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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초긴장' 양계농가 가보니…"밖엔 절대 안 나가"

[기타] | 발행시간: 2013.04.07일 00:34

정부도 유입 가능성 주시하며 검역 강화 나서

[CBS 박종관 전솜이 기자] “아이고, 걱정되지. 여기는 사람도 일체 못 들어오게 하고 매일 소독하고 그래. 한 번 걸리면 일년은 농사 못 짓고 적어도 5000만 원은 손해를 본다고”.

지난 5일 찾은 인천 서구 오류동의 한 양계장. 15년째 병아리를 키워 되파는 윤규식(63) 씨에겐 삶의 터전이다.

윤 씨는 6개 동의 농장을 이곳저곳 소독하느라 분주했다. 최근 2만 2000 마리의 닭을 출하해 현재는 농장이 비어있지만, 소독작업은 하루 걸러 하루씩은 꼭 해야 한다.

지난해 8월 폭염으로 1만 2000 마리의 닭을 잃고 큰 손해를 입은 터. 중국에서 들려오는 조류 인플루엔자(AI) 소식에 불안감은 더하다.

최근 중국에서 신종 ‘H7N9’형 AI로 숨진 사람은 6명으로 늘었다. 10년전 충북 음성에서 발생한 AI로 530만 마리의 가금류를 살처분해야 했던 양계농가들로서는 혹시나 하는 불안감을 떨치기 어렵다.

윤 씨는 기자와 대화를 나누면서도 끊임없이 손을 놀렸다. 다음 병아리가 들어오는 22일까지는 축사를 소독하는 것은 물론, 고깔 모양의 모이 그릇도 살균하고 축사 청소도 마쳐야 하기 때문이다.

바깥 출입은 엄두도 못 낸다. 저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나 다른 병을 옮길 수도 있어서다. 윤 씨는 “닭을 키우면서 절대 밖에는 안 나간다"며 "다른 양계업자랑 가끔 전화로 소식을 주고받곤 하는데 거기도 밖에 안 다니는 건 마찬가지”라고 했다.

인천 강화군 불은면에서 10년 넘게 양계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56) 씨의 하루도 쉴 새 없이 바쁘긴 크게 다르지 않다. 4만 마리의 닭을 키우는 이 씨의 농장에서는 하루 3만 개의 계란이 출하된다.

AI가 퍼지면 당장 수많은 닭을 잃고 계란도 생산할 수 없기 때문에 소독은 더욱 철저했다. 양계장에 들어가려는 기자의 신발에도 분홍 빛깔의 소독액이 한 바가지 뿌려졌다.

이 씨는 “지금은 농가들이 예전 같지 않고 AI 걸리면 손해가 많다는 걸 알기 때문에 소독을 열심히 한다"며 "누구를 위해서 하는 게 아니라 바로 날 위해서 하는 거야, 우리를 위해서”라고 했다.

소독에 소독을 거듭한다 해서 전염을 완벽히 막을 수는 없다. AI는 사람은 물론, 철새를 통해서도 전염되기 때문이다.

이 씨는 “AI에 관해서는 우리 자체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면서도 "그런데 이게 하늘에서 붕 떨어지는 분변 하나에도 전체가 감염될 수 있는 거야. 외부에서 오는 걸 막는 데는 분명히 한계가 있는 거지”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양계농가들의 걱정은 혹시 모를 신종 AI 전염 가능성 때문만이 아니다. 중국 소식만으로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 행여 불안감이 퍼지는 건 아닐까 두려운 요즘이다.

이 씨는 “혹시 AI에 걸린다 해도 이미 그 농장의 닭은 다 처분하고 계란도 다 폐기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먹을 일은 없다"며 "게다가 아직 오지도 않았는데 ‘이거 계란 잘못 먹으면 큰일나겠다’ 하는 생각을 미리부터 갖게 될까 걱정"이라고 했다.

현재 중국에서 번지고 있는 H7N9형 바이러스는 아직 실체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나머지 대부분의 조류 인플루엔자 경우 가금류를 고온에서 가열하면 인체 전염 우려가 없다.

우리 보건당국은 중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H7N9형 AI의 국내 전파나 유입을 막기 위해 공항과 항만에서 검역을 강화하는 한편, 중국 정부에 역학조사 자료를 요청하는 등 대비 태세에 들어갔다.

또 일반 국민에게도 중국 여행 시 조류 시장 또는 가금류 농장을 방문하는 등의 행동을 피하고, 이상 증상이 있을 경우 국립검역소나 관할 보건소에 즉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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