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는 과연 '제2의 싸이'가 될 수 있을까?
소녀시대가 지난 1일 발표한 정규 4집 앨범 타이틀곡 '아이 갓 어 보이'가 국내에서 '호불호'가 엇갈리지만 , 해외에서는 호평을 받으면서 주목을 끌고 있다. 세계 팝시장을 대표하는 매체들이 '아이 갓 어 보이'에 대해 호평하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싸이가 전세계에 '강남스타일' 열풍을 불러일으키기 시작할 무렵 로비 윌리엄스, 티페인, 조시 그로반, 케이티 페리 등 해외 팝스타들이 트위터를 통해 "뮤직비디오가 재미있다"는 반응을 연달아 올리면서 인기몰이에 큰 보탬이 됐다. 소녀시대의 '아이 갓 어 보이'는 팝스타들이 아닌 팝음악을 선도하는 주요매체가 소녀시대와 '아이 갓 어 보이' 알리기에 앞장서는 모양새다.
소녀시대. 제공 | SM엔터테인먼트.
대중에게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톱스타들의 흥미로운 코멘트와 조금은 무거울 수도 있는 음악매체의 리뷰가 파급력에 있어서 차이가 날 수는 있다. 하지만 여태까지 팝의 주요 매체들이 K팝가수의 신곡에 이같은 관심을 보인 사례가 좀처럼 드물었다는 점에서 이런 분위기가 소녀시대의 해외진출, 특히 미국시장 진출에 청신호가 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사실 '아이 갓 어 보이'에 대해서 국내에서는 "국가대표 걸그룹으로서 음악에 대한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새롭고 신선하다"는 호평도 있지만 이에 못지 않게 "노래 구조가 너무 복잡하다", "무슨 얘기를 하는건지 도통 모르겠다", "새로운 시도에 대한 강박관념으로 너무 앞서 나갔다"는 등 악평도 적지 않다.
하지만 4일(현지시간) 빌보드를 시작으로 타임, 롤링스톤 등 해외 유력 매체들은 '아이 갓 어 보이'에 대해 "진보적 음악"이라는 호평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소녀시대의 노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빌보드는 4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리뷰에서 '아이 갓 어 보이'에 대해 "진보적인 일레트로닉 댄스 뮤직, 클래식하고 모던한 R & B, 1980년대풍 뉴웨이브 등 다양한 장르의 요소가 결합됐으며 지금껏 어느 나라에서도 들어보지 못한 가장 진보적인 노래"라고 호평했다.
타임은 11일 홈페이지에 "K팝스타 소녀시대의 새 싱글은 '강남스타일'에 도전할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로 소녀시대를 주목했다. 타임은 "'아이 갓 어 보이'가 유튜브 조회수 2500만건을 넘어섰다"면서 "뮤직비디오를 본 많은 이들은 한국인이 아니라 다른 나라 사람들이다. 미국 팝 시장 역시 소녀시대를 원한다"고 전했다.
또 "싸이가 LMFAO와 비슷하다면 소녀시대는 9명의 마일리 사일러스나 3명의 데스티니 차일드같은 스타일"이라고 미국시장을 석권한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소녀시대가 선보이는 노래에 대한 차별성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 기사는 타임의 최근 연예기사에서 2013 아카데미 노이네이트작 관련 보도에 이어 가장 많이 본 뉴스 2위에 올라 눈길을 끌기도 했다.
롤링스톤은 11일 '아이 갓 어 보이'에 대한 리뷰에서 "짜임새 있게 구성됐고 잘 조화된 화음, 고속의 래핑이 인상적이다. 9명의 아이돌은 미니멀한 R & B와 BPM이 높은 댄스까지 모두 소화하며 무대를 누빈다"고 평가했다. 리뷰에서 롤링스톤은 별 5개 만점 중 3개 반의 후한 점수를 줬다.
2011년 명 프로듀서인 테디 라일리와 손잡고 발표한 '더 보이즈'에서 소녀시대는 미국 유니버설 레코드산하 인터스코프 레코즈를 통해 싱글을 발표하며 미국 진출의 기반을 다졌다. 올해에는 인터스코프와 함께 '아이 갓 어 보이'가 수록된 정규 음반을 발표하고 더욱 현지 프로모션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같은 분위기에서 현지 주요 음악매체들의 호평이 소녀시대의 성공적인 미국 진출에 탄탄한 기반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김상호기자 sangho94@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