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BEN WORTHEN And SHIRA OVIDE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6일(수) 오후 제출된 합병계약서에 따르면 델(Dell)은 상장을 폐지하고 회사를 비공개로 전환하는 데 쓰일 경비로 계열사가 (대부분 해외에) 보유하고 있는 현금 74억달러를 활용할 계획이다.
Reuters
마이클 델 ‘델’ 창업자 겸 CEO텍사스주 라운드락에 본사를 둔 델은 5일(화) 사모펀드 실버레이크파트너스와 경영진이 244억달러 규모의 회사 지분을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 계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델 계열사들은 현금 보유 자산 일부를 모회사로 이전할 예정이다. 이전 목표 금액은 74억달러이며 잠정 한도액은 81억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 11월2일 기준으로 델은 현금과 단기투자금으로 113억달러를 보유하고 있으나, 이 중 대부분은 해외 보유 자산이다. 이 자금을 다시 미국으로 들여오면 미국에서 법인세를 내야하기 때문에 델은 해외 계열사에 맡겨뒀던 것이다.
이런 관행은 미국 대기업들이 흔하게 채택하고 있으며, 특히 IT업계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이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시스코시스템즈가 해외에 보유한 자산은 수백억달러에 달한다. 존 체임버스 시스코 CEO를 비롯한 IT업계 리더들은 해외 보유 자산을 미국으로 가져오더라도 세율을 최소한으로 매기는 이른바 ‘법인세 면제 기간(tax holiday)’을 신설하자는 로비 활동을 오랫동안 벌여왔다.
델은 채권을 매각해 135억달러를 모금하고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20억달러 융자를 받을 예정이다. 델 창업자이자 CEO인 마이클 델은 자신이 보유한 회사 지분 14%와 7억5,000만달러를 희사하고, 실버레이크파트너스는 14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나머지 30억달러는 델이 보유한 현금으로 충당한다.
델 대변인은 답변 요청에 바로 응하지 않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델이 해외에 보유한 현금과 관련된 내용을 월스트리트저널(WSJ)보다 먼저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