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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룡강신문 제2회 랑시문학상 심사평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4.05.22일 12:37
  리태복

  흑룡강신문 제2회 랑시문학상은 그 심사대상으로 2013년 전년에 걸쳐 흑룡강신문 '작품'면에 게재된 모든 작품들이 망라됐다. 이 기간 '작품'면에는 수필 81편(미니수필 포함), 시 134수(련작시는 1회 발표 분을 1수로 계산, 시조 포함), 벽소설 3편, 단편소설 2편, 평론 4편이 게재됐다.

  심사방법은 주최측에서 우선 심사대상 작품 전체를 심사위원들 에게 보내여 예심을 진행했다. 심사위원들은 각기 수편의 후보작을 추천하여 공히 추천된 작품을 본선에서 우선적으로 선정하는 방법으로 최종 후보작을 정하고, 마지막으로 심사위원들과 주최측의 충분한 론의를 거쳐 수상작 및 수상 순위를 결정했다.

  심사과정에서 장르를 막론하고 작품의 완성도를 우선적인 기준으로 적용했다. 일간지 문예작품면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높은 완성도에 이르는것이 결코 용이하지 않다는 리유에서였다. 장르별로 적용되는 원론적인 기준과 구성의 탄탄함, 언어의 정교함, 표현의 새로움 등이 그 다음으로 적용된 심사기준들이다.

  제2회 대상 수상작으로 리춘렬의 수필 '풋강냉이' (2013.10.18.)가 선정됐다. 수필 '풋강냉이'는 사소한 일상에서 생활의 큰 철리를 발견하고 다시 그것을 동서고금의 일화와 련관시켜 론리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시작에서 마무리까지 많은 소재들을 한가지 주제로 자연스럽게 관통하는 작품의 구조가 작가의 력량을 충분히 보여주었으며, 이 점이 이 작품을 가장 돋보이게 했다. 소위 형산의불산(形散意不散) 류형 수필의 정수를 보여주었다고 할수 있다. 이 작품은 친구가 보내준 풋강냉의 뛰여난 맛에서 중국 위나라의 문인 왕필, 한국의 모더니즘 작가 이상 등 짧지만 강한 빛을 발하는 인생들을 련상하며 높은 가치가 결코 량적인 요소에 있는것이 아니라 질적인 요소로 가늠이 된다는 철리를 발견하기에 이른다. 따라서 인생에 대한 새로운 리해와 인식에 도달하고 이러한 지적인 깨달음으로 스스로의 인생을 관조하는 달관의 차원으로 글의 경지를 끌어올린것이 작품의 성공적인 면으로 높이 평가 받았다. 또한 생활적이고 평이한 언어도 이러한 주제를 충분히 표현하는데 한몫 했으며, 독자들이 다소 형이상학적인 주제를 쉽게 받아들일수 있도록 일조를 했다. 요컨대, 작품 '풋강냉이'는 수필이 구비해야 할 본연의 요소들을 두루 갖춘 수작이라고 하기에 손색이 없다.

  구용기의 수필 '정을 준다는것은'(4.12)이 우수작 1순위에 올랐다. 이 작품은 1년동안 발표된 기타 수필과는 그 류형을 좀 달리한 수필이라고 할수 있다. 다수의 수필들이 외적인, 밖으로 드러난 소재를 치중하여 다루었다면, 이 작품은 우리가 볼수 없는, 심적인 소재를 선정하여 그것을 깊은 근저까지 파고 든 ‘심리수필’이라 할수 있다. 모두가 그리고 서로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세상을 각박한 세상, 무서운 세상, 휴머니즘이 사라진 세상이라고 폄하하고 한탄하지만, 사실 이러한 세상을 만든 장본인, 주요한 원인은 바로 우리들 스스로의 령혼 심처에 똬리를 틀고 있는 자기방어 메커니즘이라고 작품은 갈파하고 있다. 이러한 자기방어 메커니즘은 스스로 마음의 감옥을 만들어 자신의 심령과 행위를 가두어버린다. 결국 타인으로부터 스스로를 소외시키고 동시에 타인을 자신에게서 소외시켜 각박하고 차가운 세상을 만들어 간다는, 표면적 현상을 넘어서 그 현상을 초래하는 근원적 기제와 진행 법칙을 찾아내는 깊이에까지 이르게 된다. 이 작품은 누구나 느끼면서 감히 들여다보지 못하는, 들여다보기 싫어하는 그 음영을, 아픈 현(弦)을 과감하게 끄집어내여 독자들의 심령에 날카로운 메스를 꽂아 전률을 느끼게 한다. 저자의 예리한 사유와 큰 용기가 가장 돋보이는 작품이다.

  다음 우수작으로 리화의 수필 '겨울 수채화에는 그리움이 물들고'가 선정됐다. 이 수필이 가장 뛰여난 부분은 정서적이고 섬세한 언어이다. 작품은 겨울과 눈이라는 오브제를 빌어 고향, 부모, 남동생 그리고 흘러간 아름답고 그리운것들에 대한 절절한 감정을 담아내었다. 요컨대, 오래된, 심지어 식상하다고 할수 있는 제재에 뛰어난 감각적인 언어로 새로운 옷을 입혀 참신한 이미지를 만들어내었다고 할수 있다. 이렇게 생성된 이미지는 세월의 뒤안길로 사라진 저자의 추억과 소중한 삶들을 잔잔한 감동과 함께 따듯한 감각으로 독자들에게 살며시 접근하는 데 성공했던것이다.

  역시 우수작으로 남영선의 수필 '매미의 일생'이 선정됐다. 이 작품은 매미라는, 일상 생활에서 우리가 쉽게 보고 지나치는 작은 생명체에 대한 정보를 점진적으로 알아가는 과정을 서술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인고의 생을 살아가는 자세, 모든 생명의 고귀한 가치 등을 발굴해냈다. 목표를 위한, 생명의 영속을 위한 매미의 처절하고 장구한 분발을 통해 모든 생명에 대한 원천적인 존중, 삶에 대한 지대한 애착을 발현시키고 있다. 한마디로 이 작품은 모든 생명에 대한 애잔한 찬가라 하겠다.

  수상작중 유일한 시작품이 양아청의 '마음은 가을 잡초처럼 다소곳이 누워서'이다. 전편이 8연으로 되여 있는 이 시는 자연과 인간의 삶을 유추의 관계로 상정시켜 자연의 섭리로 인생을 관조하였으며, 이러한 관조를 통해 달관의 경지로 시상을 끌어올렸다. 특히 주목된것은 3∙3조, 3∙4조의 음절 수를 전편에 관통시켜 자연스러운 호흡에 맞추어 한글 특유의 률동을 잘 살린 점이다. 또한 시어 역시 녀성적인 참신함을 내비치고 있다. 따라서 서정성과 철리성을 재치 있게 융합시킨 시작이라 할수 있다. 그러니까 서정시의 본령에 가장 충실했다는 리유에서 여타 시작품들을 따돌린것이다.

  장련춘의 수필 '눈아 눈'은 녀성적인 감수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눈이라는 오브제를 건조하고 빈약한 상징이나 비유로 대상화하는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수사법을 리용해 삶에 대한 현란한 감수와 깨우침을 풍성하게 담아놓았다. 저자의 필촉은 현실과 상상의 세계라는 부동한 감각의 령역을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서정적인 표현으로 딱딱한 서술을 대체하는 능란한 솜씨와 기량을 보여주었다. 서정수필의 높은 경지를 보여준 작품이라 하겠다.

  벽소설과 단편소설, 평론에서는 수상작을 내지 못했다. 특히 신문 문예부간에 적합한 장르라고 할수 있는 벽소설에서 수상작을 내지 못한 점은 유감을 남긴다. 그만큼 우리 소설 작가들의 력량이 부족한 소치가 아닌가 한다. 소설 작가들의 분발이 요청되는 대목이다.

  모든 수상자들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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