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WWDC에서 공개된 iOS6가 정식판으로 업데이트됐다. 이번에도 iOS는 여러 면에서 달라지긴 했지만 정식 버전도 그간 4차례 배포된 베타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에 대한 내용들은 이전 기사들을 통해 되짚어보기로 한다. 지금은 업데이트가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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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적으로 iOS5를 쓰고 있었다면 이번 업데이트는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터치에서 직접 ‘설정→일반→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찾아 들어가면 PC에 연결하지 않아도 OTA(over the air) 방식으로 인터넷으로 내려받고 설치까지 쉽게 이뤄진다.
하지만 이번에 유난히 많았던 개발자용 iOS6 베타판 이용자들은 그간 베타 업데이트와 달리 정식판으로 자동 업데이트가 되지 않는다. 단말기 자체에서는 물론이고 아이튠즈에 접속해도 최신 버전이라고 뜬다. 아이폰의 데이터를 포기하고 복원을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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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 대신 ‘Shift+업데이트’
베타 테스트에 대한 이야기는 뒤에 하기로 하고 일단은 가장 시급한 ‘베타판을 정식판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방법’부터 짚어보자. 일단 가장 중요한 '백업'은 필수다.
정식 운영체제는 수동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먼저 PC에서 각 장치에 맞는 iOS6 이미지 파일을 내려받아야 한다. 확장자는 ipsw다. 이 파일들은 베타판과 마찬가지로 인터넷 검색을 통해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그 대신 장치 종류와 빌드 넘버를 정확히 체크해야 한다. 아이폰5와 5세대 아이팟터치는 '10A406'이고 나머지 아이폰4S, 3세대 아이패드 등은 '10A403'이다.
정확한 ipsw 파일을 내려받았으면, 장치를 케이블로 연결하고 아이튠즈를 띄운다. ‘업데이트 확인’ 버튼은 눌러도 소용이 없다. 베타 버전도 iOS6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복원’을 누르면 정식판으로 업데이트되기는 하지만 기기에 저장된 앱, 메시지, 설정은 물론 사진까지 싹 지워져 처음 구입했던 상태 그대로 돌아간다. 데이터 손상 없이 업그레이드하려면 윈도우는 'Shift' 키와 ‘업데이트 확인’ 맥에서는 'option' 키와 함께 이 버튼을 누른다.
파일 탐색창이 뜨면 미리 내려받아둔 ipsw 파일을 고른다. 이후 과정은 PC를 통해 업그레이드하던 이전 iOS들과 똑같이 업그레이드가 이뤄진다. 모든 데이터도 안전하다. 물론 이후 업데이트는 OTA로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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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왜 베타판 제한을 풀었을까
원래 iOS의 베타테스트는 애플에 UDID를 등록한 개발자용 단말기를 대상으로 한다. 애플에 개발자로 등록하려면 1년에 99~299 달러의 라이선스 비용을 내야 하기 때문에, 단순히 베타테스트를 위해 개발자 등록을 하기엔 부담스럽다. 하지만 이번 iOS6 베타판은 운영체제 이미지 파일을 내려받아 수동 업그레이드를 하면 누구나 쓸 수 있었다.
처음에는 ‘꼼수’로 비춰지긴 했지만 4차례 배포한 베타판에서 모두 똑같이 제한이 없었던 것을 보아 애플이 일부러 풀어둔 것으로 보인다. 매년 베타테스트 시기마다 아이폰, 아이패드의 UDID를 개발자용 장치로 대행 등록해주는 웹사이트들이 생겨났다. 미리 개발자로 등록한 이들이 약간의 비용과 함께 UDID를 받아 개발자 단말기로 등록해주는 것이다. 애플은 이를 강력하게 단속하고 나섰다. 베타판 iOS를 장사 도구로 이용한다는 점과 단말기를 식별할 수 있는 UDID가 무분별하게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UDID를 알고 있으면 iOS 장치를 해킹하거나 심지어 제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를 일일이 막는 게 쉽지 않은 만큼 애플은 차라리 베타 운영체제에 한해서는 개발자 단말기의 UDID 등록을 풀어버린 것으로 보인다. 다른 조치를 취할 수도 있었겠지만 단말기의 주민등록번호같은 UDID가 무분별하게 남의 손에 쥐어지는 것을 막는 것이 시급했다. 이는 현명한 판단이었다고 할 수 있다. 덕분에 이번 iOS6는 원하는 누구나 약간의 ‘꼼수’로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다행히 베타 버전의 안정성도 좋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생기지 않았다. 마지막 남은 숙제는 정식판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최호섭 기자 allove@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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