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련시 조선족군중 ‘3.8절’ 경축모임 측기
이곳은 대련시조선족문화예술관, 3월 7일 화창한 봄날이라 물오른 길가의 수양버들이 하느적거리며 손님들을 반기고 아침 일찍부터 극장에서 울려퍼지는 《아리랑》 노래소리가 문화관 상공에 메아리 친다. 삼삼오오 무리를 지은 녀성들이 산뜻한 한복차림으로 극장에 들어가고 남성들은 공연 준비에 여념이 없다.
다년래 대련시조선족문화예술관은 해마다 조선족 민속절, 활쏘기, 문구 경기, 장기 대회, 골프경기 등 문화, 체육 활동을 조직하여 제2고향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6만여명 조선족들의 만남의 장, 소통과 단합의 장을 마련해왔다.
오전 9시, 대련시조선족문화예술관 부관장 동효려와 대련시조선족로인협회 상무부회장 박정애가 축사를 했다. 그들은 조선족 녀성들이 앞으로도 민족문화 전승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사회에 눈길을 돌려 민족 단결, 법률 준수, 공중 위생 등 면에서 새로운 기여를 하기를 바랐다.
뒤이어 대련시조선족로인협회 13개 분회와 아리랑예술단, 아박예술단, 장백정예술단 등 민간예술단체의 절목 공연이 시작되였다. 아박무용단의 부채춤, 행복예술단의 동이춤, 쾌락분회의 《그네뛰는 처녀》 등 무용들은 유연하고 경쾌하고 절주감이 강한 우리 민족의 무용 특성을 잘 표연해 박수갈채를 받았으며 강광희, 리영희, 고종석, 김향란 등 4명 로인들의 시랑송 《반쪽 하늘을 떠이고》는 항일전쟁, 해방전쟁 및 새시대의 녀성들의 업적을 격조높이 찬양해 관중들의 심금을 울려주었다. 뿐만 아니라 중산구분회의 표연창 《복된 살림 이루었네》, 금주분회의 가무 《반갑습니다》, 감정자분회의 무용 《경치도 좋지만 살기도 좋네》 등 절목들은 관중들을 경쾌한 반주와 멋진 표연에 감동되여 앉은 자리에서 어깨춤을 추게 만들었다.
극장을 돌다 보니 뒤줄 좌석에 앉은 20여명 관중들이 필자의 시선을 끌었다. 알고 보니 그들은 길림성과 흑룡강성에서 자식들을 따라 대련에 온지 얼마 안되는 관중들이였다.
“생활습관이 다르고 언어소통이 전혀 안되여 집에 갇혀있다가 오늘 이렇게 와서 구경을 하니 참 좋아요!” 흑룡강성 수화현에서 왔다는 최씨의 말이다.
길림성 장백현에서 왔다는 김씨는 앞으로 민속절 행사가 있으면 꼭 알려달라고 핸드폰 번호까지 알려준다.
그렇다. 자식따라 제2고향 대련에 와서 만남, 소통, 단합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어찌 최씨와 김씨 두사람만의 소망이겠는가? 민족문화 전승에서 앞장서 달리는 대련시조선족문화예술관이 있기에 6만여명 조선족 군중들의 버팀목인 대련시조선족 기업가협회, 로인협회, 학교가 있기에 그 소망은 기필코 실현될 것이다.
다채로운 문예공연은 윤청의 독창 《나는 중국을 사랑하노라》와 아리랑예술단과 행복예술단의 대합창 《자랑찬 우리 겨례》로 고조를 이루었다.
/길림신문 리삼민특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