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아버지 같은 무리뉴를 적으로 상대하게 됐다." 갈라타사라이와 레알마드리드의 대결은 특별하다. 두 클럽의 역사 속에 숨은 이야깃거리보다 두 팀을 이끌고 있는 두 스타 간의 얽힌 인연의 실타래가 복잡하다.
레알마드리드를 이끌고 있는 주제 무리뉴 감독과 갈라타사라이 공격수 디디에 드로그바는 첼시을 유럽클럽축구계의 열강으로 이끈 주인공이다. 2004년 첼시 지휘봉을 잡은 무리뉴가 전방의 창으로 선택한 드로그바는 첼시와 함께 세계적인 공격수로 성장했다.
둘은 함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이뤘지만, 유럽 정복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무리뉴 감독은 첼시를 떠난 뒤 인터밀란에서 자신의 두 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뤘고, 드로그바는 지난해 여름 첼시에서 보낸 마지막 시즌에 우승을 이뤘다.
무리뉴가 첼시를 떠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둘이 적으로 만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드로그바는 '갈라타사라이 매거진'과 인터뷰에서 "무리뉴 감독은 내 인생에 특별한 한 자리를 차지하고 계신 분이다. 내 인생을 바꿨다"고 말했다.
드로그바는 "무리뉴와는 좋은 추억이 많다"고 말하며 "첼시에 있을 때 내가 두 골을 넣은 저도 있고 한 골도 못 넣은 것이 있는데, 그럴 때마다 득점 여부와 상관없이 경기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다며 격려해줬다"는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실제로 무리뉴 감독이 첼시를 떠날 때 눈물을 보였던 드로그바는 무리뉴 감독이 가는 팀 마다 이적설에 휘말렸으나 결국 재회하지 못했다. 그리고 2012/2013시즌 UEFA챔피언스리그 8강전의 외나무다리에서 만나게 됐다.
드로그바에겐 무리뉴와 만남만큼이나 레알마드리드와 대결이 의미있다. 드로그바는 마르세유 공격수로 뛰던 시절 레알마드리드를 상대로 챔피언스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호나우두, 베컴, 지단 등이 활약한 '1기 갈락티코 시절이다. "그 경기에서 챔피언스리그 데뷔골을 넣었다. 2-4로 졌지만 그 날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내 경력에 가장 중요한 날 중 하나였다."
베르나베우 경기장, 무리뉴와 드로그바의 재회에는 또 어떤 스토리가 펼쳐질까? 한국시간으로 4일 새벽 3시 45분 킥오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