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우리나라 국민 65세 이상 두 명 중 한명은 비타민 D가 부족하고, 비타민 D가 부족한 사람의 절반 이상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관상동맥 협착 발생 위험이 3배 가량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비타민 D 결핍이 심장질환 특히 관상동맥 협착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국내 최초로 규명해 주목을 받고 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원장 정진엽) 내분비내과 장학철·임수 교수팀은 ‘한국인의 건강과 노화에 관한 연구’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지난 24일 밝혔다.
연구팀은 경기도 성남과 분당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노인 1000명(남자 441명, 여자 559명)을 인구비례에 의거 무작위 추출하고, 이중 비타민 제재를 복용 중인 79명을 제외한 921명을 대상으로 비타민 D의 부족 여부와 심혈관질환의 관련성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65세 이상 한국인 52.3%가 비타민 D 결핍에 해당되며, 비타민 D가 결핍된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50% 이상에서 관상동맥 협착이 생길 위험이 3배 이상 높았다. 이러한 결과는 음주, 흡연, 비만, 고혈압 등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일반적인 원인을 보정한 후 얻어진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 비타민 D가 결핍된 경우 심장질환의 또 다른 위험 인자인 관상동맥 내 석회화 지수 역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비타민 D 결핍과 심장질환의 연관성을 뒷받침했다.
◇비타민 D 결핍, 관상동맥 협착과 연관 국내 최초 규명
비타민 D는 우리 몸의 여러 장기에서 생물학적 작용을 하는 필수 영양소로 주로 골다공증과의 연관성이 잘 알려져 있다. 최근 들어 비타민 D에 대한 연구가 세계적으로 활발해지면서 고혈압, 당뇨병, 암, 심혈관 질환과의 연관성이 제시되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65세 이상 한국인 중 50%가 비타민 D 결핍에 해당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사회 경제적 수준이 비슷한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최고 수준에 해당되며 한국인의 비타민 D 결핍이 상당히 높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또 이번 연구를 통해 한국인의 비타민 D 결핍이 심장질환 특히 관상동맥 협착과 연관이 있음을 처음으로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
임수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우리 국민의 평균수명이 증가하는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비타민 D 부족 현상이 점점 늘어날 수 있고, 이는 2차적인 심장질환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며 “비타민 D 결핍이 있어도 특별한 증상이 없어 검사를 받기 전에 알기 어렵지만, 65세 이상이고 주로 실내에서 생활한다면 비타민 D가 부족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평소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따라서 임 교수는 “비타민 D를 반드시 약으로 복용하지 않더라도 하루 15분 정도의 햇빛 노출과 비타민 D가 함유된 음식의 섭취만으로도 비타민 D 부족을 예방할 수 있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비타민 D는 주로 햇빛에 피부가 노출됐을 때 피부에서 주로 만들어 진다. 최근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증가하고 바깥 활동이 부족한 현대인의 생활 습관이 비타민 D의 결핍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또 과도한 자외선 차단 크림 사용도 하나의 원인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외에도 불균형한 식생활을 통해서도 비타민 D 결핍이 발생할 수 있어, 비타민 D 강화 음식인 우유, 시리얼, 등푸른 생선 및 생선 간에서 추출한 기름, 버섯 등을 섭취해 이를 보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편, 이번 연구는 2012년 1월 미국 의학전문지 임상내분비학&대사 저널(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 Metabolism)에 게재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