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문화/생활 > 문화생활일반
  • 작게
  • 원본
  • 크게

개츠비, 또 개츠비 … 때 아닌 번역 전쟁

[기타] | 발행시간: 2013.05.01일 00:20

영화개봉 앞두고 신간 봇물 … '레 미제라블' 효과 재연되나

학자·번역가·작가들 나서 이미 나온 것만 40~50종

영화 '위대한 개츠비'에서 개츠비와 데이지로 나오는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오른쪽)와 캐리 멀리건. 개봉을 앞두고 원작 소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사진 워너브라더스코리아]

출판가에 '개츠비 대전'이 일고 있다. 진앙지는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주연한 영화 '위대한 개츠비'(16일 개봉)다. '스크린셀러'(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진 베스트셀러) 시대, 연초 광풍이 불었던 '레 미제라블' 현상이 되풀이될지 주목된다.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는 20세기 가장 뛰어난 미국 소설의 하나로 꼽힌다. 현재 서점가에는 40~50종의 번역본이 나온 상태다. 특히 최근 내로라하는 단행본 출판사들이 스타급 번역자·학자·소설가를 내세워 '개츠비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표 참조>

 전초전도 뜨거웠다. 영화의 수입·배급사인 워너브라더스코리아와 공동마케팅을 하기 위한 출판사들의 물밑 경쟁이 벌어졌고, 결국 소설가 김영하가 번역한 문학동네판이 선정됐다.

 시장을 선점한 책은 김욱동 한국외대 교수가 2003년 번역한 민음사판이다. 영미문학연구회에서 훌륭한 번역본으로 꼽았을 만큼 원문에 충실하다. 1920~30년대 미국문학을 전공한 김 교수가 당시 미국 상황이나 문학사조 등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풍부한 주석을 달았다. 다소 딱딱하다는 평도 있다.

 소설가 김영하가 옮긴 문학동네판은 한층 젊어졌다. 김씨는 “'재미없는 소설'이라는 속설에 맞서 피츠제럴드의 변호를 맡겠다는 심정으로 새로운 번역에 착수했다”고 했다. 등장인물 사이의 대화도 반말로 옮기는 등 젊은 독자를 겨냥했다. 번역보다 번안에 가깝다는 이야기도 듣는다. 전문번역가 김석희씨도 '개츠비 전쟁'에 가세했다. 그가 최근 내놓은 열림원판은 원문에 충실하면서도 유려한 문체가 특징이다.

 출판사들은 '제2의 레 미제라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연초 영화가 인기를 끌면서 빅토르 위고의 원작 『레 미제라블』도 20만 부 넘게 팔렸다. 고전문학 작품으로는 이례적 기록이다. 여기에 영화 '화차' '은교'의 흥행으로 원작이 다시 주목받는 '스크린셀러'가 문학적 현상으로 자리잡았다. 영화 흥행에 기대는 판매 전략은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는 영화 포스터를 그대로 표지로 쓴 『위대한 개츠비』 새 판본이 나와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럼에도 『위대한 개츠비』의 문학성에 흠이 가는 건 아니다. 미국에서도 연 평균 30만 권이 팔리는 스테디셀러다. 소위 '재즈 시대'라 불리던 1차 세계대전 이후 1920년대 미국 사회상을 꿰뚫었다는 평가다. 주인공 개츠비는 '아메리칸 드림'을 상징하는 동시에 그 꿈이 변질되어 가는 과정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사랑에 모든 것을 거는 그의 모습은 낭만적 이상주의로도 읽힌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상실의 시대』(원제 『노르웨이의 숲』)에서 “개츠비를 세 번 이상 읽은 사람만이 나와 친구가 될 수 있겠지”라고도 했다.

하현옥 기자

◆F 스콧 피츠제럴드(1896~ 1940)=미국 소설가. 1920년 『낙원의 이쪽』을 발표하면서 부와 인기를 누렸다. 1925년 발표한 『위대한 개츠비』로 '문학적 천재'라는 평가를 받았다. 40년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밤은 부드러워』 등.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중앙일보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75%
10대 0%
20대 25%
30대 25%
40대 25%
50대 0%
60대 0%
70대 0%
여성 25%
10대 0%
20대 25%
30대 0%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네티즌 의견

첫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 관련 태그 기사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사진=나남뉴스 연예계 대표 미혼 최화정이 자신을 둘러싼 '연하킬러' 소문에 대해 마침내 입을 열었다. 오는 7일 방송하는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는 방송인 최화정이 스페셜 게스트로 출연해 특유의 화끈한 입담과 명랑한 매력을 뽐낼 예정이다. 63세의 나이에도 여
1/3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돌아가신 형들과 같은 나이" 박서진, 여동생 건강 적신호에 눈물

"돌아가신 형들과 같은 나이" 박서진, 여동생 건강 적신호에 눈물

가수 박서진이 여동생의 건강검진 결과에 먼저 세상을 떠난 형들을 떠올리며 눈물을 보였다. 지난 6일 방송된 KBS2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 에서는 본격적으로 다이어트를 시작한 박서진 여동생의 모습이 그려졌다. 앞서 박서진은 근육량을 키워 보디프로필을 찍기로

"얼마나 예쁘길래" 미주 친언니, 시청자도 놀란 '여신 비주얼' 실물 공개

"얼마나 예쁘길래" 미주 친언니, 시청자도 놀란 '여신 비주얼' 실물 공개

사진=나남뉴스 이미주가 연예인 외모 뺨치는 친언니를 최초 공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6일 MBC '놀면 뭐하니?'에는 멤버들이 미주의 고향 충북 옥천을 찾은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오프닝에서 유재석은 이전부터 '옥천여신'으로 유명한 미주의 친언니를 언급했다.

"어디서 봤는데" 강철, '사랑과 전쟁' 재연배우 야간업소 숙식 충격 근황

"어디서 봤는데" 강철, '사랑과 전쟁' 재연배우 야간업소 숙식 충격 근황

사진=나남뉴스 '사랑과 전쟁'에서 불륜 혹은 시아버지 역할을 자주 맡아 눈에 익은 재연 전문배우 강철이 야간업소에서 일하는 근황을 공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방송한 MBN '특종세상'에는 재연배우 강철이 출연해 최근 근황을 알렸다. 이날 강철은 서울의 한 야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