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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머니에 휘둘리는 뉴욕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3.06.19일 09:25
- 100층 주상복합 짓는데

돈 대는 중국인 요구로 1~12층 쇼핑몰, 13층부터 '1층'

- 최고의 명품거리 맨해튼 5街

"중국인 관광객은 씀씀이 10배" 매장마다 중국인 매니저 모시기

지난 13일 오후 4시쯤 뉴욕의 한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회의실.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와 중국 선전(深圳)에서 온 부동산 회사 부회장이 마주 앉았다. 양측은 이날 약 1시간의 협상 끝에 미국 측이 뉴욕 인근의 땅을 제공하고 중국 측이 9000만달러(약 1000억원)를 투자해 100층짜리 초대형 주상복합건물을 짓는 데 합의했다.

이 합의에는 특수한 조건이 붙었다. 꼭대기 층 표기를 '88층'으로 한다는 내용이었다. 중국 측 요구에 따른 것이다. '바(八·8)'는 큰돈을 번다는 뜻인 '파차이(發財)'의 '파(發)'와 발음이 비슷해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다.

100층 건물을 88층으로 맞추기 위해 양측은 '꼼수'를 쓰기로 했다. 1~12층에 쇼핑몰 등 상업시설을 넣고, 사무실과 아파트가 들어서는 13층을 '1층'으로 표시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100층이 표기상으로는 88층이 된다.

미국 회사 CEO는 "성공적인 분양을 위해 '100층'이란 상징성보다 실리를 택했다"고 말했다.

◇100층 빌딩도 88층으로 표시… '차이나 머니'의 위력

차이나머니(China money)가 뉴욕 부동산 시장을 휩쓸고 있다. 업계에는 중국인 손님을 겨냥한 숫자 마케팅이 한창이다. 맨해튼 한복판에 건설 중인 90층짜리 주상복합건물 '원(One)57'이 대표적이다. 이 건물은 80~88층을 한 층에 한 가구만 입주하는 초호화 아파트로 꾸몄다. 예상대로 면적 576㎡(약 174평)인 88층 아파트는 중국인 여성 고객에게 5000만달러에 팔렸다.

80~88층은 중국인 겨냥해 건설… 미국 뉴욕 맨해튼 센트럴파크 앞에 17일 초호화 주상복합 아파트 ‘원57’이 지어지고 있다. 이 건물은 설계 단계부터 중국인을 겨냥해 80~88층을 초호화 아파트로 만들었다. 중국인들은 ‘큰돈을 벌다’는 뜻 파차이(發財)의 ‘파’와 숫자 ‘8’의 발음 ‘바’가 비슷해 8이 들어간 번호를 선호한다. /장상진 특파원


최근 뉴욕 부동산 업계는 새 건물을 지을 때에는 남향(南向)은 기본이고 풍수지리사까지 동원하고 있다고 CNBC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맨해튼 부동산업체 'PD자산'의 일라드 드로 대표는 "최근 뉴욕 부동산 구매자의 30%는 중국계이고, 1000만달러 이상 거래는 절반이 중국계"라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중국어 배우기 열풍도 불고 있다.

◇'명품 쇼핑 거리' 뉴욕 5번가도 중국인이 휩쓸어

부동산 시장뿐이 아니다. 미국 최고의 '명품 쇼핑' 거리인 뉴욕 맨해튼 5가(5th Avenue)도 중국인 파워가 거세다. 지난 16일 오후 3시(현지 시각)쯤 맨해튼 5가의 루이뷔통 매장. 입구 가까운 핸드백 진열대 앞에서 중국인 여성 매니저가 40대의 중국인 커플에게 열심히 제품을 소개하고 있었다. 커플은 8250달러(약 900만원)짜리 악어가죽 백을 집어들더니 망설임 없이 신용카드로 결제했다. 이들의 손에는 이미 롤렉스와 페라가모 쇼핑백이 들려 있었다.

명품 매장마다 중국인 직원… 미국 뉴욕 맨해튼 5가에 있는 한 명품 매장 앞을 16일 오후 중국인 관광객들이 지나가고 있다. 이곳에 늘어선 명품 매장들은 주요 고객으로 부상한 중국인들을 맞이할 중국인 직원 채용을 늘리고 있다. /장상진 특파원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들른 프라다·구찌·불가리 매장도 마찬가지였다.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눈에 띄는 자리에는 예외 없이 중국인 매니저가 배치돼 있었다. 매장마다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50%의 손님이 중국인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맨해튼 5가 명품 점포들은 브랜드 이미지를 고려해 일본계 외에는 아시아계 점원을 거의 쓰지 않았다"며 "최근에는 중국계 점원을 구하려고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보석업체 티파니 매장은 작년부터 중국인 매니저 외에 입구에서 손님을 안내하는 점원을 두고 있다. 이들은 미국인이지만 중국어 구사 능력이 필수라고 매장 측은 전했다.

중국인 매니저의 몸값도 올랐다. 맨해튼 5가에 있는 한 보석 전문 브랜드의 중국계 여성 매니저가 지난해 받은 연봉은 40만달러(약 4억5000만원)였다. 2008년 연봉 3만달러에서 10배 이상 올랐다. 게다가 지난주에 다른 명품업체 2곳에서 "최고 75만달러를 줄 테니 우리 매장에서 일하자"는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 그는 "중국 쇼핑객은 씀씀이의 단위가 다르다. 미국·일본 쇼핑객의 평균 구매 가격이 1000달러 정도지만, 중국 관광객은 1만달러 이상 제품을 쉽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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