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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아줌마의 유럽관광(1)- 파리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22.05.26일 11:24
  2016년 5월 13일, 장장 13시간 하늘을 날아 우리 일행은 마침내 상해로부터 프랑스 파리에 도착했다.

  지친 몸을 가눌새도, 구겨진 옷을 갈아 입을 새도 없이 부랴부랴 관광버스에 올라 유럽려행 첫 코스 개선문을 향한 마음은 흥분에 들떴다. 파리의 거리는 상해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하늘을 향해 치솟은 상해 륙가주(陆家嘴) 현대적 풍경과는 달리 오랜 세월의 흔적이 력력한 키 낮은 석조건물들이 도로 량켠에 신사 같이 점잖게 서있고 상상 외로 좁은 거리는 아늑하고 조용했다.

  잠시 후 차창 앞에 거대한 건물이 나타났다.개선문이였다.

  살아 생전에 누구나 꼭 한번은 봐야 한다는 전설의 개선문, 나폴레옹의 명령으로 그가 대승을 거두고 돌아올 때를 기약해 지은 개선문이건만 결국 나폴레옹은 개선문의 완공된 모습을 보지 못했고 그 전설의 개선문 앞에 바로 우리가 나란히 섰다.

  고향 연변에서 고스란히 60여 년을 살다가 뒤늦게 상해의 “새 시민”이 된 반백의 여섯 아줌마들이 분주해졌다. 촬영술이야 어찌되건 너도나도 부지런히 폰의 샤타를 누른 덕분에 개선문 배경의 소중한 사진을 여러 컷 남길 수 있어 너무 좋았다.

  버스는 샹젤리제 거리를 달렸다. 파리 사람들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라고 자부하는 상젤리제(香舍丽舍大道)거리는 개선문과 꽁꼬르트광장을 이어주는 그리 길지 않는 거리였다. 잠간 새 꽁꼬르트(协和广场) 광장에 도착한 뒤 아쉽게도 파리의 중심광장 투어는 바쁜 걸음으로 한 바퀴 휙 도는데 그쳤다.

  려행사와 함께 하는 투어는 언제나 시간이 촉박했다. 가이드의 다급한 소리에 끌려 늦은 점심식사 차 세느강(塞纳河)의 수상식당에 다달았다. 상해 하면 황포강이 떠오르듯이 파리 하면 세느강을 떠올린다. 근데 세느강은 참으로 상상 밖이다. 폭도 좁고 물빛도 별로여서 감탄이 나오지는 않았다.세느강의 흐르고 흘러오는 물을 따라 이쪽저쪽 바라보니 강을 가로 지른 여러 개의 다리가 한눈에 보이고 멀지 않은 곳에 에펠철탑(爱菲尔铁塔)이 세느강의 초병인양 하늘높이 치솟아 있었다.

  기슭에 박힌듯 정박한듯한 자그마한 배에 꾸며진 중화요리 수상식당은 두층으로 되였는데 계단은 두 사람이 등을 맞대고 부비면서 겨우 지나갈 수 있었다, 허기진 배를 대충 달래고 급급히 세느강가에 달려 나왔다. 짧은 오후 해를 놓치지 않고 에펠탑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 위해서였다.

  참말로 잘한 일이였다. 그 때 에펠탑 배경 사진을 찍어두지 않았더라면 평생의 유감을 남길 번 했으니 말이다. 그날 투어예정인 에펠탑에 다달았을 때는 벌써 밤이 깊어서 기온이 많이 내려 갔다. 추워 부들부들 떨면서 탑 불빛 쇼를 감상한 후 기념 사진을 찍었는데 밀치닥거리는 인파 속에서 가까스로 찍혀진 사진이 희미하게 나왔지만 그나마 보배처럼 간직할 수 밖에.

  숙소는 자그마한 모텔, 땅이 좁은 나라의 특징을 딱 한 눈에 안겨주는 그런 소박한 잠자리였다.

  일정에 따라 로푸예쇼핑센테(老佛爷百货)로 갔다. 파리에 가면 뭘 사지? 떠나올 때부터 속구구는 많았지만 정작 층마다 둘러보니 로푸예쇼핑센터는 그냥 눈요기에 맞춤했다. 길 건너 파리춘탠 (巴黎春天百货), 그리고 유니쿠(优衣库)까지 대충 둘러 보았으니 쇼핑은 끝난 셈, 나머지 시간에는 부근의 거리를 둘러보기로 했다.

  자유로이 거닐었던 파리 특유의 골목산책은 파리 려행 중의 뜻박의 선물이었다. 석조 건물을 손으로 쓰다듬어도 보고 인행도를 씩씩하게 건너기도 하고 어깨동무하고 짜그르르 웃어대며 찍은 사진들이 어쩌면 파리 려행을 제일 실감케 했다.

  세느강유람 차례가 되였다. 유람선에 오르자 사진 찍기 맞춤한 곳을 찾아 이리저리 눈빗질 하다가 꽤 비슷한 곳을 골라잡았다. 에펠탑과 가까운 선착장이라 유람선과 에펠탑을 한 화면의 사진으로 남길 수 있는 기쁨에 우리는 환성을 질렀다.

  유유히 흐르는 세느강, 세느강은 실로 파리 력사의 견증임이 틀림없었다, 강 량안은 그냥 그대로가 박물관이라고 할가, 참말로 력사의 도시, 예술의 도시, 랑만의 도시, 자유의 도시....그 어떤 수식어에도 걸맞는 도시를 품은 세느강은 정녕 파리의 어머니강이였다.

  유람선이 세느강을 가로 지른 수많은 다리를 지날 때마다 유람객들은 약속이나 한듯이 크게 크게 고함을 질렀다. 노뜨르담사원이 보일 때도, 알렐샨드르3세 다리를 지날 때도, 이름 모를 멋지고 거대한 건축물을 지나칠 때도 감탄은 끊기지 않았다. 세느강 유람선에서의 한시간의 감동, 지금도 그 여운이 가슴 한구석에서 은은히 요동친다.

  루브르궁은 내 평생의 로망이었다. 미술 문외한이지만 세계 3대 박물관 중 으뜸인 루브르궁은 책으로도, 텔레비죤 화면으로도 많이 보고 들었으니 이제 직접 내 눈으로 보는 일만 남았다.

  루브르궁 중문해설은 꽤 비싼 유료 종목이였지만 아깝지 않았다, 그리고 부지런히 서로 엇바꿔가며 찍은 사진도 소중한 추억을 되새기는 표징으로 남아서 루브르궁의 투어는 그야말로 기대이상이였다.

  하지만 서운함도 있었다. 루브르궁에서 남긴 가장 큰 유감은 모나리자 그림 앞에서 찍은 사진이다. 엎치고 덥친 사람사태에서 사진을 찍다 보니 워낙 작은 화면인 모나리자 그림의 눈과 이마와 머리만 남고 아래 나머지 화면은 그만 한 여인의 핸드폰에 막혀버렸으니..... 참으로 맹랑!

  하지만 잃은 것이 있으면 얻는 것도 있는 법. 어서 빨리 집합장소에 모이라는 가이드의 독촉을 귀전으로 흘리고 중국인 후예가 설계한 삼각유리탑 앞에서 남긴 밝은 표정의 사진은 루부르궁을 다녀온 자랑으로 볼 때마다 흐뭇하다.

  베르샤유 궁전(凡尔塞宫)에 대해선 유럽의 여러 연극작품을 통해서 그 이름을 알았다. 그런데 가까이에서 궁전을 바라보니 그만 두눈이 확 뒤집히고 숨결마저 가빠졌다. 프랑스 왕권의 절대 상징이란 이름에 걸맞게 궁전은 그 외관부터 보는 이를 향해 압박하듯 통채로 밀착해 왔고 궁전에 들어가는 검사나 절차도 여느 곳에 비해 복잡하고 엄했다.

  중문해석을 듣는 한편 궁전내부를 둘러 보면서 절대적 권력이 낳는 절대적 호화로움과 사치의 극치에 탄성을 연발할 수밖에 없었다.

  궁전내부의 호화로움과 아름다움에 억이 막힌다면 궁전 아래 끝간데 없는 정원의 황홀경은 그야말로 구름 위의 다른 한 세상에 선 느낌이였다. 가까이로 보이는 아름다운 분수, 시야의 먼 곳에는 센강으로부터 물을 끌여 올려 만든 운하가 T자 형으로 펼쳐져 있었는데 왕과 왕비의 선상 파티를 위해 수 많은 사람들이 흘린 땀과 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또 정원에 배치된 조각들, 조각처럼 티끌 흐트럼 없이 정리된 나무들, 연신 감탄에 목마저 바싹 타들었다.

  투어 일정에는 이 시간에 향수박물관을 참관하고 거리 쇼핑을 하기로 제시되였는데 어찌 변경되여 베르샤유 궁전으로 오게 되었다. 비록 궁전내 촬영이 금지되여 사진을 남길 수는 없었지만, 그러나 형용할 수 없는 멋과 아름다움을 눈에 찍고 마음에 담을 수 있은 것 그리고 궁전을 배경으로 여러 장의 사진을 남길 수 있은 행운에 그저 감사하고 고마울 뿐이다.

  파리 려행의 마지막 코스 파리 노뜨르담(巴黎圣母院)에 도착했다. 사원 입장을 위해 긴 시간 줄을 서 기다리다보니 사원내에 머무른 시간은 아주 짧았다.

  멋과 아름다움을 쉼 없이 뿜어 내는 무기둥 둥근 천정 아래의 넓은 사원, 코 큰 흰 사람과 검은 색 사람, 드문히 황색인종도 끼이고 남녀 어른과 로인사이에 아이들도 합세한 수많은 신도들이 관광객들에게 습관된 듯 기도에만 열심하고 무대위에는 붉은 옷 차림의 장로들이 숭엄한 기도 중인지 깊은 잠에 빠졌는지 육중한 몸이 아예 큰 안락의자에 푹 파묻혀 있었다. 사원 벽에는 역시 아름다운 거폭의 벽화들이 새겨져 있었다. 더 자세히 볼 겨를도 없이 관광객들의 홍수 같은 흐름을 따라 우리는 떠밀리듯 밖으로 나오고 말았다.

  기도 중인 시간대라 주마등 스치듯 볼 수 있은 것도 다행이라는 가이드의 말에 서운한 마음이 스르르 풀리고 외려 운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으로 본 파리노뜨르담은 어쩐지 유고의 장편소설 “파리 노뜨르담”과 영화를 통해 알고 본 것과는 많이 달랐다. 아마도 문학과 현실, 예술과 사실의 차이가 아닐까.

  2019년 1월, 텔레비죤화면에서 불타는 파리 노뜨르담을 보면서 영화 속의 주인공과 함께 흘렸던 눈물도 이젠 추억이다. 파리 노뜨르담까지 보고 통 큰 상해아줌마들이 프랑스대찬(法国大餐)을 향 진한 와인 한잔 곁들여 후다닥 소멸했다. 유람객들과 얼굴을 섞어 기념사진도 한장 찰칵 했으니 13일부터 16일까지의 파리려행 수확은 크게 한아름이다.

  오늘은 코로나로 인해 집에 발이 묶인지 50일째이다. 매일 항원(抗原) 검사와 핵산(核酸)외 할 일 없이 빈둥거리다가 오늘이 유럽 여행 6주년 파리행 기념일이라 컴에서 사진을 들춰 미편 (美篇)을 만들었다.

  추억이 즐거운 하루다. 려행은 상해 생활의 묘미 중 하나이다. 상해에 온지 3년 만에 실행 된 유럽려행, 벌써 6년이 흘렀으니 세월이 참으로 류수다.

  동행한 친구들이 고맙다!

  출처:길림신문

  편집:김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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