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목적인 교육열 자제 자녀교육 리성 되찾아야
김일복
겨울방학 내내 아이와 신경전을 벌인 학부모들은 요즘 어서 개학이 되여 애가 학교에 가면 속이 시원하겠다고 푸념이다. 학교수업을 쉬는 방학이 아이들에게는 심신의 피곤을, 학부모들에게는 골치거리를 안겨주는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것이다. 무분별한 과외보도열이 문제다.
맹목적인 교육열
소학교 2학년생 아들을 둔 장씨는 방학내내 아들애 뒤치닥거리에 몸살이 날 지경이다. 오전에는 올림픽수학보도반에, 오후에는 영어보도반에 아들애를 데려가고 데려오고... 아들애도 엄마도 방학에 더 바쁘다.
학부모 김씨는 방학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초중 1학년생 아들애의 빽빽한 과외일정을 다 짜놓고 아들애를 내몰았다.수학, 영어, 작문, 피아노... 매일 학원을 전전하느라 아들애는 피곤을 호소하고 김씨는 사무실에서 수시로 아들의 행적을 체크하느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이처럼 부모와 아이 모두 피곤한데도 왜 방학마다 집집이 과외보도로 분주할가?
과외 과열현상의 내면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우리 사회의 맹목적인 교육열을 감지할수 있다. 자녀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보니 자녀교육에 조바심을 내게 되고 내 아이의 적성과 흥취에 바탕을 둔 자녀교육 계획이 없다보니 방향을 잃고 그저 남 하는대로 덩달아 춤추는 맹목성이 표출되는것이다.
삶의 질이 나날이 향상되면서 교육열은 갈수록 더 뜨거워지고 따라서 맹목성도 더 선명해지는것 같다. 자녀가 공부를 잘해 중점대학에 입학하길 바란다는 학부모가 98%를 차지한다니 더 말해 무엇하랴.
1점에 울고 웃는 경쟁
학부모들의 기대와 심태가 이러하니 소학교 1학년부터 1점에 울고 웃으며 성적경쟁에 휘말려들고 과외를 시켜서라도 어떻게든 점수경쟁에서 이기거나 밀리지 않게 하기 위해 아둥바둥 기를 쓴다.
수학과 영어 학과는 대학입시에서 단독 150점을 차지하기에 어려서부터 다그쳐야 한다는 판단으로 방학마다 필수과인듯 과외보도를 들이댄다. 특히 우리 주에서는 소학교 1학년 지어 유치원생부터 올림픽수학에 열을 올리는데 교육전문가들은 이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고있다. 기초학과인 수학과를 중시하는것은 나무람할바 못되지만 학생마다 수학에 천부적재능이 있는것도 아니고 또 사람마다 수학가로 될것도 아닌데 어려서부터 수학과에 너무 많은 정력을 몰붓는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전국적으로 교육이 앞선 상해시에서는 몇년전부터 소학단계에 올림픽학과경연을 취소했고 산동성에서도 올해부터 전면 취소한다고 선포했다. 몇년전 상해로 진출한 한 연변사람이 아이를 상해의 소학교에 전학시키면서 "올림픽수학반이 있으면 그 반에 붙이고싶다"고 제기하자 학교측에서는 "아이들한테 왜 올림픽수학이 필요한가, 학년이 높아가면 자연히 알게 될것을."라고 하더란다.
리성적 각성 요청
자녀교육에서 리성을 되찾을 때이다. 방학마다 맹목적으로 빽빽한 과외일정을 들이대지 말고 내 아이의 적성과 흥취에 따른 합리한 계획을 세우고 차근차근 실행해나가도록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방학에는 뒤처진 학과목을 집중 공략하여 개학에 동일한 출반선에 서도록 하는것이 중요하며 아이가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전제하에서 흥취와 발전성에 따른 특장을 키워주고 각종 활동에 참가시켜 다양한 체험을 얻고 시야를 넓히도록 하여 알찬 방학을 선물해야 한다.
(연변일보 2009-2-25 15:14: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