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종업원까지 합석시키다니 일본인에 대한 모독으로 생각"
인천대 "개인 돈으로 썼을뿐"
일본 후쿠오카대 학생의 학부모라고 밝힌 한 일본인이 인천시의회에 보낸 이메일. 지도교수에 대한 인천대의 여종업원 접대를 항의하는 내용이다.
"갑작스러운 편지가 실례인 줄 알지만, 분노의 마음에 편지를 올립니다."
인천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 위원 6명이 지난 25일 '후쿠오카대 학생의 부모'라고 밝힌 일본인에게 '인천시의회 여러분께'라는 제목의 메일을 받았다. 인천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인천대 운영 전반을 심의·감독하는 조직이다.
이메일은 지난 8월 13~17일 '한국문화체험 국제교류 행사'로 방문한 후쿠오카대 교수 2명에게 인천대가 유흥주점에서 여종업원을 합석시킨 일의 진상을 밝혀 달라는 내용이었다. 이 행사엔 이 일본 교수 2명과 함께 같은 대학 상학부(商學部) 학생 20명이 참가했다. 이 학부모는 "행사에 참여하고 돌아온 아이에게 '기대한 성과를 얻었다'는 이야기와 함께, 매우 불쾌한 이야기도 함께 들었다"고 썼다.
이메일에 따르면 8월 13일 저녁 인천대 교수 2명이 일본 교수를 송도로 데리고 가 식사를 한 뒤 2차로 근처 유흥주점에서 술자리를 가졌다. 이때 인천대 교수들이 2명의 여종업원을 불러 1시간여 동안 일본 교수들과 노래를 부르고 함께 춤도 추게 했다는 것이다. 당시 일본 교수들은 몇 차례 거절했지만, 인천대 교수들이 굳이 여종업원을 불러 합석시켰다고 한다.
"인천대 교수들은 접대의 의미를 오해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그들의 행동은 성인으로서 분별도 없고, 공사(公私) 구분도 없고, 일본인에 대한 모독이라 생각될 만한 것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공비(公費)를 그런 일에 태연히 사용할 수 있는 것입니까? 일본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범죄입니다. 논리적으로도, 도덕적으로도 절대로 용인될 수 없는 일입니다."
이 학부모는 "앞으로 보다 나은 교류를 위해, 인천대를 위해, 무엇보다 아이들을 위해 이 문제를 유야무야하지 말고 진상을 밝혀 재발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시의회에 요구했다.
인천대는 이에 대해 "학교 공식 행사가 아니라 당시 참가한 교수들이 개인 차원에서 의례적 수준의 접대를 한 것으로, 비용도 공금이 아닌 개인 카드로 냈다"며 "하지만 앞으로는 외국 대학 등과 교류 업무를 할 때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더욱 신경을 쓰겠다"고 해명했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