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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보는 韓中 문화 차이점/김범송

[중국조선족문화통신] | 발행시간: 2009.08.13일 14:51
김범송

한국과 중국은 같은 동양문화권에 속하고 한자(漢字)와 유교문화를 공유한 적이 있는 東아시아나라로 분류되며, 문화적인 면에서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반면 각기 부동한 근현대사를 경유했고 서로 다른 역사와 문화배경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중한 양국의 국민(인민)들은 일상에서 서로 다른 생활습관과 문화적 차이를 갖고 있기도 한다. 예컨대 숫자에 대한 한국인들과 중국인들의 애호 및 선호도에서도 많은 차이점을 나타내고 있다.

평소 한국인들이 특별히 선호하는 숫자는 그다지 많지 않으며, 사람마다 자기가 선호하는 숫자와 번호를 갖고 있다. 그래서 한국인들의 집 전화와 휴대폰번호를 살펴보면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며, 그것으로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숫자를 가려내기란 여간 쉽지 않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0과 9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숫자의 의미와는 별로 관계없이 ‘숫자들의 발음(예, 2424→이사·이사)’에 의해 선호도가 가려지는 경우도 적지 않으며, 일부 숫자(4)의 발음과 유사한 ‘한자의 뜻(예, 四→死)’과도 관련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LG텔레콤이 발표한 골드(gold)번호 추첨행사의 결과에 따르면, 휴대폰 뒷자리번호로 ‘0000’이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인 것으로 조사되었고 ‘1004(천사)’가 2위, ‘2222’가 3위로 뽑혔다. 숫자 0, 2는 중국에서 큰 의미가 부여되지 않지만 한국에서는 선호도가 높은 숫자로 나타났다. 한국에서 1004는 천사(天使)와 발음이 같은 ‘의미 있는 번호’지만 중국에서는 1004가 ‘요우-쓰(幺-四)’로 읽혀지며(중국에서는 숫자 1을 'yao(幺)'라고도 읽음), 이는 ‘죽으려 한다’는 ‘要死’와 발음이 유사해 중국인들이 꺼리는 숫자로 환영받지 못한다.

한편 중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숫자로 8을 꼽을 수 있다. 숫자 8은 '부자가 된다'는 의미의 '빠차이(發財)'의 '빠(發)'와 발음이 비슷하기 때문에 중국에서는 '행운을 갖다 주는 숫자'로, 누구나 좋아하는 숫자에 속한다. 이 또한 모든 것을 '경제발전 중심'에 종속시키는 작금의 중국 실정을 반영해주기도 한다. 따라서 전호번호나 차량번호판에 8자가 많이 들어가면 가격이 천정부자로 치솟는다. 그래서 베이징올림픽개막식이 2008년 8월8일 저녁 8시로 결정되었는지도 모른다. 그 외, 숫자 7과 9도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숫자로 각광받는다.

최근 경제의 고도성장에 따라 자가용이 급증하는 중국에서 돈 많은 부자들은 차량번호판 경매에 거금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것은 대다수의 중국인들이 차량번호판의 '길상(吉祥)한 숫자'가 그들의 생활에 행운을 갖다 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신화통신의 보도에 의하면, 지린(吉林)성에서 진행된 차량번호판 경매에서 'BE 9999'가 '8888'을 제치고 가장 비싼 21만 9천위안(약 2628만원)에 팔렸다. 이 번호판의 '9'는 중국어 발음 '지우(九)'와 비슷하고 영속성을 뜻하는 '지우(久)'로 통한다는 것이 중국인들의 선호 이유다.

한국과 중국에서 같은 숫자(번호)지만 선호도가 크게 구별되는 것이 '18'이다. 중국에서 전화 및 차령번호로 선호되는 '8818'은 한국인들에게는 백안시(白眼視)되는 번호이다. '18'은 중국어로 '요우빠(幺發)로 '부자가 되겠다'는 '요우빠(要發)'와 발음이 유사하기에 선호되지만, 한국어로 '18(십팔)'은 '상스러운 욕'이 되는 발음과 비슷하므로 가장 싫어하는 숫자(번호)가 된다. 그 외, '2424'는 중국어로 '아들이 죽는다'는 '얼쓰얼쓰(兒死兒死)'와 발음이 비슷하기에 중국인들이 회피하지만, 한국어로 '이사이사'로 읽혀져 이사(移徙) 회사나 용역업체들이 '기억하기 쉬운 전화번호'로 선호한다.

최근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중국동포들이 30만에 가깝다고 한다. 같은 한민족으로 피부로 언어로 이들을 한국인들과 구별하기 쉽지 않지만, 그래도 구별하는 방법이 있다면 그것은 요즘 누구나 갖고 있는 휴대폰의 번호를 알아낸다면 쉽게 구별할 수 있다. 휴대폰 뒷자리번호에 '88', '18', '98', '78' 등과 같이 8이 들어가는 숫자가 많으면 십중팔구 중국동포로 보면 된다. 반면 한국인들은 숫자 8에 대한 선호도가 중국동포들에 비해 매우 낮다. 따라서 생활과 문화적인 면에서 아직도 중국동포들은 중국문화에 젖어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과 중국은 예로부터 한자를 사용하는 같은 유교문화권에 속하는 나라로, 공통으로 싫어하는 숫자와 선호하는 숫자가 존재한다. 가장 많이 알려지고 공인하는 숫자가 ‘죽을 사(死)’로 읽혀지는 4(四)와 영구(永久)의 ‘구(久)’와 발음이 유사한 9(九)이다. 병원이나 호텔에서 4층(四層)이 죽음의 ‘사(死)’를 연상시킨다고 하여 F층으로 대신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반면 한중 두 나라가 모두 선호하는 숫자 9(九)는 양의 숫자(홀수) 중 가장 크고 ‘영구하고 오래간다’는 ‘지우(久)’와 발음이 비슷하며, ‘불로장생과 자손만대 영원’하기를 바라는 염원을 나타내고 있기에 한중을 막론하고 선호하는 숫자가 되는 이유일 것이다.

이와 같이 숫자에 대한 선호도 및 좋아하고 싫어하는 차이점은 문화의 공통성과 차별성에서 기인된다. 몇 백 년 동안 같은 유교문화와 동양문화를 공유한 한중 두 나라는 오늘날 정치제도와 생활습관이 다른 부동한 문화배경을 갖고 있다. 따라서 그에 따른 문화적 차이에 대해 서로 인정하고, ‘역지사지’의 관용적인 사고와 이해심이 절실한 시점이다. 나아가 이러한 관점으로 현존하는 한류(韓流)와 중국산 및 최근 조한(朝韓) 한민족의 상호 불신과 갈등을 이해한다면, 현실 속의 많은 복잡한 일들이 간단해질 수 있다는 것이 필자의 소견이다.

-2007년 11월 28일

(조글로미디어 2007년 11월 28일 19시 24분 30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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