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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감 키우는 금연 캠페인 … 해법 없나

[기타] | 발행시간: 2014.08.24일 04:10

지난해 미국 연방 항소법원은 FDA의 담뱃갑 경고그림 인쇄 의무화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결했다.

담뱃갑에 흡연 경고 그림을 삽입하는 내용의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이 이번에는 법제화될 수 있을까. 두 달 전 보건복지부는 이 개정안을 7월에는 입법예고하고 하반기에는 법제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입법예고도 이뤄지지 않았다.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그 이후부턴 쪼그라든 허파와 검게 그을린 치아, 타 들어가는 뇌 사진 등 혐오감을 일으킬 수 있는 그림이 포장지에 박힌다. 앞·뒤·옆면 모두 50% 이상 면적을 차지한다. 일종의 충격요법이다.

담뱃갑 경고 그림은 대표적인 비(非)가격정책으로 현재 55개 나라에서 도입하고 있다. 담뱃세를 올리는 것 다음으로 효과가 좋다는 말도 있다. 2002년에 경고 그림을 도입한 브라질에서는 성인의 67%가 “금연 동기가 강화됐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금연 상담 문의도 4배 가까이 올랐다고 했다. 이경은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장은 “우리나라는 2005년 이미 담배규제기본협약(FTCT)을 비준한 나라다. 당연히 빠르게 시행해야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반론도 있다. 부가 산업만 발전할 거라는 주장이다. 대표적으로 스마트폰 케이스와 같은 ‘담뱃갑 케이스’가 불티나게 팔릴거라고들 한다. 애연가 커뮤니티인 ‘아이러브 스모킹’ 운영자 이연익씨는 “대부분의 흡연자들은 잠자는 시간 빼곤 하루 종일 담배를 가지고 다니는데 경고 그림 보는 게 기분이 좋을 리 있겠느냐”며 “사진을 끼우거나 케이스를 씌워 경고 그림을 사실상 소용없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담뱃갑 경고그림 때문에 담배케이스 산업이 커질 거라는 주장이 나온다.

흡연자에게 수치심을 준다는 주장도 있다. 인권의 문제라는 것이다. 한국담배소비자협회 최비오 부장은 “담뱃갑 그림을 본 비흡연자들은 ‘담배도 끊을 줄 모르는 의지 약한 사람’으로 흡연자들을 인식할 것”이라며 “담배가 몸에 좋지 않은 건 인정하지만, 담배 소비자들을 억지로 불편하게 해가며 흡연율을 떨어뜨리려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악마의 인쇄’라고도 불리는 담뱃갑 그림이 비흡연자에게까지 시각적 폭력을 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충격을 주거나 가격을 올리거나 무조건 못 피우게 하는 방식으로 금연시키기 보다는, 팔꿈치로 슬쩍 찔러 금연을 하게끔 하는 ‘넛지 전략(Nudge·사람들을 자연스럽게 원하는 방향으로 이끄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온다. 담뱃세 인상은 세수확보를 위한 꼼수로 언급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금연구역 확대가 통행구역 흡연으로 이어졌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실제 전자담배 판매율이 상승세를 타는 등 담배 대체재를 찾는 움직임도 늘고 있지만, 현재 마련된 금연 시스템은 이 흐름을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연익씨는 “정부는 흡연자를 죄인 취급하고 사회적 경멸 대상으로 만들 게 아니라, 담뱃값에서 걷은 세금을 흡연자 건강검진 지원에 써서 스스로 몸 상태를 자각하게 하는 등 궁극적으로 흡연율을 줄여나갈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담배에 직접 메스를 대는 것보다 우회적으로 금연을 독려할 수 있는 영리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유재연 기자 queen@joongang.co.kr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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