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태우 기자] 생각보다 길었던 터널의 끝을 향해 가고 있는 느낌이다. 5·6월 상대적인 부진에 빠졌던 추신수(31, 신시내티 레즈)의 방망이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지금 추세라면 기분 좋게 전반기를 마감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다.
추신수의 올 시즌은 부침이 꽤 있었다. 출발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4월 한 달 동안 27경기에서 타율 3할3푼7리, 출루율 4할7푼7리, 4홈런, 11타점을 기록했다. 4월 기록만 놓고 보면 MVP급 행보였다. 그러나 5·6월의 추락은 꽤 가팔랐다. 5월 타율 2할4푼을 기록했던 추신수는 6월에는 2할2푼4리로 완전히 침묵했다. 타율도 2할6푼대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최근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7월 들어서는 타격 상승세가 완연하다. 추신수는 11일(이하 한국시간)까지 7월 9경기에서 타율 3할5푼1리, 출루율 4할1푼5리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8경기에서 연속 안타 행진을 기록 중이기도 하다. 이 와중에 타율도 2할7푼7리까지 끌어올렸다. 출루율도 4할대(.418)를 유지 중이다. 메이저리그(MLB) 리드오프 중 4할대 출루율을 기록 중인 선수는 여전히 추신수가 유일하다.
타구의 질도 좋아지고 있다. 특유의 밀어치기에서 해법을 찾고 있다. 추신수가 한참 좋지 않을 때는 어깨가 먼저 열리며 타구가 1루쪽을 향하는 경우가 제법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다시 타구가 좌익수 방면으로 나가고 있다. 11일 밀워키전은 상징적이다. 이날 3안타를 기록한 추신수의 타구는 좌측으로 2개, 중앙으로 1개가 형성됐다. 모두 정확한 타이밍에서 공이 맞아 나갔다.
타격감 유지를 어렵게 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인 왼손 투수 공략법도 점점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 2일까지 왼손 투수 상대 타율이 1할4푼7리에 불과했던 추신수는 11일 현재 이를 1할6푼5리까지 끌어올렸다. 더디지만 회복세는 뚜렷하다. 여기에 타율 이상으로 타구의 질이 괜찮다. 야수 정면으로 가는 불운의 타구가 더러 있었다. 더스티 베이커 신시내티 감독도 이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4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의 끝내기 안타도 왼손 투수인 하비에르 로페스로부터 뽑아냈다. 여전히 오른손 투수에는 타율 3할3푼2리로 절대적인 강세를 유지하고 있는 추신수다. 왼손 투수를 상대로 타격감을 끌어올릴 수 있다면 전반적인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만하다. 추신수가 좋은 흐름에서 전반기를 마무리지을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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