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별명 짓기를 좋아한다. 멀쩡한 이름을 나두고 개성이 담긴 별명을 붙여 서로를 부른다. 자동차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최근들어 동호회 등 차량 보유자들 사이에서 아방이, 서민5호, 투숙하니 등 차량 본래의 명칭에서 유래한 애칭을 만들어 부르는 게 유행하고 있다.
20일 중고차업체 카즈에 따르면 최근 자사 사이트 방문자 345명을 대상으로 자동차 애칭에 관한 인기투표를 실시한 결과, 현대자동차의 준중형 세단 '아반떼'의 애칭인 '아방이'가 60%의 압도적인 지지로 1위였다. 귀여운 외형에 '아방이'라는 별명이 잘 어울린다는 평가였다.
아반떼는 1995년 첫 모델 출시 이후 4세대 모델인 아반떼 MD까지 17년간 장수하며 쌓아온 높은 인지도도 인기의 비결이 됐다.
2위는 르노삼성 SM 시리즈의 중형 세단 SM5의 애칭 '서민5호'가 차지했다. 득표율은 20%. SM을 '서민'의 영문 이니셜로 희화화한 이 애칭은 SM5뿐 아니라 SM3(서민3호), SM7(서민7호), QM5(큰서민5호) 등 다른 모델에도 붙여져 르노삼성의 기업 이미지를 친근하게 만드는 데 일조했다.
'아방이'와 비슷한 식으로 본래의 차명을 살짝 굴려 발음한 현대차 쏘렌토의 애칭 '쏘랭이'도 10%로 4위에 올랐다.
현대차의 스포츠카 투스카니는 지난 2008년 10월 이후 단종된 모델임에도 불구, 애칭 인기도에서는 10%의 지지율로 공동 4위에 올랐다. 차량 자체에 대한 인기보다는 '투숙하니'라는 애칭이 발음과 의미 면에서 재미를 제공해준 덕인 것으로 보인다. 마치 "투숙(投宿)하니?"라는 말처럼 들린다.
이밖에 그랜저는 만화영화에 나오는 로봇의 이름과 발음이 비슷한 탓에 '그랜다이저'라는 애칭이 붙었고, 한국지엠의 라세티는 '라셍이'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나 'K5 하이브리드'와 같이 긴 이름을 가진 모델은 앞글자만 줄인 '쏘하'나 '케하'로 불리기도 한다.
카즈 관계자는 "별명은 애정과 관심이 있어야 생기는 것처럼, 자동차들의 애칭에도 사람들의 관심이 녹아있다고 볼 수 있다" 말했다.[데일리안 = 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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