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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파제 낚시 70대 노인, 순식간에 챈 파도

[기타] | 발행시간: 2012.06.02일 10:14
#지난 2009년 5월 어느 제주 해안 방파제. 박기수씨(가명, 75세)는 아침 일찍부터 낚시도구를 챙겨 방파제에 자리를 잡았다. 평소 방파제 안쪽 물결이 잔잔하고 평평한 곳에서 낚시를 했지만 며칠 전 같은 동네 김 노인이 방파제 바깥 쪽 삼발이에서 30cm가 넘는 감성돔을 잡았다던 말이 생각난 것.

감성돔을 잡아 아들 내외와 손자들을 불러 싱싱한 회를 떠 주리라 욕심이 났다. 박 노인은 낚시 도구를 어깨에 짊어지고 조심조심 바깥쪽으로 나갔다. 오랜만에 삼발이를 뛰어 건너려고 보니 다리가 후덜거렸다.

시간이 지나면서 차차 바람이 거세지고 파도가 높아졌다. 삼발이를 때리는 파도 물방울에 바지가 많이 젖었다. 갑자기 심한 바람이 불더니 머리에 쓴 모자가 날아가 버렸다. 안되겠다 싶어 낚시대를 거두고 돌아갈 채비를 하던 순간 예상치 못한 큰 파도가 박 노인을 덮쳤다.

파도가 오는 것을 보지 못한 박 노인의 몸이 옆으로 기울며 삼발이 아래 바다로 떨어졌다. 떨어지면서 삼발이에 머리를 부딪힌 그는 의식을 잃었다. 근처 낚시꾼들이 달려와 박 노인을 건져 올렸을 때는 이미 숨을 거둔 후였다.

야외 레저 활동 중 안전사고는 빈번하게 발생한다. 대표 레저 활동 중의 하나인 낚시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고 있다. 하지만 해마다 수십 명의 인명이 바다낚시 사고로 희생되는 등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다.

바다낚시 중 특히 위험한 곳은 방파제의 바깥쪽 삼발이와 갯바위. 트라이포트라고 불리는 삼발이이다. 삼발이는 방파제의 본체를 파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겹겹이 설치한 콘크리트 구조물인데 낚시꾼들이 자주 가는 곳이다. 하지만 이곳은 파도와 바람이 거세 낚시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이 아닌 경우에 위험하다.

더욱이 노인이나 어린이는 거센 바람이나 파도에 휩쓸려서 떨어지기 십상이다. 물에 젖거나 해조류가 낀 곳은 미끄러워 낙상의 위험이 높다. 파도가 거세고 경사가 급한 갯바위에서도 실족이나 파도에 휩쓸리는 사고 역시 자주 발생한다.

또 물고기가 많이 잡힐 거라 생각하고 몸을 가누기가 힘든 좁은 공간까지 나가 낚시를 하다가 위험을 자초할 수 있다. 낚시를 하다가 잡은 물고기로 회를 떠서 음주를 하는 경우도 흔한데 삼발이나 가파른 갯바위에서는 위험천만한 행위이다. 음주 상태에서는 위험에 대한 지각능력이나 민첩성이 현저히 떨어져 사고위험이 그 만큼 높아질 수 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바다낚시를 할 때에는 기상 상태를 미리 확인하고 무리하게 위험한 장소로 나가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MTO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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