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자료 있다면 공개해야"
박근혜의 입 이정현 역공 … 박지원 "대선후보, 혹독한 검증 거쳐야"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씨와의 접촉설이 여야 정치공방으로 확산되고 있다.
여당에선 이번엔 '박근혜의 입' 이정현 의원이 입을 열었다. 박지원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연일 언론인터뷰를 통해 "박태규씨가 수차례 박 전 비대위원장을 만났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맞서고 있다.
여야 공방이 확산되는 이유는 저축은행 사태가 갖는 파괴력 때문이다. 저축은행 사태는 서민 푼돈을 가진 자들이 부정축재에 이용했다는 점 때문에 '권력형 부패' 가운데도 악질적 행위로 인식돼 있다. 이 때문에 진실이 밝혀질 경우 여야 유력 정치인 둘 가운데 한명은 상당한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모두발언하는 이한구 원내대표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홍찬성 기자>
◆새누리, 대선 앞둔 네거티브로 인식 = 이정현 의원은 24일 "이는 전형적인 '박지원식 네거티브'"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전형적인 '아니면 말고식' 정치공세"라고 규정했다. 이 의원은 박지원 비대위원장에 대해 "증거가 있다면 즉시 관련자료를 공개하면 될 것인데 왜 뜸을 들이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오죽했으면 박근혜 전 위원장이 고소까지 했겠느냐"면서 "해도 너무한다"며 박지원 비대위원장을 겨냥했다.
이 의원은 "박지원 위원장이 갖고 있다는 증거를 공개하지 않는다면 국민은 민주당을 거짓말만 일삼는 형편없는 집단으로 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박 전 위원장의 고소에 박지원 비대위원장이 "흥미진진한 일이 벌어지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 데 대해서도 "뒷골목 세계에서나 통용되는 깐죽거림은 정치가 아니라 장난"이라고 쏘아붙였다.
김영우 새누리당 대변인도 사견임을 전제로 "박지원 원내대표는 우리 정치문화를 저급한 수준으로 끌어내리지 않기를 바란다"며 "증거나 물증이 있으면 있는 그대로 밝혀야지, 정치적으로 활용할 생각만으로 무책임하게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올바른 정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근혜 전 위원장이 제1 야당의 대표(대행)를 상대로 검찰 고소라는 초강수를 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대선을 앞두고 지속적으로 불거질 야당의 네거티브 공격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중이 반영됐다는 관측이다.
◆물러서지 않는 박지원 위원장 = 이에 대해 박지원 비대위원장도 물러날 기세가 아니다. 잘만하면 이른바 '박근혜 대세론'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계산도 없지 않다. 새누리당의 '증거 즉시 공개' 요구에 대해 즉답을 피하는 이면엔 대선까지 남은 7개월여동안 충분히 '숙성'시켜 활용하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는 관측이다.
박 비대위원장은 언론인터뷰에서 "대선후보는 국민들로부터, 상대 당으로부터 혹독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면서 "이걸 마치 자기 성을 쌓는데 누구도 침범하지 말라는 식의 공갈식 발언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박지원 비대위원장이 '박태규 접촉설'을 제기한 것은 삼화저축은행 사태를 박근혜 전 위원장과 연결하기 위한 정지 작업 성격이 강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초 저축은행사태의 신호탄이 된 삼화저축은행 영업정지 당시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회장과 박 전 위원장의 동생인 박지만씨가 상당한 친분을 유지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됐다. 당시 야권은 신 회장이 박씨를 고리로 정·관계에 구명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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