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진출한 북한식당이 돌솥비빔밥, 잔치국수 같은 남한 메뉴를 내놓기 시작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3일 보도했다.
신의주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중국 단둥(丹東)의 북한식당 메뉴에 한국식당에서나 주문할 수 있었던 짜장면, 돌솥비빔밥, 잔치국수 같은 음식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복수의 단둥 주민소식통들은 “북한식당에 갑자기 남한식 음식이 등장해 신기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음식의 생김새나 맛도 남한식당에서 내놓는 음식과 다르지 않고 가격도 비싸지 않아 한국음식을 좋아하는 중국손님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북한식당에서는 김치를 제외하면 남한 음식과 비슷한 것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랬던 북한식당들이 한국 음식을 내놓기 시작한 것은 한국 음식을 즐기는 중국 손님을 끌이들이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국 단둥에서 소규모 식당을 운영한 적이 있는 한국인 이모 씨는 RFA에 “중국 정부가 공직자들에 대한 향응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북한 식당들도 불황을 겪고 있다”며 “중국인들의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는 추세를 감안해 중국손님들을 끌어들이려는 북한식당들의 자구노력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씨는 이어 “단둥의 압록강 변에 있는 한 북한식당으로부터 남한음식 조리법을 가르쳐달라는 제의를 조선족을 통해 받은 적이 있다”면서 “개인적으로는 도와주고 싶은 생각이 있었지만 5.24조치 위반으로 구설에 오를까 봐 거절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한 대북 소식통도 “중국에 진출한 북한식당들은 대부분 공연을 무기로 영업을 해 왔는데 이제는 그것도 식상한 감이 있다. 고객의 입맛에 맞는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는 것은 중요한 영업전략”이라고 말했다고 RFA는 전했다.
중국에 진출한 북한식당 중에서 남한 식 메뉴를 내놓는 북한 식당은 극소수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인 고객들의 반응이 좋을 경우 이같은 메뉴가 다른 북한 식당으로도 확산될 수 있을 것으로 RFA는 전망했다.
조선일보