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연예 > 영화
  • 작게
  • 원본
  • 크게

이미 '19금'인데 다시 19금 판정하는 이유는

[기타] | 발행시간: 2013.06.29일 10:02
[머니투데이 박창욱기자][[컬처 in 코리아]문화콘텐츠 심의에 신뢰성 확보방안 마련해야]

# 최근 출판계에서 제보 하나를 받았다. 출판물에 대한 사후심의를 담당하는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에서 출판사가 자체적으로 '19금' 표시를 매긴 출판물을 다시 구매해서 '청소년유해간행물' 판정을 매긴다는 내용이었다.

간윤위가 사후심의를 하기 위해선 별도로 책을 구매해야 하는데, 출판사가 이미 청소년이 보지 않도록 조치한 책을 굳이 다시 사서 등급을 매기는 건 엄연한 '예산 낭비'가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이에 대해 간행물윤리위원회의 한 상임위원에게 물었다. 우선 "법적 효력을 담보하기 위해서"라는 답이 돌아왔다. 청소년유해간행물은 간윤위를 통해 관보에 고시돼야 법적 효력을 가진다는 설명이었다.

상당히 비효율적으로 보이긴 했지만, 절차라는 측면도 무시할 순 없으니 이해하지 못할 일은 아니었다. 또 성인조차 봐선 안 되는 매우 선정적인 유해간행물을 가려내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했다. 제보대로 단순하게 예산낭비로 보기는 힘들었다.

그러나 "최근 문제가 된 일본의 '욱일승천기'가 그려진 동화책은 왜 걸러내지 않았나"라는 질문에는 "심의 기준에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심의기준은 청소년보호법에 따라 건전한 인격과 시민의식을 저해하는 반사회적이고 반윤리적인 출판물을 청소년유해간행물로 판정하도록 하고 있는데, 욱일승천기는 국민 정서상의 문제"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일본의 제국주의와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승천기는 분명 건전한 시민의식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바람직한 세계관과 역사관을 해칠 가능성도 있다. 간윤위가 너무 기계적인 심의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 지난해 한국영화 최초로 베니스 영화제에서 최고상을 받은 김기덕 감독의 신작 '뫼비우스'가 최근 논란이 됐다. 뫼비우스는 관계에서 믿음을 잃은 부부의 질투와 증오가 아들에게 전이되고, 결국 모두가 죄책감과 슬픔에 빠져 쾌락과 욕망을 포기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거세 장면, 어머니와 아들의 성관계 장면 등이 포함됐다. 이로 인해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았다. 국내엔 제한상영관이 없어 제한상영가 등급은 사실상 상영을 금지당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김 감독은 "물리적인 영상보다는 영화의 주제와 맥락을 봐달라"고 호소했지만 결국 투자자와 스태프 및 배우들의 사정을 감안해 일정대로 개봉하고자 영등위가 문제 삼은 장면을 자진 삭제하겠다고 물러섰다.

그러나 영화감독조합 등 영화관련 단체에선 영등위가 일관되지 않고 이해하기 힘든 심의를 한다고 반발하며 '민간자율심의' 도입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 대한 영등위와 문화체육관광부의 입장은 확고하다.

우선 영등위 관계자는 "영등위가 비록 국가보조금을 받고 있지만 공무원이 아닌 민간위원들이 외부 간섭없이 자율적으로 심의를 한다"고 강조했다. 문체부 관계자도 "영등위가 국고보조를 받고 있으므로 공공기관이 아니라고는 할 수 없지만, 등급분류에선 독립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민간자율등급제도 도입에 관해선 "예산과 위원 선임의 2가지 사항이 핵심"이라며 "국가보조를 중단하면 등급분류 수수료가 올라갈 수밖에 없는데 이는 영화계에도 효율적이라 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현재 영등위원은 대한민국예술원 회장의 추천을 받아 문화·교육계에서 임명한다"며 "미국에서도 영화제작자나 사업자가 직접 등급분류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 출판이나 영화 같은 창작물에 대한 심의나 등급제도에 대해 감정적으로 시비를 따지거나 반대를 하는 것도 문제 있어 보인다. 여기엔 업계 이기주의도 일정부분 있을 것이다. 떼만 쓴다고 일이 해결될 순 없다.

하지만 이렇게 해당 업계에서 반발을 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큰 맥락을 보지 않고 단순히 한 부분만 보는 기계적 심의, 정파 등에 휩쓸린 편파적 심의 등이 누적되며 해당 업계의 불신을 산 것으로 이해된다.

심의·등급 기구는 문화계의 엄연한 권력이다. '표현의 자유'와 '청소년 보호'같은 사회적 가치를 모두 챙기는 발전적 방안에 대한 의견을 모아야 한다. 이는 '문화 융성'이라는 국정목표 달성에도 꼭 필요한 일이다.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62%
10대 0%
20대 23%
30대 23%
40대 15%
50대 0%
60대 0%
70대 0%
여성 38%
10대 0%
20대 23%
30대 15%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네티즌 의견

첫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가수 김호중이 지난 9일 뺑소니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자신에게 불거진 '음주운전' 의혹에 결국 음주운전을 시인했다. 19일, 김호중은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를 통해서 사과문을 냈다. 먼저 그간 김호중은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던 생각엔터테
1/3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길림화학섬유 년간 5만톤 신형인조견사 프로젝트 가동

길림화학섬유 년간 5만톤 신형인조견사 프로젝트 가동

5월 17일, 길림화학섬유 년간 5만톤 생산량 바이오매스(生物质) 신형인조견사 프로젝트가 정식 가동되였다. 이 프로젝트는 35억원을 투자하여 36만평방메터의 부지에 원액플랜트 1개, 방적플랜트 3개, 산성플랜트 3개, 화학수플랜트 3개를 2단계로 나누어 건설할 계획

“600샷 때렸더니 얼굴 부어” 송지효 시술 고백

“600샷 때렸더니 얼굴 부어” 송지효 시술 고백

배우 송지효(나남뉴스) 배우 송지효(43)가 방송에서 레이저 시술을 고백했다. 송지효는 지난 5월 19일(일)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에서 부은 얼굴로 출연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본격적인 진행에 앞서 제작진은 ‘런닝맨’이 가장 영향력 있는 TV 예능 프로그

“유애나의 사랑 담아” 아이유 생일 맞아 2억 기부

“유애나의 사랑 담아” 아이유 생일 맞아 2억 기부

가수겸 배우 아이유(나남뉴스) 가수겸 배우 아이유(31)가 지난주 자신의 생일을 맞아 사회 취약 계층에 기부하면서 훈훈함을 주고 있다. 아이유는 최근 대한사회복지회를 비롯해 한국미혼모가족협회, 사랑의 달팽이 등 복지시설에 총 2억 원을 기부했다. 특히 아이유는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