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전선하 기자] 안방극장 드라마들이 밝고 수다스러워졌다. 바캉스 시즌을 맞아 밝고 톡톡 튀는 이야기들이 여름밤 더위를 식히는데 한몫을 단단히 하는 추세다.

SBS '유령'과 '추적자', 그리고 '빛과 그림자' 등 시대의 어두운 단면을 그리며 묵직한 질문을 던졌던 드라마들이 안방극장을 점령하던 때와는 격세지감. 최근의 안방극장은 부산 해운대 바닷가의 수영복 무리와 시원한 풍광을 비롯해, 각종 무공이나 초능력과 같은 화려함이 화면을 수놓으며 훨씬 가볍고 편해졌다.

◆ 솔직하고 톡톡 튀는 캐릭터

KBS 2TV '해운대 연인들'은 부산 바닷가를 배경을 기억을 잃은 검사와 조폭 집안 여식의 연애담을 그리며 보기 쉬운 재미를 추구한다. 부실 사투리에 대한 질타와 노출에 대한 구설도 따르지만 직선적인 인물들의 톡톡 튀는 반응을 중심으로 여름밤 쉽고 편안한 재미를 추구한다.

SBS '아름다운 그대에게'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싱그러운 매력으로 안방극장을 노크한다. 남자체육고등학교를 배경을 이 학교에 위장전학 온 남장여자 캐릭터가 좌충우돌 끝에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리는 이 작품은 샤이니 민호, 에프엑스 설리, 제국의 아이들 광희와 같은 아이돌 스타들이 총출동해 청춘의 풋풋함을 예찬한다. 무시무시한 음모나 계략 대신 청춘의 상흔이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갈등이다.

◆ 현란한 CG로 탄생한 판타지 세계

현란한 CG를 사용해 색다른 재미를 추구하는 작품들도 있다. SBS '신의'와 MBC '아랑사또전'이 그 주인공. 나란히 사극인 두 작품은 다소 낯선 판타지 장르를 표방하며 장풍을 쏘고 무술의 달인들을 비롯해 저승사자, 옥황상제, 처녀귀신 등과 같은 사후세계 인물들을 다수 등장시키며 흡사 컴퓨터 게임을 보는 것과 같은 신비로운 화면을 창조해낸다.

등장하는 캐릭터들 역시 까칠하고 무심하며 2박3일을 내리 잠만 자거나, 무식하고 퉁명스러운 등 그간의 작품에서 주인공으로 내세우지 않았던 성품을 조합해 웃음을 유발한다.

◆ 사투리·피갑칠 이색 화면

부산 배경 드라마가 유독 많은 올해 리얼한 부산 사투리가 극 전체를 채우는 이색 드라마도 속속 등장했다. MBC '골든타임'은 부산 해운대 세중배경을 배경으로 기존 의학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엄한 음악 대신 사투리로 긴박감을 돋운다.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급박하게 돌아가는 응급실은 격한 부산 사투리로 채워지며 강렬함을 더한다.

수술 장면 또한 여름밤을 식혀주는 이색 요소다. 피칠갑을 한 환자들을 살리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리얼한 수술 장면은 여느 납량특집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오싹함을 안긴다.

suna@osen.co.kr

< 사진 > KBS, MBC,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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