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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화의 樂樂스포츠] 프로야구 3경기를 앞둔 포항의 신나는 야구신드롬

[기타] | 발행시간: 2012.08.13일 14:33
경북야구협회 김성호(56) 실무부회장은 며칠째 36도를 오르내리는 폭염과 잠시도 쉬지 않고 울려대는 전화소리에 짜증이 날만도 하지만 그 반대로 신바람이 났다. 대구와 경북이 연고지인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한화 이글스와 벌이는 3연전이 14일부터 사상 처음으로 포항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이 바람에 친척이나 지인들로부터 입장권을 구해 달라는 전화가 쉴 사이 없이 오는 바람에 귀찮기는 하지만 프로야구 포항 경기를 계기로 70년대 전성기를 이루었던 경북 야구의 부활, 특히 구도(球都) 포항에 야구 붐이 일어나 저변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필자도 며칠 전 포항의 한 지인으로부터 "꼭 전화를 부탁한다"라는 다급한 문자를 받았다. 평소에 잘 연락도 하지 않던 처지라 의아한 마음으로 통화를 했더니 거두절미하고 표를 구해 달라고 한다. 바로 프로야구 입장권을 사달라는 부탁이었다. 인터넷 예약을 하려고 했으나 접속조차 되지 않는다며 표를 부탁한다면서 몇 차례나 애걸(?)했다.

하지만 도저히 표를 구할 방법이 없었다. 이미 모든 예약은 끝났고 현장 판매분 3,000장조차 아침 일찍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프로야구 입장료가 결코 싸지도 않은데 지금 포항에는 표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아까운 지면을 버리면서 지금 포항에서 벌어지고 있는 '표 전쟁'을 장황하게 설명하는 이유는 프로야구가 주는 경제적인 효과를 한번 짚어보고 싶기 때문이다.

한양대 스포츠산업 마케팅센터(센터장 김종 교수)에서 우리나라 프로구단의 지난해 경제파급효과를 조사한 적이 있다. 이 조사결과에 따르면 프로야구(8개 구단) 1조1,800억원, 프로축구(15개 구단) 7,790억 원, 프로농구(10개 구단) 1,970억 원, 프로배구(7개 구단) 789억 원의 순으로 경제파급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모두 2조2,000억 원을 상회한다. 이 금액은 정규시즌만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포스트시즌까지 포함하면 더 늘어난다.

경제파급 효과가 큰 상위 10개 구단에는 프로야구가 롯데 자이언츠(2,300억)와 LG 트윈스(1,700억)가 1, 2위를 차지하는 등 8개 구단이 모두 포함되어 있고 축구에서 FC 서울(1,090억)이 6위, 수원 삼성(870억)이 8위에 올랐다. (이상 모두 홈 구장 기준)

대구에서 홈경기를 모두 치른 삼성 라이온즈의 경우를 보자. 삼성은 전체 프로구단 중 7위, 프로야구단 가운데는 6위로 970억 원의 파급효과가 난 것으로 분석됐다. 홈 67게임을 기준으로 했을 때 게임당 14억 4,000만 원에 이른다. 1위인 롯데의 42%, 2위인 LG의 57%수준이다. 지난해 삼성이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하고도 이렇게 롯데나 LG에 뒤진 것은 게임당 평균 관중이 7,592명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 야구 팬의 충성도가 롯데나 LG, 두산 베어스, SK 와이번스, 기아 타이거즈에 비해 떨어진 탓도 있겠지만 이 보다는 구장 규모가 작은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이는 다시 말하면 삼성이 대구 경기를 포항에서 열면 대구는 거의 40억 원 이상을 손해보고 반대로 포항은 40억 원 이상 이익을 본다는 뜻이나 다름없다. 더구나 포항에서 1만 명 이상 입장을 하게 되면 포항이 얻게 되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50억 원을 훨씬 상회할 수도 있다. 여기에 시민들에게 여가 선용과 볼거리를 제공했다는 점은 눈에 보이지 않는 더 큰 이익이다.

결코 작은 액수가 아니다. 이러고 보니 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이 스포츠 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이고 제10구단 창단을 위해 전북과 수원이 열을 올리는 이유를 알 것도 같다. 올해 경북 김천시와 강원도 양구군의 스포츠 마케팅 실태를 취재한 적이 있는데 그 때 박보생 김천시장과 전창범 양구군수는 똑 같이 "적은 비용으로 큰 경제적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은 스포츠밖에 없다. 거의 투자 금액의 10배에 해당하는 파급효과가 있다."고 말할 정도였다.

의도를 했건 아니건 간에 삼성의 프로야구 포항경기는 몇 가지 의미가 있다. 우선은 지지부진한 대구구장 신축에 탄력을 줄 수 있다. 대구 구장 신축은 이미 수년 전부터 추진했지만 부지까지 마련해 놓고도 차일피일 미뤄지고만 있다. 수시로 땜질 공사를 해야 하는 전국 최악의 시설이 바로 대구 구장이다. 내년 시즌에는 포항경기를 최소 9게임으로 늘이기로 했다고 하니 앞으로 삼성 홈경기를 포항으로 옮겨 갈수도 있다는 무언의 시위가 될 수도 있다.

다음은 경북 지역의 야구 활성화에 기폭제가 될 수 있다. 지금 경북에는 중학교 4개 팀, 고등학교 1개 팀밖에 없다. 울산, 대전, 제주 등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이다. 이번 포항 프로야구 개최를 계기로 야구 붐이 일어나기를 기대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셋째는 삼성이 경북을 연고로 하면서도 경북의 삼성 팬들은 지난 30년 이상 프로야구 소외지역이었다. 이번 포항경기는 경북 야구팬들의 불만을 조금이나마 해소해 주면서 삼성에게는 경북 팬들?끌어 안고 있다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다.

사실 프로야구 출범 31년 만에 처음으로 포항에서 벌어지는 3경기만 가지고 경제파급효과나 야구 활성화 운운하는 것 자체가 지나친 비약일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야구 입장권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포항은 이번 프로야구 경기를 계기로 당분간 야구 열기가 일 것 만은 틀림없을 것 같다.

[ⓒ 인터넷한국일보(www.hankooki.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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