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칼럼 > 칼럼
  • 작게
  • 원본
  • 크게

상하이 교민사회 논란 "미워도 우리 교민, 우리 공관"

[온바오] | 발행시간: 2016.07.28일 21:57

◇ 2012년 말 베이징한국총영사관 맹훈재 전 경찰영사가 펴낸 '안전수첩'

상하이 교민사회가 상하이총영사관의 사건 대처에 대한 불만의 원성이 높다. 인터넷 상하이 교민 커뮤니티인 '두레마을'에서는 현지 교민이 총영사관 불만사항에 관한 게시글을 올렸다.

게시글에는 최근 자신이 처했던 위급한 상황과 총영사관에 도움을 청하고 경험한 사실을 비교적 상세하게 정리돼 있다.

이같은 게시글에 대한 현지 교민들은 하나 같이 총영사관에 대한 불만 댓글을 달며 원성과 비난을 쏟아냈다.

상하이 교민사회의 파장이 커지자, 상하이총영사관의 사건 담당 관계자 역시 해명의 게시글을 익명으로 올렸다.

게시글 내용은 해당 사건에 대해서 업무 매뉴얼 대로 정상 처리했다는 해명을, 사실에 근거해서 정리한 것이었다.

교민도, 영사도 사실에 근거해서 차분하게 당시 상황과 생각, 심정을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말하고 있다. 위급한 상황에 처했던 교민의 심정도 이해가 되고 담당 영사의 대처도 탓할만한 사실이 발견되지 않는다.

그런데 교민들의 영사업무에 대한 불만이 해소된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매뉴얼 대로 '정상' 처리한 담당 영사의 게시글에 원성의 목소리는 더 커진 것 같다. 상황이 이쯤되면 담당 영사 역시 억울한 심정을 가질 수도 있을게다. 그리고 담당 영사는 스스로 서운한 감정, 자기 업무에 대한 회의감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말은 많은데, 여전히 교민도, 담당영사도 억울하고 답답한 심정은 해소되지 않았다. 왜 이렇게 상황은 악화만 되고 모두에게 마음의 상처를 만드는 것일까?

소통의 문제이다.

몇년전 지인이 베이징 현지 사우나에서 핸드폰과 함께 옷까지 도둑을 맞았다. 전화를 받고 옷을 들고 가서보니 웃지못할 황당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급한 마음에 경찰 영사에게 전화를 해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물어봤다. 이 과정에서 우리 공관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음을 알게 됐다. 실제 할 수 있는 일은 사건 대처 방법을 알려주거나 해당 파출소에 한국 공관이 협조를 요청해서 적극 대처할 수 있게 하는 정도이다.

이번 상하이총영사관의 담당 영사 역시 한국 공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고 볼 수 있다. 현장에 직접 방문까지 했으니 적극적 대처를 했다고 평가할 수도 있다.

그런데 오히려 해당 교민은 불만을 넘어서 마음의 상처를 받은 것 같다. 그 불만의 원인은 위급한 상황에서 우리 공관을 찾았지만 믿을만한 대상이 아니었다는 서운한 감정이다. 우리 공관이라는 믿음에 따라 찾았는데 '내편'이 아니었다는 느낌을 받았으며 이에 대한 답답한 심정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현지 교민사회의 상당수 사건은 법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닌 경우가 많다. 그러나 교민들이 받는 심적 불안감은 대단히 커다. 특히 위급한 상황에서 도와줄 사람이 없는 타국에 있다고 생각될 때, 그 불안감은 공포감으로 증폭된다. 이같은 심리적 불안감은 나이가 어릴수록, 남성보다 여성이 더 심각하게 나타난다.

따라서 법적인 문제라기 보다는 소통의 문제, 심리적 문제가 해결의 본질인 경우가 더 많다.

인터넷 게시글에 달린 많은 불만 댓글의 주요 내용은 우리 공관에 대한 불신의 표현이다. 이같은 불신의 뿌리는 영사관과 교민의 소통이 일상적으로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다는 반증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 해외공관의 벽은 여전히 높다.

이번 사건 당담영사가 정상적 대처를 했음을 해명하는 게시글 대신 "나름대로 성실히 대처했는데 부족했던 것 같다. 앞으로 교민들 가까이서 더욱 성실히 임하겠다. 이메일이나 영사관 홈페이지를 통해서 좋은 의견과 지적 부탁드린다"라고 했으면 교민들의 공관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해당 교민을 만났을 때 "총영사관이 현지 공권력을 움직일 힘은 없다. 하지만 걱정마시라. 공관이 관심 갖는 사안이라면 현지인도, 현지 관련 기관도 쉽게 못 본다. 손끝 하나 건들면 공관 차원에서 대처하겠다. 그러니 안심하시라"고 빈말이라도 이런 식으로 위로하고 안정감을 찾을 수 있도록 말했으면, 특별한 행동을 취하지 않았어도 감사의 말을 들었을 것이다.

해결의 본질은 법이나 사실에 있기보다는 심리 상황에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건 당사자의 심리상태에 따라서 상황은 전혀 다르게 펼쳐지기 때문이다.

2012년 베이징총영사관에서 경찰영사로 근무했던 맹훈재 전 영사를 소개하고 싶다. 맹 영사는 '중국생활, 여행 안전수첩'이라는 소책자를 만들었다. 유학생 모임, 교민 모임에 부지런히 뛰어다니며 교민사건을 파악하고 안전 방안을 알려주었다. 그는 영사 근무기간에 파악한 사실과 자료, 노하우를 모아서 귀국하기 전에 '교민안전수첩'을 만들었다.

그는 중국 사회의 사건사고, 범죄유형을 일상적으로 파악하고 교민 안전을 위해서 당부해야 할 사안이 있으면 보도자료를 만들어서 보내고 전화까지 해서 챙길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당시 맹 영사를 보고 공관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기도 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국가는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서 존재한다. 재외국민의 안전과 보호가 해외 주재 대한민국 총영사관 고유의 업무이기도 하다. 심지어 범법 행위를 한 국민도, 대한민국 국민이며 영사관은 보호할 의무가 있다. 우리 나라 헌법에 범법자는 국민으로서의 자격을 상실한다는 말은 없다. 하지만 재외국민은 우리 공관이 국민인 나를 위해서 존재한다는 신뢰를 가질 기회가 거의 없다.

비단 상하이총영사관의 문제라고 할 수 없다. 맹훈재 전 경찰영사와 같이 찾아가는, 소통하는, 예방하는 교민안전 영사업무의 모범사례는 전세계 우리 공관에서도 여전히 특이한 사례이다.

다행이도 별 사고 없이 상하이 교민의 위급한 상황이 일단락 된 것 같다. 상하이는 교민안전을 위한 자치활동이 있는 모범적 교민사회이다. 이번 기회가 교민사회의 신뢰와 관심이 두터워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미워도 우리 교민, 우리 공관 아닌가?



김병묵님 작성

백화림의 천하별곡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100%
10대 0%
20대 0%
30대 50%
40대 0%
50대 0%
60대 50%
70대 0%
여성 0%
10대 0%
20대 0%
30대 0%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네티즌 의견

첫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 관련 태그 기사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영원한 '오빠', 그리고 '가황' 나훈아가 가수 생활 은퇴를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27일, 인천 연수구 송도컴벤션시아에서 나훈아는 데뷔 58년 생활을 마무리하는 단독 공연을 펼쳤다. 그는 이날 "이제 진짜 마이크를 내려놓는다"며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오후 3
1/3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빙설의 꿈, 하나로 잇는 아시아'... 2024년 할빈시조선족중소학생 랑독대회 개최

'빙설의 꿈, 하나로 잇는 아시아'... 2024년 할빈시조선족중소학생 랑독대회 개최

도리조선족학교 초중부 김가영, 소학부 하의연 학생 특등상 아성조중 두사기, 오상시조선족실험소학교 강봉혁 학생 1등상 2025년 제9차동계아시안게임과 할빈빙설문화의 풍채 및 2024년 세계독서의 날을 맞아 최근 할빈시조선민족예술관, 할빈시교육연구원민족교연부,

중국 의학계, 인재 육성∙AI 접목한 교육 강화에 박차

중국 의학계, 인재 육성∙AI 접목한 교육 강화에 박차

"현대의학은 단일 질병에서 동반 질환으로, 질병에 대한 관심에서 건강에 대한 관심으로, 즉각적 효과에서 장기적 효과로, 개체에서 단체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의료 업무는 '질병 치료 중심'에서 '환자 중심'으로, 더 나아가 '사람과 인류 중심'으로 전환돼야 합니다.

중국 로동절 련휴 겨냥, 소비 진작 위한 다양한 활동 전개

중국 로동절 련휴 겨냥, 소비 진작 위한 다양한 활동 전개

지난 21일 하북성 석가장시 정정(正定)현의 한 야시장에 사람들이 북적이는 모습을 드론 사진에 담았다. (사진/신화통신) 중국 정부가 로동절(5월 1일) 련휴를 앞두고 소비 진작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하아동(何亞東)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25일 상무부 정례브리핑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