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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미래를 위한 김정은의 선택

[기타] | 발행시간: 2015.07.30일 13:37



김 열 수 성신여대 국제정치학 교수

2009년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핵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적들’에게도 손을 내밀겠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적들’이었던 쿠바・이란・북한에게 손을 내밀기 시작했다. 그가 적시한 ‘적들’ 중에 쿠바는 오랫동안 미국과 등을 지고 있었고 나머지 두 나라는 핵무기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었다.

민주국가의 상징이었던 미국은 자신의 앞마당에 해당되는 쿠바에서 1959년 피델 카스트로가 공산주의 혁명을 성공시키자 1961년 외교관계를 단절했다. 그 이후 쿠바는 소련의 지원을 받는 공산주의 최전선 국가로서 미국과 적대관계를 형성해 왔다. 탈냉전이 되고 장기 독재자의 권력이 동생인 라울 카스트로에게 넘어갔어도 그 적대관계는 바뀌지 않았다. 그런데 오바마 대통령이 손을 내밀자 라울 카스트로가 등을 돌려 호응하기 시작했다. 지난 2년여 동안 두 정상은 각종 회의에서 악수를 했고, 관계 정상화를 선언했으며, 쿠바는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되었다. 7월 20일, 드디어 양국은 국교 단절 54년 만에 대사관을 재개설했다. 아바나 시민들이 성조기와 쿠바 국기를 흔들면서 환호했다. 이로써 쿠바 국민들은 긴 터널을 지나 희망의 새날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1979년 이란에서 호메이니 지도하의 이슬람 혁명이 성공하자 팔레비 국왕은 미국으로 망명했다. 이란의 혁명 정부가 국왕의 신병 인도를 요구했으나 미국은 거절했다. 그러자 이란 대학생들이 미 대사관을 점거하여 63명의 대사관 직원을 인질로 삼았다. 당시 카터 미 대통령이 인질구출 작전을 펼쳤으나 실패했고 억류된 인질들은 444일 만에 석방되었다. 이로써 미국과 이란은 ‘철천지 원수’ 관계가 되었다. 1980년에 시작된 8년간의 이란-이라크 전쟁에서 미국이 이라크를 지원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2002년 이란 반정부 단체가 이란 중부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폭로하자 미국과 이란 관계는 더욱 나빠졌다. 2006년부터 무려 7차례에 걸쳐 대(對)이란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안이 통과되었다. 이와 별도로 미국은 최고 수위의 경제제재를 발표함과 동시에 이란 혁명 수비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했다. 2013년 이란의 하산 로하니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이란 핵문제를 타결하기 위한 안보리 상임이사국(P5)과 독일, 그리고 이란이 참여하는 P5+1+1 회담이 개시되었다. 7월 14일, 드디어 21개월 만에 이란 핵협상이 타결되었다. 핵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지자 테헤란 시민들이 성조기와 이란 국기를 흔들면서 지지를 표했다. 이란이 이슬람 혁명이 일어난 지 무려 36년 만에 국제사회로 복귀하는 감격적인 장면이었다.

이제 남은 것은 북한 뿐이다. 사실 미국은 북한에게 제일 먼저 손을 내밀어 2012년에 2.29합의까지 했다. 그러나 북한은 잉크도 채 마르기 전인 2012년 4월 인공위성을 가장한 대포동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스스로 신뢰를 무너뜨렸다. 북한은 그 후에도 2012년 12월 은하 3호 발사, 2013년 2월 제3차 핵실험, 2015년 5월 SLBM 사출 시험 등을 단행했다. 두 번 속지 않겠다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인식은 적극적 관여보다는 전략적 인내로 바뀌었다. 북한은 미국의 ‘적대시’ 정책 때문에 핵무기를 포기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미국의 정책은 국제규범에 의한 것 일뿐 적대시도 아니다. 사실 북한에 대해서는 테러지원국도 해제했다. 오히려 이란에 대한 제재가 더 가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란은 미래를 선택했다. 결국 핵심은 윈-윈 할 수 있다는 지도자의 신념과 이에 따른 결단인 것이다.

쿠바는 54년 만에 그리고 이란은 36년 만에 국제사회에 복귀했다. 6.25전쟁이 발발한지도 65년이 흘렀고 이제 며칠 있으면 광복 70주년이다. 김정은도 라울 카스트로와 하산 로하니 처럼 북한의 미래와 한민족의 미래를 선택하는 결단을 촉구한다. 북핵 관련 아무 조건없는 탐색적 대화(exploratory talks)에도 응하고 아무 조건없는 남북 회담에도 응하길 바란다. 그 시기는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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