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 '양1' 작년 세계선수권서 첫선… 한국 체조 52년만의 金
↑6일 노스그리니치 아레나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기계체조 남자 도마에 출전한 양학선이 금메달을 따낸 뒤 입에 금메달을 물고 기뻐하고 있다./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아는 사람들은 알았다지만 대다수는 생소했다. 양학선(20·한국체대)이라는 이름. 하지만 그는 '필살기'를 앞세워 한국 체육사에 한 획을 그었다. 세계체조연맹(FIG)이 최고 난이도 7.4점으로 인정한 지금까지 없었던 전무후무한 기술. 기술명도 '양학선(YANG Hak Seon·양1)'이다.
양학선은 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노스 그리니치 아레나에서 벌어진 체조 남자 도마 결선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양1' 기술로 금메달을 따냈다. 열대야를 날려버린 후련한 우승. 한국 체조가 금메달을 획득한 것은 1960년 로마 올림픽부터 참가한 이후 처음이다.
'양1'은 뜀틀을 짚고 앞돌아 뛰어오른 후 몸을 펴 공중돌기를 하며 세 바퀴를 비트는 기술. 공중에서 1080도를 회전하는 화려한 몸짓이다.
런던올림픽에서 양학선은 '양1'을 포함해 난이도 7.0점짜리 '여2'와 '스카라 트리플' 등 3가지를 준비했다. 지난달 31일 열린 예선에서는 주특기 '양1'을 사용하지 않았다.
1996애틀랜타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여홍철(경희대교수)의 공중 두바퀴 반을 도는 기술을 발전시킨 '여2'와 '스카라 트리플' (옆으로 손 짚고 3바퀴 비틀기)만으로도 2위로 여유있게 결선에 올랐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선보이며 체조계를 뒤흔든 '양1'은 결선의 필살기로 남겨뒀다.
큰 기술에 뒤따르는 리스크는 '착지'. 고난도의 기술일수록 착지가 불안해져 금메달을 눈 앞에서 놓치는 경우가 다반사. 1996애틀랜타올림픽에서도 여홍철은 당시 신기술 '여2'를 장착해 금메달은 '떼논 당상'이라고 여겼지만 착지 불안으로 은메달에 그쳐 분루를 삼킨 적이 있다.
하지만 이날 양학선은 착지까지 완벽했다. 1차시기에서 '양1'을 구사하며 난도점수 7.4점에 실시점수 9.066점. 전광판에 16.466점이 찍혔다. 착지가 약간 앞으로 쏠린 감은 있었지만 이 정도면 완벽에 가깝다는 평가를 내릴만 했다.
2차 시기에서는 난도 7.0의 '스카라 트리플'을 능숙하게 펼치며 실시점수 9.6점 합계 16.600점을 받았다. 평균 16.533점. 2위 러시아의 데니스 아블리야진(16.399점)과 3위 우크라이나의 이고르 라디비로프(16.318점)를 따돌리고 금빛 사냥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