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히토 일왕(왼쪽)과 부인 미치코 왕비(자료사진) © AFP=뉴스1
작년 8월 '생전퇴위' 표명 이후 첫 외국 방문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아키히토(明仁) 일왕이 28일부터 6박7일 간의 일정으로 베트남과 태국을 잇달아 방문한다.
NHK 등에 따르면 아키히토 일왕은 부인 미치코(美智子) 왕비와 함께 이날 오전 정부 전용기편으로 하네다(羽田) 국제공항을 출발, 오후에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도착할 예정이다.
아키히토 일왕의 베트남 방문은 즉위 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은 "베트남과 일본 간의 더욱 긴밀한 관계 구축을 위한 새롭고 중요한 발걸음"이라며 환영의 메시지를 전했다.
현재 일본은 베트남에 대한 최대 공적개발원조(ODA) 국가이며, 올 1월엔 아베 신조 총리가 아시아·태평양 4개국 순방의 일환으로 베트남을 방문, 엔(円)차관을 통한 총 1200억엔(약 1조2079억원) 규모의 추가 경제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아키히토 일왕 부부는 내달 1일 꽝 주석 주최 만찬에 참석한 뒤 2일엔 유학생 등 현지 교민들과 만날 예정. 이 자리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베트남에 주둔했던 일본군이 귀국 때 현지에 두고 온 가족들도 참석한다.
2차 대전 때 베트남에 파견됐던 일본군 가운데 600여명은 1945년 종전(終戰) 뒤에도 현지에 남아 프랑스로부터의 베트남 독립전쟁에 가담했다.
이들 일본군은 1954년 7월 베트남 독립을 승인한 제네바 협정 체결 이후 일본으로 돌아왔지만, 현지에서 결혼한 부인 등 가족들은 귀국 때 함께하지 못했다.
일왕 부부는 또 베트남전 당시 살포된 고엽제의 영향으로 하반신이 붙은 샴쌍둥이로 태어났던 베트·도끄 형제 가운데 동생 응웬 도끄씨도 만날 계획이라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베트·도끄 형제는 1988년 일본에서 분리 수술을 받았다.
이외에도 일왕 부부는 이번 베트남 방문 기간 중 중부의 고도(古都) 후에를 방문하는 한편, 베트남 독립 운동가 판 보이 쩌우 기념관도 시찰할 계획이다.
일왕 부부는 5일엔 태국 방콕으로 이동, 작년 10월 서거한 푸미폰 아둔야뎃 전 국왕의 시신이 안치된 왕궁을 찾아 조문하고, 그 아들 마하 와치랄롱꼰 국왕과도 만날 계획이다.
아키히토 일왕의 이번 베트남·태국 방문은 작년 8월 TV영상메시지를 통해 '생전퇴위'(生前退位) 의사를 밝힌 이후 처음 이뤄지는 해외 방문으로서 이 기간 중 일왕가의 주요 공무는 나루히토(德仁) 왕세자가 대신하게 된다.
아키히토 일왕은 생전퇴위 표명에 앞서 작년 1월엔 필리핀을 공식 방문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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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