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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funE l 강경윤 기자] ‘대상 징크스’란 말이 있다. KBS 연예대상에서 최고의 영예를 얻은 스타가 아이러니 하게도 이후 방송에서 험난한 시기를 겪는다는 속설이다. 개그맨 박준형, 이혁재, 김제동 등이 꼽혔다. 물론 명확한 근거는 없지만, 대상을 수상하는 입장에서는 한번쯤 긴장하게 되는 말이 아닐 수 없다.
2013년 연말 KBS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거머쥔 개그맨 김준호는 여전히 순항 중이다. 오히려 그 이전보다 훨훨 날고 있다. KBS ‘인간의 조건’과 ‘해피선데이-1박2일 시즌3’(이하 ‘1박2일’) 등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순조롭게 안착했고 ‘개그콘서트’에서 ‘자나자나’란 유행어를 내놓으며 후배들에게 뒤처짐 없는 활약 중이다.
최근 김준호의 활약상을 보면 ‘대상 징크스’라는 말이 무색하다. 대상을 타기 전과 타고 난 뒤 김준호의 모습에도 큰 변화가 없다는 점도 눈에 띈다. 많은 후배들의 멘토로 꼽히면서 코미디, 공연, 엔터테인먼트 등 사업 면에서도 자신감 넘치는 행보를 걷는다. 많은 스타들이 최고의 자리에서 위기를 걱정할 때, 김준호는 어떻게 상반된 반응을 보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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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들의 입장에서는 그의 한결같음이 긍정적으로 비쳐진다. ‘대상’이라는 무거운 왕관을 짊어지기 위해서 스타들은 스스로 강한 힘을 내보였다.
‘1박2일’, ‘인간의 조건’에서 김준호는 주연만 자처하지 않는다. 그가 1인자를 자처하지 않았기 때문에 ‘1박2일’은 김주혁, 정준영 같은 신출내기 스타들이 신선한 예능 캐릭터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인간의 조건’에서도 김준호는, 후배 개그맨들을 압도하는 선배라기 보다는, 함께 장난치고 시행착오를 겪는 한 예능인일 뿐이다. 그런 인간적이고 자연스러운 모습은, 대상을 타기 전과 후가 다르지 않게 부담없이 다가온다.
버라이어티나 토크쇼 진행 등만 고집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가고 있다는 점도 김준호의 장점으로 꼽힌다. 김준호는 수많은 개그맨들의 전쟁터와 같은 ‘개그콘서트’를 여전히 떠나지 않고 있다. 후배들과 교감하며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축적한다는 점이 김준호가 ‘대상 징크스’를 극복한 원동력이 아닐까 추측된다.
김준호는 최근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BCIF) 집행위원장 자격으로 오키나와 국제 영화제(OIMF)에 참석했다. 주최사이자 일본 최대 개그맨 기획사 요시모토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한국 코미디를 알리기 위해서다. 징크스를 극복하기 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김준호의 다음 행보에 더욱 기대가 모인다.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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