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이든 마무리든 어디서나 OK SK!"
지난 시즌 프로야구 '홀드왕'이자 SK의 최고 연봉(2억8000만원) 투수인 정우람(27)이 올시즌 첫 실전 등판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시전 전망을 밝혔다. 정우람은 올시즌 SK에서 불펜과 마무리의 중요한 가교이자 핵심 요원이다.
정우람은 올해초 미국과 일본에서 이어진 스프링캠프에서 실전 투구를 하지 않았다, 지난 시즌 '홀드왕'에 오르며 68경기(4승 무패 7세이브 25홀드, 방어율 1.81)를 소화했기 때문에 휴식이 필요하다는 코칭스태프의 판단이 있었고, 왼손 검지 손톱이 깨지는 증상이 계속 이어져 정상적인 피칭이 어려웠다.
▲SK 정우람(가운데)이 2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와 시범경기 6회말 무사 만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르며 이만수 감독(왼쪽)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잠실|홍승한기자hongsfilm@sportsseoul.com
정우람은 "원래 직구를 던질 때 손톱 옆쪽이 잘 깨졌는데 이번엔 가운데가 깨져서 반창고를 붙이고 있다. 내 몸관리에 스스로 실패했다고 볼 수 밖에 없는 증상"이라며 "실제 경기에만 안 나왔을 뿐 라이브 피칭등으로 꾸준히 몸관리를 해왔다. 물론 경기에 빨리 나가고 싶다는 조급함을 느낄 때도 있었지만 훈련으로 마음을 다스리며 컨디션을 조절해 왔다"고 설명했다.
현 몸상태가 80% 수준인 정우람은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시범경기에서 올해 첫 실전을 경험했다. 연습경기, 시범경기를 통틀어 첫 출격이었지만 긴장감을 느낄 새는 없었다. 무사 만루,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출격했기 때문이다. 5회말까지 1실점으로 호투한 마리오에 이어 6회말 등판한 최원재가 5타자를 상대로 단 하나의 아웃카운트도 잡지 못하고 2실점하며 만루 상황에서 내려온 뒤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정우람이 나선 것이다. 정우람은 최고 구속 142km의 직구와 각도 큰 슬라이더 단 두가지 구종으로 6회말 세타자를 연이어 아웃시켜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지었다.정우람은 마운드를 내려오며 덕아웃에서 팀동료들의 축하 인사를 받으며 밝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SK 이만수 감독은 "우리팀 마무리투수는 엄정욱이지만 재활이 늦어질 수 있고, 연투를 할 몸상태가 언제쯤 갖춰질지도 장담할 수 없다. 정우람은 우리팀 불펜의 핵이지만 경우에 따라 엄정욱의 빈공백을 메울 수도 있고, 엄정욱과 번갈아 마무리를 할 수도 있다"며 두터운 신임을 보였다. 정우람은 "어떤 역할이든 팀이 원하면 할 것이다. 마무리 투수를 한다고 해도 큰 부담은 없다. 마무리가 아니라 팀의 마지막 투수라는 각오로 임하면 된다. 책임감, 부담감을 잊고 중간 계투일때와 똑같이 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지석기자 monami153@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