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수송차 강도 피의자 검거지난 7일 오후 중국 랴오닝성 잉커우시에서 발생한 현금수송차량 강도사건 용의자를 체포하기 위해 경찰차량들이 출동한 모습. [중국 선양완바오(瀋陽晩報) 캡처]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중국에서 빚에 찌든 현금수송차량 운전기사가 자신의 차량에서 현금을 탈취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8일 중국 언론매체들에 따르면 7일 오후 1시께(현지시간) 랴오닝(遼寧)성 잉커우(營口)시에서 농업은행 현금수송차량에서 현금이 탈취당하는 사건이 났는데, 범인은 바로 그 차량의 운전기사인 리쉬이(李緖義·35)였다.
그는 당일 다른 수송원 3명과 함께 평소와 다름없이 현금인출기 등에 돈을 입금하다가 다스차오(大石橋) 부근에서 차를 세우더니 돌연 사제권총을 꺼내 들고 수송원들을 협박해 차 안에 있던 현금 600만 위안(약 9억8천300만원)을 빼앗았다.
그러고 나서 그는 동료 3명을 내리게 하고 현금수송차를 몰고 달아났다.
이에 신고를 받은 경찰은 탈취 사건이 일어난 장소 부근의 폐쇄회로(CC)TV 카메라를 확인해 해당 차 동선을 파악하고 주변 인물을 조사한 끝에 리 씨가 동생의 아파트에 은신한 것을 확인하고 같은 날 오후 9시40분께 특수경찰 100여 명이 출동해 리 씨를 체포했다.
중국 현금 수송차량 강도사건 피의자 검거지난 7일 중국 잉커우시에서 발생한 은행 현금수송차량 강도사건 피의자 리 씨가 경찰에 검거됐다. [인민일보 캡처]
검거될 당시 리씨는 근무복을 사복으로 갈아입고 택시를 불러 나가려던 참이었다.
경찰은 은신했던 아파트 안에서 리 씨가 탈취한 600만 위안을 전액 회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에서 리 씨는 "3년 전 한 부동산개발회사로부터 집을 매입하면서 47만여 위안(약 7천700만원)의 빚을 졌다"며 "이를 갚으라는 독촉에 시달리면서 고소까지 당해 범행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리쉬이의 이런 범행 직후 중국 인터넷 포털과 SNS에는 "4명의 강도가 현금수송차를 탈취했고 차량에 3천500만 위안(약 57억3천만원)이 실렸다"는 보도가 올랐으나, 이는 사실과는 다른 내용이었다.
이에 아이디 'XIFENGHUA'인 누리꾼은 "사제총과 현금수송차량 강도라니 마치 영화같은 일이다", 'KUNGPAI' 누리꾼은 "범죄를 저지른 것은 잘못이지만 빚독촉에 시달린 점은 안타깝다"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이어 웨이보 등 SNS에 피의자 리 씨가 체포될 때 경찰이 출동하는 모습 등 인근 주민들이 찍은 사진들이 잇달아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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