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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천재 망치지 않는 법

[기타] | 발행시간: 2012.06.04일 14:06
토드 슈미츠는 물이 적성에 맞긴 했지만 그 때문에 장차 큰 영광을 보게 되리란 걸 전혀 짐작하지 못했다. 덴버에 있는 메트로폴리탄 스테이트 컬리지 수영팀 소속 선수였던 그는 졸업 후 2002년부터 콜로라도 소재 한 청소년클럽에서 8살이하 꼬마수영반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가 가르친 첫 “스타피쉬”반에는 미시 프랭클린이라는 7살짜리 새로 온 아이가 있었으니…(맞다, 바로 그 미시 프랭클린이다.) 현재 ‘미사일 미시’로 불리는 17세의 미시는 200미터 배영 부문 세계 챔피언이며 올 여름 런던올림픽 메달 후보다.

올림픽 무대 위 미시 곁에는 전용수영장도 없는 청소년클럽의 수석코치 슈미츠가 있을 것이다. 이 청소년클럽은 덴버에 있는 다섯군데 수영시설을 돌며 빌린 레인에서 훈련을 하고 각종 장비는 슈미츠의 GMC 시에라 픽업트럭에 실어 놓는다.

이렇게 떠돌이 훈련을 받는 제자 가운데 세계 챔피언이 있다는 사실에 대해 슈미츠(33)는 “기차가 왔고 그 기차를 탔고 여행을 즐기는 중”이라며 행운일 뿐이었다고 말한다.하지만 다른 코치들은 감히 그를 행운아라 부르지 않는다. 수영에 재능이 있어 보이는 아이들이 포기하거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수도 없이 많다보니 프랭클린 같은 선수를 키워낸 그가 큰 존경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플로리다대학 수석코치이자 2012년 미국 올림픽 수영팀 감독 그렉 트로이는 “그의 성공에 토를 달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슈미츠의 가장 열렬한 지지자는 아마 프랭클린의 부모일 것이다. 자녀가 운동선수로 대성하는 걸 보기 위해 경제 형편에 맞지도 않는 무리한 노력을 들이는 부모들이 넘쳐나는 시대에 미국 최고의 청소년 수영선수 중 한 명인 딸이 베이비시터 비용보다도 훨씬 싼 시간당 2달러짜리 레인에서 연습할 수 있으니 말이다. 이는 경제력에 상관없이 어떤 아이라도 이런 꿈을 가질 수 있다는 얘기이다.

프랭클린의 부모(아버지는 회사 경영자, 어머니는 의사)에게 딸을 값비싼 프로그램에 넣을 돈이 없어서가 아니다. “왜 그래야 하죠?”라고 재생에너지회사 클린테크 오픈의 CEO인 미시의 아버지 딕 프랭클린은 말했다. “아이가 지금 이대로를 행복해하고 기록도 계속 빨라지는데 말입니다.”

젊고 야망있는 올림픽 선수에게 코치 고르는 일보다 더 중요한 건 없을 것이다. 프랭클린의 부모는 딸을 캘리포니아, 텍사스, 플로리다 등으로 옮겨 다니면서 올림픽 수영선수들을 길러낸 코치들과 훈련하게 하라는 압력을 수년간 받아왔다. (선의에서 그런 것이라며 누가 그런 압력을 주었는지는 말하기를 거절했다.)

하지만 부부는 이미 딸을 위해 이상적인 코치를 찾았다고 믿는다. 바로 슈미츠다. 연봉 7만달러를 받는 그는 매일 아침 5시면 수영장에 도착하고 학기 중에는 거의 항상 저녁 7시에 수영장을 떠난다.코치일을 향한 그의 직업윤리와 열정은 메트로 스테이트에서 선수생활을 하던 시절부터 이미 두드러졌다. 훈련을 마친 후에도 집에 가지 않고 그날의 훈련일지를 작성하고 그 밑에 깔린 철학을 질문했던 것이다. “정말 드문 일이다.” 이제는 없어진 메트로 스테이트 수영팀의 전 코치 앤디 레너는 말했다. “대부분은 훈련을 마치고 나면 저녁 메뉴가 뭔지에만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치로서 슈미츠는 휴식과 놀이 중심 훈련으로 유명하다. 선수들끼리 불화하는 것 만큼 중요하게 신경쓰는 것이 수영장 안팎에서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느냐이다. 훈련 중에 아이들이 너무 지쳐 보이면 훈련을 도중에 끝내고 수중 폴로경기를 시작한다. 미시의 엄마 D.A. 프랭클린은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젊은이다. 아이들과 함께 깔깔대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악도 크게 틀어 놓는다” 말했다.

슈미츠의 선수들은 일주일에 두 번 물에서 나와 핵심 체력과 운동정신을 기르는 데 목적을 둔 체계화된 육상 훈련을 한다. “하루종일 수영장 속의 검은색 선만 보게 되면 너무 지루해진다”는 것.

자세를 교정해야 할 때도 엄격한 과학을 추구하는 다른 코치들과 달리 놀이의 기술을 믿는다. 실제로 가끔씩 아이들에게 깊은 곳에 들어가 수직킥(vertical kicking)을 하도록 한다. 수직킥을 하며 상반신을 물 밖으로 들어올리게 하다보면 비효율적인 킥을 고칠 수가 있기 때문이다.“대부분은 기본적으로 물에서 놀다보면 저절로 되는 훈련이다”고 슈미츠는 말했다. “이런 건 시키지 않아도 아이들이 본능적으로 한다. 놀이를 통해 정신 집중은 물론 몸을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를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콜로라도 스타스 클럽 수영반을 맡기 전 그는 바텐더, 웨이터 일을 하기도 했고 잔디깎는 사업도 운영했었다. 경영학 전공을 살려 전국 레스토랑 체인의 신입 임원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사업적 성공은 수영 코치일보다 매력이 덜 했기에, 대학을 졸업한 1년 후 약 130명의 청소년 회원으로 구성된 콜로라도 스타스가 제의한 8세 이하 수영반 코치일을 수락했다.

슈미츠의 부친 오렐은 아들이 사업을 그만두고 정규직 코치일을 하겠다고 했을 때 놀라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이들과 함께 할 때 토드가 얼마나 즐거워하는지 알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그 사실이 더욱 확실해졌다.”

미시는 처음 클럽의 최연소반인 스타피쉬에 들어왔을 때 스트로크가 썩 훌륭하지 못했고 연습도 별로 열심히 하지 않았다고 한다. 50야드 단거리를 몇 번 하라고 하면 한 번 하고 한 번 빼먹곤 했다.

그러나 1등으로 벽을 찍는 데에는 처음부터 큰 관심을 보였다. 12살 때 미시는 한 대회에서 세 개의 국가기록을 갱신했다. 미시가 청소년반으로 올라가면서 슈미츠도 함께 반을 옮겼고 클럽 이사회는 2008년 그를 수석 코치로 승진시켰다.

대부분의 코치들은 자신의 제자 중에 신동을 발견하면 연습량을 늘려 잠재력을 테스트해 보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슈미츠는 미시 뿐 아니라 어떤 선수의 경우에도 ‘소진’되는 것 만큼 위험한 게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미시가 기록 갱신 행진을 계속해도 슈미츠는 같은 나이대의 재능반 선수들과 똑같이 훈련시켰다. 이것은 페라리 자동차를 가진 사람이 속도 제한을 지키는 것과 같았다.결과적으로 미시는 하루 2시간, 일주일에 5~6일, 하루 평균 4,000~5,000야드 훈련하는 데 그쳤다. 최고의 대학 수영선수 연습량의 절반도 안되는 양이었다. 슈미츠는 여름에도 남들처럼 토요일 아침 훈련을 하지 않았으며 아이들에게 일주일간의 방학을 주기도 했다.

“여름이 끝나는 시점에 가서 아이들이 ‘여름 내내 수영만 했구나’하고 느끼게 되길 결코 바라지 않는다.”

올릭픽 대표 선발을 향해 가는 과정에서도 일주일에 이틀은 쉬게 했다. 최근에는 미시가 훈련을 쉬고 남자친구의 졸업파티에 갈 준비를 하게 해 준 일도 있다. 미시는 슈미츠와 함께 하면서 스트로크를 향상시키는 것 만큼이나 자신의 성공에 중요한 것이 균형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런 접근법은 마이클 펠프스의 코치인 밥 바우만의 강도높은 훈련 철학과는 완전히 다르다. 하지만 바우만은 슈미츠의 전략 역시 “아무 문제 없다”며 “내 훈련법이 모두에게 맞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10대 때 이미 프로로 전향한 펠프스와는 달리 작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미시는 대학팀에서 계속 수영하기 위해 후원 계약을 거절해왔다. 대학들은 미시를 데려가기 위해 슈미츠에게도 코치일을 제안할 수 있다(스타급 선수를 데려갈 때는 종종 사용하는 전략이다).

하지만 슈미츠는 스타스 클럽 일로도 충분하다고 말한다. 그의 꿈은 클럽에 수영장을 만들 수 있을 만큼 기금을 모으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연습 때마다 디지털시계를 트럭에서부터 길게 선으로 연결해 사용하는 불편을 해소할 수 있다고 한다.

- KOREA REAL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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