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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y Football] 축구공이 철책 너머 바다로 빠지면 어쩌지?

[기타] | 발행시간: 2012.06.04일 00:00

[스포탈코리아] 한국 여자들이 제일 싫어하는 이야기가 군대에서 축구하는 이야기라죠? '스포탈코리아'는 오히려 당당하게, 대한민국 군필자 또는 현역 군인들이 하나씩 가지고 있을 법한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참여하시겠습니까? sun@sportalkorea.com으로 재미있는 글을 보내주시면, 채택되신 분에게 소정의 상품(아마 축구화가 아닐까 싶습니다!)을 드리겠습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편집자>

안녕하세요. 제 군대에서 축구찬 이야기를 하나 내놓을까 합니다. 저는 저 멀리 우리나라 땅끝인 강원도 고성에서 군생활을 했습니다. 페바에서 군생활을 하다가 8개월간 전방인 GOP로 나가게 되었는데, 생전에 나라라도 구했는지 다행히 산등성이가 아닌 해안소초에 배치되었습니다. 바다보며 멍 때리다가 혼난 적이 한 두번이 아닙니다.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참 금강산 동해바다 이쁩니다. 정말 하루하루마다 하늘이 그려내는 자연경관의 변화와 아름다움이 이루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 아름다운 바다는 전방 군바리에게는 철책 너머인지라 들어갈 수는 없는 곳이죠. 그저 그림으로 그려진 한 폭의 우아한 수채화 같은 곳일 뿐입니다.

그 해안 철책선 옆에 소대장님의 아이디어로 작은 공터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다들 열심히 나와서 땅도 대충 갈고 삽질도 해서 제법 그럴싸하게 땅이 갖춰졌죠. 소초원들이 대다수 농구보다는 축구를 즐기는 이들이라 자연스럽게 축구장 골대를 어디서 두 개 가져오고 하다보니 제법 그럴싸한 축구장 하나가 만들어졌습니다. 이제 여기서 맹렬히 공과 함께 돌진하는 날만 남았죠.

골대를 가져온 다음 주말에 다른 인근 소초에서 애들도 몇 명 끌어와 무려 '경기'가 진행되었습니다. 뭐 개인기랄거는 없고 수비에 서 있다가 오는 공 앞으로 톡톡 차주는게 취미인 저는 최대한 공을 피해다니며 성난 황소같은 후임들의 돌진을 투우사가 미끄러지듯 하며 경기장을 돌아다녔습니다. 오른쪽 측면으로 피해 아무도 오지 않는 빈 공간에 위치 선정을 하고 있었던 저에게 성난 황소들의 충돌들 속에서 우주의 빈 공간이 열리듯 전혀 예상하지 못한 빠른 패스가 저에게 날아들어왔습니다. 운동화가 아닌 전투화를 신고 있던 저는 동물적인 발재간을 참지 못하고 다리를 들어 올렸고, 순간 공은 제 발을 맞고 '팅'하는 삑사리 소리와 함께 굴절되어 철책을 넘어 저 멀리 바다로 떨어져버렸습니다.

그렇게 돌아오지 못하는 공을 멍하니 바라보며 경기가 종료되었습니다. 페바에서 하던 룰에 장외로 넘어가면 경기가 강제 종료 되는 룰이 포함된 이 축구공 서바이벌 경기는 이후 매주마다 계속되었고, 매주마다 공을 하나씩 날려먹으며 자연스럽게 진행되었습니다. 시간이 많이 지나 '군인아저씨'에서 이젠 정말 배나온 삼십대 아저씨가 되어버린 저를 보며, 이젠 볼 찰 기회가 너무나도 적어졌음에 아쉬움을 느끼고 같이 군생활했던 전우들이 그립기까지 합니다. 가장 공을 많이 바다로 날려보낸 저에게 소대원들이 째려보던 따가운 시선을 소중한 추억으로 새겨놓을 수 있어서 기쁩니다. 같이 땀 흘리던 그들이 너무나도 보고 싶네요.

글=김재원

*김재원 씨는 현재 30대 초반의 직장인으로서 축구보다 야구를 더 좋아하지만 '스포탈코리아'를 매우 사랑한다고 주장한, 특이한 분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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