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닷컴|박설이 기자] 중국의 한 대학에서 올 하반기 나무 타기 수업을 개설한다고 하자 네티즌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 샤먼(厦門)대학에서 나무 타기, 일명 트리 클라이밍 수업을 개설한다는 소식은 이 대학 교수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알리면서 화제가 됐다.
24일 중국 둥난왕(東南網)에 따르면 이 대학 황리성(黃力生) 교수는 21일 웨이보에 "샤먼대 주(朱)총장이 미국 시찰 중 모 대학에서 트리 클라이밍 수업을 개설한 사실을 알고 체육부와 재무처에 수업 공간을 찾으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내 1천여 대학에서 트리 클라이밍 과목을 개설해 운영 중이다. 트리 클라이밍 수업에서는 맨손으로 나무에 오르는 것이 아닌 로프 사용, 매듭 등 장비를 이용해 나무에 오르내리고 나무에서 나무로 이동하는 방법 등을 가르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샤먼대학의 트리 클라이밍 수업은 중국인들에게 환영 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중국인들과 언론에서 지적한 부분은 크게 두 가지로, 현지 실정과 맞지 않는다는 점과 비용 문제가 그것이다.
관련 전문가에 따르면 중국내 트리 클라이밍 강사도 현저히 부족한 데다 임금도 높아 학생 1인당 1개월에 3만위안(약 530만원)이 든다. 여기에 기본적인 장비만 갖추는 데도 1인당 100만원 정도가 필요하며, 안전을 위해 매년 장비를 교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관련 보도에는 "돈을 쏟아붓는군" "세금과 등록금을 낭비하지 말아라" "나무야 어린 시절 한두 번 다 타본 것 아닌가, 꼭 큰 돈을 들여 배워야 하나" "곰 피할 일도 없는데 이걸 배워야 하나" 등 부정적인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트리 클라이밍 개설에 반대 입장을 표한 황리성 교수는 "돈 낭비인 데다 참가 학생 수도 지극히 제한돼 있다"며 "골프, 요트 등 고급 스포츠와 레포츠에 돈을 쏟아붓느니 대중화된 농구, 축구, 마라톤 등에 투자를 하는 게 낫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같은 반발에도 샤먼대학은 트리 클라이밍 수업 개설을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이 대학에서 트리 클라이밍을 가르칠 강사 뤄(駱) 씨는 높은 나무들이 있는 곳을 수업 장소로 물색하고 있다며 "현재 학교 뒷산 등 몇몇 곳을 봐뒀지만 구체적인 장소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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