈으로 세상 엿보고

동여맨 흰수건 튼튼한 쇠가죽북 울리며

예까지 흘러왔건만

素月의 산새는 지금 어디쯤 날아간 묘지 위에서

점점이 멀어져간 돌다리와 짚신과 물레방아와

자주댕기 얼레빗......

이 땅의 모든 아름다운 것들

섬돌밑에 잠드는가



그리운 백도라지 뿌리 깊이 내리여

천길 땅속 흐르는 물소리에

귀 기울이는가



■연변시인협회「시향만리문학상」수상소감

시대의 민족혼이 스며들어 있는 정신의 시를 쓰는 일

서 지 월 (한국시인)

나는 연변시인협회가 주관하는 연변시총서「시향만리」창간호 출간식이 2007년 7월 31일 연길시 백산호텔에서 열렸었는데 그때부터 연변시인협회와 인연을 맺게 되었으며 곧은 성품을 지니신 김응준회장님과 1998년 첫 동북삼성 기행때 뵈온 바 있는 김응룡선생님과 재회하게 되어 아주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나의 아우 다름없는 수수한 윤청남시인과 조선족 시창작열에 감동을 받은 심예란시인, 출간식에서 내 시 <일송정과 해란강>을 낭송해 준 김선희 같은 유능한 조선족 여성시인도 만나게 되었습니다. 또한 우리 민족 신명의 가락을 이어가는데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계시는「해란강여울소리」의 황상박회장님과 오정묵사장님과의 만남도 내게는 아주 의미있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조선족 시인들과 교류하게 되어 매우 가슴이 뿌듯합니다.

잘 아시겠지만 인간의 수명은 유한하나 문학작품은 영원합니다. 영원한 혼불 다름 아닌 문학정신으로 맺어진 이러한 인연은 소홀히 할래야 소홀히 알 수 없는 성격이라 봅니다. 연변시인협회 연변시총서「시향만리」창간호에서 제10호에 이르기까지 5년이란 세월이 흘렀는데 이는 결코 짧은 세월이 아니며 전중국 조선족시인들과 한국시인들이 함께 한 조선어(또는 한글) 얼의 만남의 장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는 압록강 두만강 너머 동북삼성을 밟기 전에 이미 광활한 그곳 북간도를 배경으로 한 한민족 정서를 읊은 시집『소월의 산새는 지금도 우는가』(1994.시와시학사)를 낸 바 있으며, 더욱 더 애정을 가지고 10차례에 걸친 기행을 하다 보니 이 모두가 내 시의 정서 아닌 것 없고 내 시의 소재 아닌 것이 없었습니다. 꼭 예언이나 예시처럼 나도 아주 놀라울 정도였습니다. 길가의 간판 하나, 담밑의 꽃들의 얼굴 하나, 강변의 돌멩이, 여인들의 쪽진 머리, 네거리의 마차, 식당의 숟가락 젓가락 그 하나하나가 내가 추구해 온 시의 무대였으며 작품세계였으니까 말입니다. 조선족예술공연을 보았을 때의 여인들의 몰동이춤, 도라지꽃이 그려져 있는 남색치마에 이르기까지 아주아주 감동적이었습니다. 이는 서구문화에 병들어 있는 한국에서도 잘 볼 수 없는 놀라운 광경이라 감히 말해보며 이렇게 웅혼하며 그윽한 민족정서를 담은 시세계를 펼쳐온 한국시인도 지금은 나 자신밖에 없을 것이라고도 단언해 봅니다.

수상(受賞)이라는게 어찌 기쁘지 않겠습니까. 내게는 중국 조선족시단에서 주는 상이 굉장히 의미있게 받아들여지는 이유와 그와 같습니다. 강에 바람 쐬러 나갔다가 눈에 뜨이는 좋은 돌멩이 하나 손에 들고 오듯 그러한 심정입니다. 이는 정성들여 고이 간직해야 하겠지요.

나는 늘 강조합니다. 우리 민족의 피가 흐르는 시를 써야 진정한 그 나라 그 민족의 시인이라고. 진정한 시인은 그 시대를 잘 반영하며 시대의 민족혼이 스며들어 있는 정신의 시를 쓰는 일이라 봅니다. 일찌기 연세대학교 유종호교수께서는 부족방언을 잘 살려낸 시인이 진정한 그 국가 그 민족의 시인이라 했습니다. 김소월(진달래꽃) 정지용(향수) 백석(남신의주 유동박시봉방) 이용악(두만강 너 우리의 강아) 유치환(북두성) 서정주(신부) 윤동주(별 헤는 밤) 심연수(빨래) 이상화(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육사(광야에서) 김동환(송화강 뱃노래) 등등 이런 해방 전의 시인들도 민족의 정서를 잘 반영해 좋은 시를 빚어낸 시인들이라 생각합니다.

내가 1991년 한국 대구시인협회가 발족할 때 5인의 시인(구석본 서종택 강현국 서지월 서정윤) 가운데 한 사람이었는데 역시 중국 연변시인협회 발족 첫 행사때부터 참여했으니 인연이 남다르다 하겠습니다. 연변시인협회와 연변시총서「시향만리」의 무긍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그리고 한국에서도 좀 더 적극적으로 도울 것은 도우며 자신의 시쓰기를 넘어서서 이제는 이 시대를 위해 이 사회를 위해 한민족을 위해 발 벗고 나서는 그런 유능한 한국시인도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합니다. 조선족시인 여러분! 더욱 건강하셔서 조선민족의 시혼을 보전하시고 그리고 해마다 건강한 모습으로 뵐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고맙습니다. (한국 대구 시산방 남서재에서 서지월시인 씀)

동북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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