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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대한민국대사관 권영세 대사 이임사

[온바오] | 발행시간: 2015.03.13일 23:08



존경하고 사랑하는 재중국 국민 여러분,

박근혜 정부의 초대 주중국대사로 1년 10개월을 보내고, 이제 떠나게 되었습니다. 재임기간을 되돌아보면서 스스로 평가하자면, 한마디로 저는 "행복한 대사"였습니다. 이는 한중 관계가 어느 때보다 좋은 시기에 근무할 수 있었던 '행운'도 있었지만, 또한 재중국 우리 국민 여러분들이 한마음, 한 뜻으로 저를 성원해 주신 덕분이기도 합니다.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22개월간의 길지도 짧지도 않은 재임기간입니다만, 매순간 대중 외교의 최일선에서 한중 관계의 새로운 20년을 열어가는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하고 매진해온 것으로 기억됩니다. 다행히도 제가 재임하는 동안 양국관계의 많은 분야에서 다양한 진전이 있었고, 여기에 일조했다는 데 큰 보람을 느낍니다.

우선 재임기간중 한중 정상간 상호 국빈방문을 포함해 3차례의 한중 정상회담을 직접 준비했던 것은 참으로 뜻깊은 일이었습니다. 재임 1년차 박근혜 대통령님의 국빈 방중에 이어 작년 시진핑 주석께서 한국을 국빈 방문하는 등, 양국 정상간 상호 우정과 신뢰를 바탕으로 전략적 소통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지금 한중 관계는 1992년 수교 이래 최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이제 명실상부한‘政熱經熱'의 관계가 되었습니다. 한중 양국은 이제 서로가 민감하게 여기는 북한, 북핵, 통일문제를 포함하여, 역사, 탈북민, 서해어업질서 문제 등과 관련해서도 솔직하고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호 신뢰와 우의를 바탕으로, 중국정부는 우리의 요청을 반영하여 충칭에 광복군 총사령부 청사를 복원하기로 결정했고, 하얼빈에 안중근 기념관을 개설하였으며, 시안에는 광복군 표지석을 설치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양국은 중국군 유해 송환을 통해, 과거의 앙금을 미래지향적으로 승화시켜 나가면서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열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도 한중관계는 보다 심화되었습니다. 한중 양국은 FTA 정식 체결을 눈앞에 두고 있고, 양국간 상호 교역액은 금년중 3천억 불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위안화-원화 직거래도 작년말부터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FTA가 발효되면, 한중 경제협력관계는 한 단계 더 높이 도약할 것입니다.

한중 양국민간 인적교류도 급속히 증가하여 작년에 1,00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이러한 국민간 교류는 세계적으로도 찾아 보기 힘든 수치일 것입니다. 양국 정부는 상호 왕래를 더욱 편리하게 하고자 외교관·공무여권 비자면제를 시행하고 있고, 비자 발급 및 출입국 절차 간소화도 지속 추진해 나가고 있으며, 오랜 현안이었던 한중 영사협정도 체결하여 곧 발효를 앞두고 있습니다.

양국간 인적교류는 질적인 측면에서도 발전하고 있습니다. 인문교류와 공공외교 확대를 통해 양국 국민간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이 더욱 넓어짐으로써 진정한 이웃이 될 수 있는 토대를 더욱 튼튼히 하였습니다.

한중관계의 미래는 앞으로 더욱 밝다고 봅니다. 지리적 인접성, 문화적 유사성 등을 차치하더라도, 평화와 공동 발전을 추구하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서 한중관계의 발전은 필연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미래의 주중대사들도 저와 같이 '행복한 대사'가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재중국 국민 여러분,

이제 귀국을 앞두고, 저의 재임기간 동안 일관된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신 재중 교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이국땅의 여러 가지 어려운 환경에서도 성실하고 의연하게 살아가시는 우리 교민들의 모습에 진심어린 경의를 표합니다. 수교 이래 비약적으로 성장한 우리 교민사회가 지난 20년간 한중 관계의 건실한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해 주신 것처럼 앞으로도 양국간 호혜 협력 증진을 촉진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 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예기(禮記)"에‘같은 문을 드나들었을 때 붕(同門曰朋)’이라 하고‘뜻을 같이 했을 때 우(同志曰友)’라고 했듯이, 친구(朋友)란 물리적 왕래와 더불어 심리적 신뢰가 있는 사이를 의미합니다. 2년전 시진핑 주석이 박대통령님의 방중을 두고 "오랜 친구(老朋友)"의 방중이라고 부른 것은 이제 한중관계가 물리적 교류의 확대를 넘어 명실상부하게 뜻을 함께 하는 화합의 관계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우정은 새로 만드는 것 만큼이나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중 양국은 서로 "老朋友"라고 부르는 호칭에 걸맞게, 든든한 신뢰와 긴밀한 소통을 기반으로 변화무쌍한 국제정세에 함께 대응해 나가며 지난 20여년간 쌓아온 우정을 한층 더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저는 비록 주중대사직을 떠나지만 "老朋友"인 여러분들과 힘을 합쳐, 한중관계를 진정한 "朋友" 관계로 발전시키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그 동안 저를 지원하고 성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거듭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여러분과 한중관계의 앞날에 무궁한 발전이 있기를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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