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김원익 기자] “이제 내가 야구 선수 같다.”
‘용암택’이라는 별명처럼 뜨거운 맹타를 펼치고 있는 박용택의 말이다. 박용택은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3안타 2득점 1타점 맹타를 휘둘러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박용택이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용암택’이라는 별명은 박용택이 지난해 수많은 편견속에서 얻은 훈장과 같은 별명이다. 박용택은 지난해 시즌 타율 3할5리(499타수 152안타)보다 월등히 높은 4할1푼6리(113타수 47안타)의 득점권 타율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특히 팀의 부진한 성적과 맞물려 중요한 득점권 상황서 침묵한다는 뜻에서 불려왔던 지난 별명 ‘찬물택’의 반대 지점에 있는 값진 성과였다.
올해 활약 역시 눈부시다. ‘용암택 시즌 2’다. 지난 6월 30일 SK전을 시작으로 8경기 연속 안타 행진이다. 71경기 중 25번째 멀티히트 경기로 시즌 타율은 3할1푼6리 84안타 3홈런 37타점이 됐다. 최다 안타 부문은 손아섭에 단 3개 뒤진 2위. 타율은 6위의 성적이다. 득점권 타율은 2할8푼2리로 지난해에 비해 떨어지지만 점점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7월 페이스는 뜨겁다 못해 펄펄 끓는다. 7경기서 11안타를 쏟아 부으며 8득점 6타점을 올리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올해 2사 후 타점 능력이다. 박용택은 노아웃 상황에서 타율 3할9푼5리의 맹타를 휘둘렀지만 타자들이 약한 2사 후에서는 올 시즌 올린 타점의 절반에 가까운 19타점을 올리며 찬스에 강했다.
전반기 뛰어난 활약을 하고 있지만 이제야 조금씩 만족감이 드는 박용택이다. 박용택은 11일 경기 종료 후 “1번 타순이나 어떤 타순이 됐던 주어진 타순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라며 책임을 강조했다. 박용택은 최근 1번 타자로 나서며 공격의 물꼬를 트는 역할과 해결사 역할을 동시에 해내고 있다.
그런 박용택은 “요즘 타격감이 점점 좋아지고 있는데, 이제야 내가 야구 선수 같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만족을 몰랐다.
어쩌면 박용택의 ‘뜨거움’은 이제부터 시작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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