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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만이 ‘괴도 수만’이 되는 날이 오다니

[기타] | 발행시간: 2015.11.09일 09:03

사진. 김희철 인스타그램

“훔쳐가요 훔쳐가요 훔쳐가요 훔쳐가요 괴도 수만찡~♡” 지난 10월 29일, 슈퍼주니어의 김희철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SM 엔터테인먼트(이하 SM) 이수만 회장과 함께 찍은 사진을 업로드하며 샤이니 태민의 ‘괴도’ 후렴구를 인용했다. 이날, 할로윈을 앞두고 진행된 창립 20주년 파티 ‘SM타운 원더랜드 2015’에 망토와 복면 차림으로 등장한 이수만의 의미심장한 미소는 19만 명이 ‘좋아한’ 게시물이 되었고, ‘괴도 수만’이라는 애칭과 함께 SNS를 통해 퍼져나갔다.

사실 ‘괴도 수만’의 활약은 하루 이틀 사이의 일이 아니다. 무릇 괴도란 무언가를 훔치지만 바로 그 훔치는 행위에 의해 사랑받고, 자신만의 훔치는 비결을 가지고 있으며, 언제 무엇을 훔칠지 예고한 뒤 찾아오는 존재가 아닌가. 지난 20년간 무수한 SM 아이돌 팬들의 잔고를 앗아갔고, 자신이 CT(Culture Technology)라 칭하는 ‘원천기술’로 육성한 스타들을 통해 그들의 마음을 빼앗았으며, 치밀한 프로모션으로 몇 월 며칠 너의 지갑을 열 것이라고 친절히 예보했던 이 괴도는 오랫동안 우리 곁에서 암약해왔던 것이다.

“SM: 돈이 최고, YG: 우리 애들이 최고, JYP: 내가 최고”, 한국 아이돌 시장의 ‘BIG 3’로 불리는 세 기획사에 대한 이 유명한 농담은 각 회사의 성격뿐 아니라 창립자인 이수만, 양현석, 박진영이 대중에게 어떤 이미지로 받아들여지는지 간결하게 요약한다. 1세대 아이돌 시절, 십 대 팬들이 주를 이루는 시장을 선점한 이수만은 ‘어린 학생들의 코 묻은 돈을 갈취한다’는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고, H.O.T를 둘러싸고 불거진 불공정 계약 논란 이후 ‘돈수만’이라는 비난 섞인 별명은 줄곧 그를 따라다녔다. DNA 목걸이부터 보드게임까지 아이돌로 구현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종류의 굿즈를 판매하고 앨범을 A, B 버전으로 발매하는 등 빠져나갈 틈 없이 돈을 쓰게 만드는 SM의 마케팅은 20년에 걸쳐 더욱 철저해졌다. 그러나 SM의 취향을 따라 ‘육성된’ 팬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경제력을 지닌 성인이 되었고, 다음 세대의 아이돌과 함께 새롭게 유입된 팬들 역시 이 거대한 소비 집단에 합류해 계속 지갑을 연다.



중요한 것은 “통장을 바칠게요!”라는 이들의 즐거운 비명 혹은 다짐이 단지 대상에 대한 의리나 충성심에 의한 것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SM이라는 브랜드가 제공하는 문화 상품의 퀄리티에 대한 일정 이상의 신뢰를 구축하고, 끊임없이 ‘사고 싶은’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은 기획의 힘이다. 그리고 양현석이나 박진영에 비해 매스컴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지만 EXO에 대한 스토리를 직접 만들고 소녀시대의 무대 콘셉트에 대해 제안하며 샤이니의 가사를 확인하는 이수만은 여전히 많은 기획의 최초 발의자이자 최종 결정권자다. 아이러니하게도 2000년대 초반 그가 횡령 혐의로 자리를 비운 얼마의 기간 동안 SM에서 데뷔한 여러 아이돌이 단 한 팀도 성공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결과적으로 이수만의 가치를 증명했다. 비록 그가 무엇보다 수익을 중요하게 여기는 ‘냉혹한’ 경영자임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의 커리어를 최대치로 끌어올리거나 연장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기획자임을 지켜봐 온 소비자라면 좋든 싫든 이수만을 믿고 기대를 걸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2015년 SM의 성적표는 그런 면에서 흥미롭다. 지난해 EXO의 크리스와 루한에 이어 올해는 타오가 탈퇴를 선언했고, 소녀시대의 제시카와 f(x)의 설리 역시 팀을 떠났다. 그러나 1집에 이어 다시 100만 장을 넘는 앨범 판매고를 기록한 EXO는 11월 도쿄 돔 공연을 앞두고 있고, 다소 주춤하던 소녀시대는 차트를 ‘역주행’하는 저력을 발휘했으며, 4인조로 재편성된 f(x)는 음원과 음반 판매에서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과거 H.O.T의 팬들에게 이수만이 절대악에 가까운 존재였다면, 동방신기의 분열 국면에 이르러서는 각자 지지하는 쪽에 따라 입장이 갈렸고, EXO의 팬들이 콘서트 장에서 이수만을 향해 “아버지! 아버지!”를 장난스럽게 연호하게 된 것은 점점 치열해지는 업계에서 이 애증의 제작자에 대한 관점의 변화를 보여준다. 그렇게 ‘돈수만’에서 ‘아버지’, 그리고 ‘괴도 수만’까지 온 이수만은 앞으로도 계속 훔치면서 사랑까지 받을 수 있을까. 아무리 애를 써도 SM의 손아귀를 벗어날 수 없음을 실감하는 누군가에겐 이 가사가 하나의 암시처럼 들릴 수 있겠다. “넌 철저해 나 아니면 절대 너를 못 당해 난 담을 넘고 철벽같은 너의 맘을 열어.”(‘괴도’)

글. 최지은

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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