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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까기]"기억해주세요"…'무한도전', 역사 잊은 이들 울린 한 마디

[기타] | 발행시간: 2016.08.21일 07:01
(서울=뉴스1스타) 장아름 기자 = "기억해주세요. 먼 타지에 있는 이 작은 한인회가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싸웠다는 걸. 이들이 그렇게 싸운 이유는 조국을 사랑했고 동포를 사랑했기 때문입니다." (도산 안창호 막내 아들 안필영)

지난 20일 오후 6시20분 방송된 MBC '무한도전'의 '캘리포니아 LA 특집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LA에서 도산 안창호의 발자취를 따라 코리아타운 명소를 둘러보는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코리아타운 인터체인지부터 남가주 대학교, 한인회관, 코리아타운 우체국,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는 안창호를 기리는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멤버들은 자신들이 지나쳐온 길이 안창호의 흔적이 남아 있을 것이라곤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미국 연방 정부가 명명한 LA 코리아타운 우체국의 정식 명칭이 '도산 안창호 우체국'이라는 사실을 많지 않았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었다.

멤버들은 대한인국민회를 방문했고, 그곳에서 뜻밖의 사람을 만났다. 그는 안창호의 3남2녀 중 막내 아들인 96세의 안필영이었다. 안필영은 "빼앗긴 조국을 찾기 위해 노력한 분들을 잊지 않고 찾아와줘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고, 아버지의 얼굴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는 사연도 함께 덧붙였다. 안필영이 어머니 뱃속에 있을 당시 안창호는 임시정부 활동을 위해 상하이로 떠났고 상하이에서 돌아오는 길에 체포됐기 때문에 아들의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다. 빈 아버지의 자리를 한국 최초의 할리우드 진출 배우이자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이름이 새겨진 큰 형 안필립이 대신했다.



'무한도전'이 도산 안창호 막내 아들 안필영과 만났다. © News1star / MBC '무한도전' 캡처

안필영은 어머니로부터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 그는 "어머니가 항상 말씀하셨다. 아버지가 왜, 무엇을 위해 싸우는지. 우리가 그런 아버지를 따라야 한다고"라며 "안필립 형은 내게 아버지였다. 그리고 언제나 아버지를 사랑했다. 아버지가 '나는 내 나라를 위해서 일해야 한다. 가족을 돌보는 건 네 몫'이라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아버지는 내 식구를 돌보지 못한 것이 마음 속 큰 죄라고 생각하셨다. 난 나의 어머니도 존경한다. 한 번도 불만에 대해 이야기하시지 않으시고 늘 헌신하고 희생하셨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또 안필영은 평생 단 한 번도 얼굴을 보지 못한 아버지를 향해 "아버지"라고 한국어로 운을 떼며 "당신을 존경합니다. 아버지의 업적도, 용기도 존경한다"고 진심을 털어놨고, 시청자들에게 먼 타지에서 작은 한인회가 사랑하는 조국과 동포를 위해 싸웠다는 사실을 기억해달라고 당부했다. 실제로 지난 1910년 미주 한인들이 만든 독립운동단체 대한인국회는 조국을 되찾기 위해 독립 자금을 지원했고, 생계 유지가 어렵고 갖은 멸시와 차별을 견뎌내야 하는 상황 속에서도 한화 약 5억원에 해당되는 3만600달러를 전달했다. 이는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에 큰 기여를 했다.

이후 멤버들은 안창호의 장녀 안수산의 아들이자 안창호의 외손자인 필립 안 커디와 만남을 가졌다. 안수산은 '이름 없는 여성 독립운동가'로 불리는 인물로, 아버지의 독립운동을 보며 애국심을 키웠고 2차 세계 대전 당시 일본에 맞서기 위해 미 해군 장교로 자원입대해 첫 여성 포격술 장교 자리에 까지 올랐다. 이후엔 국가안보국 핵심 비밀 정보 요원으로도 활약했다. 커디의 집은 마치 박물관처럼 안창호의 유품이 남아 있었다. 안창호의 아내인 이혜련 여사가 직접 만든 100년 된 흥사단기와 거대한 태극기, 동포들의 만세 행진 당시 함께 했던 깃발 등이 눈길을 끌었다.

커디가 들려준 안창호의 이야기는 많은 이들이 몰랐던 사실이었다. 안창호는 일제의 탄압이 거세지자 해외에서 활동을 이어갔고 동포들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향했다. 수개월씩 증기선을 타며 태평양과 대서양을 넘나들었고 한인들을 연결해 독립운동의 불씨를 이어갔다. 당시 안창호가 사용했던 여권에 따르면 총 이동거리는 4만km였고, 37년간 12개국 120여개 도시를 다니며 독립을 위해 힘썼다. 일본인들의 눈과 감시를 피해 다니느라 간소하게 챙길 수밖에 없었던 낡은 여행 가방도 멤버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무한도전' 멤버들이 안창호의 외손자와도 만남을 가졌다. © News1star / MBC '무한도전' 캡처

안창호가 처음 미국에 간 이유는 교육제도를 공부하기 위해서였다. 지난 1902년 결혼식 다음날 구국 운동을 위해 미국으로 향했다. 이후 샌프란시스코에서 한국인 인삼 상인 둘이 상권 영역 때문에 싸우는 모습을 보고 협회를 조직하기로 결심하고 한인친목회도 결성했다. 그때는 1903년 안창호의 나이 26세였다. 안창호는 한인들의 입지를 세우고자 노력했고, 한인들을 향한 일제의 왜곡된 선전에 맞서 실력을 양성하려 노력하기도 했다. 안창호가 양복을 입고 오렌지를 땄던 이유는 한국인의 좋은 모습만을 보여주고 조국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품위를 유지하려 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도산 안창호는 우리 민족의 자긍심을 일깨우고 고취시켜주던 리더였다. 커디는 "안창호의 삶에는 오직 대한민국의 독립만 있었다. 우리 기억 속에 그는 가장 순수한 애국자고, 누구보다 대한민국을 사랑한 분으로 남을 것"이라며 "하지만 그것이 꼭 슬프지만은 않다. 지금도 사상과 삶을 이어가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도산의 삶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또 "그는 양반이 아니었다. 가난한 농부였고 아버지도 없었다. 조국을 사랑하는 마음이 그를 훌륭한 사람으로 만들었다"고 도산 안창호가 순수한 애국자로 기억되길 바랐다.

안필영과 커디 모두 독립을 위해 싸웠던 안창호를 비롯한 많은 이들을 기억해주길 바랐다. 아직도 청산하지 못한 우리의 아픈 역사가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상황에서 두 사람의 당부의 말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렸다. "역사에 다소 관용하는 것은 관용이 아니요 무책임이니, 관용하는 자가 잘못하는 자 보다 더 죄"라는 안창호의 말이 더 가슴 아프게 다가오고 있는 이유다. 역사 교육이 중시되지 않고 있는 현실 역시 더욱 심각하게 다가왔다. 멤버들은 연신 "죄송하다", "몰랐다"는 말을 전했고 이는 역사를 잊은 많은 이들이 반성했던 부분이었던 만큼, 더욱 의미 있는 특집으로 남았다.

aluem_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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