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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비즈니스, 공격적 전략보다 안현수의 금메달처럼

[온바오] | 발행시간: 2014.02.18일 12:56

▲ [자료사진] 지난 15일, 안현수가 금메달을 딴 후, 러시아 국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공격은 점수를 올리고 방어는 경기를 승리로 이끈다

중국 우한(武汉)의 2월이 중순을 넘어 하순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그러나 날씨는 여전히 쌀쌀하고 음산하기조차 합니다. 오늘 아침에는 다시 진눈깨비가 내립니다. 입춘만 지나면 우한(武汉)의 겨울은 다 갔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나 보네요. 여전히 아침저녁으로 영하의 날씨를 보입니다. 늘 그렇듯이 사람이 생각하는 일반적인 예상은 많은 부문에서 빗나갑니다. 알다시피 우한에 사는 한국 교민만큼 봄을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우한의 겨울을 겪어 보면 왜 봄날이 그립고 기다려지는지 더 잘 이해가 될 겁니다. 하루빨리 이런 스산하고, 우중충하고, 습기 가득한 날씨에서 벗어나고 싶기 때문입니다.

실내는 난방이 안 되어 있고, 바깥에서는 겨울비가 내리면 그야말로 오갈 데 없는 나그네 신세가 되는 겁니다. 배가 고픈 것은 일단 뒤로 미루더라도 추운 것을 해소할 공간이 없다는 것은 참으로 교민들에게 곤혹스런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우리의 오래된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많이 입지 않는 겁니다. 날씨가 아무리 추워도 그냥 가볍게 옷을 입습니다. 무겁게 입으면 하루 종일 몸이 이상하고 뭔가 불편합니다. 둔하고 답답하여 집중도 잘 안 됩니다. 그래서 여전히 우리는 진눈깨비 날씨를 아랑곳 하지 않고 간단하게, 가볍게 입습니다. 그리고 떠는 겁니다. 심할 경우에는 개 떨 듯이 떱니다. 사람이라고 개처럼 떨지 말라는 법도 없습니다. 개나 사람이나 추우니까 떠는 겁니다. 개 입장에서 보면 자기들이 사람 떨 듯이 떠는 겁니다.

이렇게 모든 상황에는 상대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요즘 한국에서는 안현수가 러시아 국적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일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한국인이라는 입장에서 볼 때와 안현수가 현재 러시아 선수라는 입장에서 볼 때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여러 원인과 이유가 나옵니다. 급기야는 대통령까지 나서는 상황이 된 겁니다. 일방적인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과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은 이토록 나라를 흔들어 놓을 정도로 파괴력이 강합니다. 그 파괴력이 강하면 강할수록 여태껏 갑의 입장에 있던 사람보다는 을의 입장이 강해집니다. 그 동안 을의 입장을 몰랐던 많은 사람들이 을을 동조하고 응원하기 때문입니다.

어느 신문의 칼럼을 보니 “개인이 국가를 이긴 경우”라는 제목으로 나름 긍정이 가게 썼더군요. 간단히 말해서 "국가가 개인에게 뭐냐?"는 겁니다. 개인이 국가에 버림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순간에 우리 마음속에 간직했던 국가라는 인식은 어떻게 되겠느냐는 겁니다. 과거 유신 시절에는 이렇게 국가에 실망을 하고 조국을 등진 사람들과 그 가족들이 참 많았습니다. 금쪽같이 키운 자식이 명문대학에 들어가 유신철폐 운동을 하다가 감옥에 가고, 사회에 나와서도 받아 주는 곳이 한 군데도 없었던 겁니다. 그랬습니다. 그 버림받은 자식들의 부모들은 두 말 없이 이민 가방을 쌌던 겁니다. 끼니를 굶어 가며 자식을 좋은 대학에 보냈더니 국가에서 반사회적인 백수로 만들어 버린 겁니다. 떠나는 겁니다. 더 이상 국가는 우리 가족을 지켜주는 나라가 아닌 겁니다. 무슨 희망이 있다고 살아갑니까? 희망의 반대는 절망입니다. 희망이 없으면 죽는 겁니다. 희망은 인간의 생존을 지탱해 주는 유일한 정신이기 때문입니다.

저도 이번 춘절에 모처럼 한국에 다녀왔습니다. 늘 한국에 갈 때마다 느끼는 일이지만 한국 사회는 점점 공격적인 모습으로 변하는 듯 했습니다. 학벌주의, 능력주의, 개인주의가 사람들을 경쟁의 코너로 자꾸 몰아가는 겁니다.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무엇보다 공격력이 있어야 합니다. 한국 축구의 골치 아픈 대목도 골결정력이 부족하다는 데 있습니다. 모든 것이 공격 위주가 된 겁니다. 멋있게 공격해서 한방에 상대를 무너트려야 합니다. 탄탄한 수비는 나중 문젭니다. "전원 공격 앞으로!"가 대세가 된 겁니다. 태스크포스를 꾸리고 비장의 공격을 준비하는 겁니다. 비상 대책 회의는 이제 일상적인 한국 사회의 용어가 된지 오랩니다. 뻑 하면 비상대책 회의가 열립니다. 비상 회의에서 논의되는 것은 공격의 방법이고 전략입니다. 물론, 여기까지는 좋다는 겁니다.

다만, 반드시 공격이 승리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상합니다! 비상대책 회의를 몇 번씩 거친 전략이 승리를 가져다주지 못하는 겁니다. 문제가 있다는 뜻입니다. 미국의 미식축구에는 “공격은 점수를 올리고 방어는 경기를 승리로 이끈다.”는 격언이 있습니다. 아주 의미가 있는 말이라 생각 되더군요. 중국에 와서 살아 보니 이 말의 의미가 더욱 와 닿는 겁니다. 아마도 이래서 한국인들에게 미식축구는 여전히 비인기 종목인 듯합니다. 경기 내내 양측 선수들이 어깨를 맞대고 있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화끈한 공격이 안 보이는 겁니다. 죽기 살기로 뛰고, 엎어지고, 싸우는 모습이 없는 겁니다. 성질 급한 한국 사회에서 미식축구는 도무지 '채널 고정'이 될 수가 없는 겁니다. 저걸 무슨 재미로 보나!

우리가 중국에서 기업을 운영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질 않습니다. 아니, 아주 어렵습니다. 공격 앞으로의 습관이 밴 우리가 중국 땅에서 매번 주먹을 불끈 쥐고 공격한다고 해도 좀처럼 승리가 주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초기 공격이 어느 정도의 점수를 높여 줄 수는 있을 겁니다. 초창기 회사 설립과 거침없는 사업의 수립과 추진은 아주 멋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높은 점수가 승리와는 거리가 자꾸 멀어져 갑니다. 그래서 방어는 경기를 승리로 이끌어 준다는 말도 조금씩 실감이 납니다. 반면에, 중국 사람들은 그다지 초기 단계에서 공격 일변도가 아닙니다. 상대를 찬찬히 관찰하고 인내와 끈기를 갖고 기다리면서 일단은 방어 자세로 들어갑니다. 상대를 끌어들인 다음에 방어 모드로 전환하고, 다시 상대가 주춤하면 싸움을 걸고, 또 덤비면 방어 전략으로 들어가는 겁니다. 어려운 싸움이 되는 겁니다. 남에 나라 땅에서 식량은 고갈되고 몸과 영혼은 지쳐 갑니다. 경기는 대충 끝난 겁니다. 20대 2로 앞서 가던 한국 기업이 40대 10 정도로 패하는 겁니다. 10점도 후하게 준 겁니다.

안현수는 일방적으로 공격을 당한 겁니다. 공격적인 체육계의 패거리 문화가 개인으로 하여금 국가를 등지게 한 겁니다. 그러나 올림픽 경기에서는 이긴 겁니다. 왜냐하면 그는 공격적인 전술 보다는 러시아로 피한 다음, 최종 목표를 준비한다는 방어 전략을 택했기 때문입니다. 초기 단계에서 용감하고 거침없이 점수를 내면서 덤비는 빙상연맹에 같이 공격을 하다가는 죽는다는 것을 알았던 겁니다. 그래서 방어 자세를 취한 겁니다. 빙상 연맹은 공격에서 안현수의 퇴출이라는 높은 점수를 올렸지만 소치 올림픽 경기에서는 안현수에게 진 겁니다.

부디 오늘도 중국 땅에서 고생하는 많은 분들의 방어적 전략을 기원합니다. 추우면 중국 사람들처럼 많이 입는 겁니다. 많이 입으면 공격적인 태도가 다소 방어적인 성향으로 변할 수도 있을 겁니다. 가벼우면 공격하는 데는 유리하지만 방어하는 데는 불리합니다. 전면 공격 보다는 일단 이방 땅에서 감기에 안 걸리는 것이 중요 합니다.

다시 시작되는 한 주간도 추운 날씨에 건강하시구요. 한국에 계신 많은 분들도 부디 한국 사회가 공격적이 아니라 방어적인 사회가 되는데 일조를 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감사합니다. (dw67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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